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170만 명. 이는 전 세계에서 유방암에 시달리는 환자수다.
이러한 상황은 우리나라도 별반 다르지 않다. 한국유방암학회에 따르면 2000년 여성 인구 10만 명당 26.3명이던 유방암 환자수는 2013년 79.8명으로 13년 만에 3배나 훌쩍 뛰었다.
국내 유방암 재발률은 6~20%에 달한다. 대부분 5년 이내에 재발한다. 10년이 지난 후에도 재발할 수 있는 후기 재발 가능성도 25%에 달할 정도로 5년이 지나도 ‘완치’라는 표현이 무색하다.
유방암치료제 ‘퍼제타’가 이달 초 건강보험급여 소식을 알렸다. 세 번의 급여 탈락의 경험 끝에 네 번 만에 환급형 위험분담제(RSA)로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하며 급여권에 진입한 것이다. 2013년 시판 승인 후 2014년 첫 급여 도전 이후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캐싸일라’도 이 관문을 넘어서며 급여권 진입에 한 걸음 다가선 상황. 업계에 따르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케싸알라에 대해 유방암 치료제 보험 급여화를 통과시키고 보건복지부의 보험급여화 승인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난해 8월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시판 허가를 받은 ‘입랜스’. 이 약도 지난해 9월 급여 신청 후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적정성 평가 단계를 밟았지만 탈락했다.
이 품목은 지난 8일 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의 심의를 받았다. 하지만 급여 타당성 평가에서 유용성과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효과 대비 비용이 고가라는 이유를 들어 이 품목에 대해 비급여 결론이 내려졌다.
실제로 비급여 처방되는 입랜스 한 알 약값은 금 한 돈 값인 21만원 이다. 1사이클, 한 달을 기준으로 보면 500~550만원의 비용이 드는 셈이다. 환자는 기본적으로 6사이클을 처방 받기 때문에 반년치 약값만 무려 3000만원이 넘는 돈을 약값으로 지불해야 한다.
이는 유방암치료제 만의 문제가 아니다.
비급여 항암제에는 폐암치료제 ‘타그리소’가 대표적이다. 타그리소는 미국 FDA 및 EMA에서 EGFR-TKI 치료 경험이 있는 T790M변이 양성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치료제로 최초 및 유일하게 허가 받은 치료제다.
우리나라에서도 지난해 5월 허가를 받고 획기적인 치료제로 환자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하지만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비용 효과성 입증에 가로막혀 있다.
타그리소를 복용하는 환자들은 한 달 평균 약값만 700만원~1000만원을 쏟아 붓고 있다.
‘키트루다’와 ‘옵디보’는 급여 진입에 한 걸음 바짝 다가섰다.
심사평가원은 4월 초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열고 이들 품목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적용 여부를 논의하고 급여를 적용하는 것이 적정하다고 결론 지었다.
키트루다는 PD-L1 발현율 50% 이상인 폐암 환자에게만 급여를 적용하고 옵디보는 PD-L1 발현율 10% 이상 환자에 급여를 적용하는 환급형 위험분담제에 대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다발성골수종환우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전체 OECD 국가 중 항암제 급여 통과율이 낮다”며 “분명 항암제의 획기적인 효과를 인지하고 있음에도 비급여라는 이유로 쉽게 다가서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렇다보니 급여권에 진입하기만을 기다리다 결국 온 몸으로 암이 퍼져 죽음에 이르는 사례도 종종 있다”고 덧붙였다.
시기를 놓쳐 항암제 효과를 누리지 못한다는 얘기다.
“일년치 약값만 계산하면 억 단위로 떨어져 약값을 지불하다 보면 집 한 채 날리는 것은 순식간이다. 전세에서 월세로, 거리로 나앉게 되는 게 암환자들의 현실이다”라고 그는 말했다.
이는 제약사들도 공감하는 부분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비급여에서 급여화를 통해 환자의 보장성 환경을 개선하고자 지속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환자들의 이유 있는 목소리에 업계도 공감하는 바가 크다. 환자들의 접근성을 높이고자 고민하고 있고 또 이것이 우리 제약사들의 과제라 여긴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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