니코틴, 헬리코박터균 감염 돕는 것으로 추정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
간접흡연에 많이 노출된 사람이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에 감염될 위험이 2.5배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헬리코박터균은 위궤양·위암의 위험인자로 알려졌다.
1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에 따르면 하나병원 가정의학과팀이 미국의 1999∼2000년 국민건강영양조사(NHANES)에 참여한 건강한 성인 비흡연자 3335명을 대상으로 간접흡연과 헬리코박터균 감염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
연구팀은 설문조사 결과와 혈중 코티닌 수치를 기준으로 비흡연자와 간접흡연 비노출자를 가려냈다. 혈중 코티닌 수치가 10ng/㎖ 이하이면 비흡연자, 0.035ng/㎖ 이하이면 간접흡연 비노출자로 분류했다.
간접흡연 비노출자(혈중 코티닌 수치 0.035ng/㎖ 이하)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을 1로 봤을 때 간접흡연 노출 정도가 중간 정도인 사람(혈중 코티닌 수치 0.1ng/㎖ 이상, 1ng/㎖ 이하)인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은 1.3, 간접흡연 노출이 심한 사람(혈중 코티닌 수치 1ng/㎖ 이상, 10ng/㎖ 이하)의 감염률은 2.5였다.
간접흡연에 심하게 노출된 사람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간접흡연에 노출되지 않은 사람 대비 2.5배에 달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니코틴은 체내에 흡수된 후 펩신 분비 증가, 위ㆍ십이지장 역류, 활성산소 증가 등을 유발해 위 점막 손상을 일으키고, 위의 산도를 높인다”며 “간접흡연으로 체내 유입된 니코틴이 위의 산도를 헬리코박터균 서식에 가장 적합하도록 올리기 때문일 수 있다”고 추정했다.
이번 연구에선 미국의 성인 비흡연자는 나이가 많을수록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높았다. 과거 흡연자는 흡연 미경험자에 비해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11% 높게 나타났다.
비타민 C 섭취량도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에 영향을 미쳤다. 평소 비타민 C를 많이 섭취할수록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낮았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간접흡연으로 인해 체내 니코틴 농도가 상승하면 혈중 비타민 C 농도가 낮아져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증가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연구결과는 대한가정의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메디컬투데이 이한솔 기자(lhs783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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