다중이용시설 11곳 중 2곳, 석면기준 초과
임두성 의원, 석면노출 예방책 마련 시급
'석면 베이비파우더 사건'으로 국민들이 충격에 빠져있는 가운데 석면으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폐암·중피종·진폐증 환자가 해마다 늘고 호흡기계통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보건복지가족위 임두성 의원(한나라당)은 8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통계청으로부터 제출받은 '폐암, 중피종, 진폐증 진료현황' 및 '호흡기계통의 질환으로 인한 사망'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 같이 파악됐다고 밝혔다.
심평원에 따르면 폐암과 중피종(중피세포에 생기는 종양), 진폐증을 앓고 있는 환자는 2004년 4만8130명에서 2005년 4만5934명으로 다소 줄다가 2006년 4만6240명, 2007년 4만9445명, 2008년 5만2290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특히, 석면 및 광섬유 등으로 인한 진폐증 환자는 2004년 62명에서 2005년 93명으로 5년 사이 50% 늘었다.
비교적 면연력이 약한 65세 이상 노인에게서 많이 발병되고 있는 폐암의 경우, 최근 5년간 전체 환자의 55.5%인 13만3468명이 65세 노인이었으며, 중피종과 진폐증은 전체 환자 중에서 65세 노인환자 비율이 각각 34.9%, 34.9%였다.
통계청에 따르면 호흡기계통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수는 지난 5년간 7만1898명에 달했다. 특히 0∼4세 영유아는 최근 5년간 402명으로 매년 80명정도가 호흡기계통 질환으로 사망했다. 65세 이상 노인은 최근 5년간 6만2899명이 사망한 가운데, 이는 전체 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사망자 중 87.5%를 차지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한편 질병관리본부가 지난해 다중이용시설에 대해 실내오염 실태를 측정한 결과, 조사대상 11곳 중 2곳(예식장 0.013개/cc, 학원 0.011개/cc)이 석면농도 기준을 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에서는 석면과 관련된 기준은 마련돼 있으나 기준초과 시 이를 제재할 수단이 마련돼 있지 않은 실정이다.
이와 관련해 임 의원은 "일단 석면에 노출되면 특별한 치유책이 없는 만큼 범정부차원의 예방책 마련이 시급하다"며 "지난 2007년부터 가동된 '석면정책협의회'에 국민건강 주무부처인 복지부·식약청이 제외돼 베이비파우더 사태와 같은 어처구니없는 사건이 발생한 만큼, 석면피해방지를 위한 부처간 협의체를 원점에서 재정비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행 '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공기질 관리법'을 개정해 석면기준초과에 대한 제재장치를 신속히 마련해야 할 것"이라며 "어린이, 노약자 등 건강 취약계층이 사용하는 용품과 시설에 대해서는 부처간 합동 안전점검을 실시하는 한편 특별관리감독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