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국내 연구진이 소아혈관종 환자에 대한 대표적 약물치료제인 베타차단제 프로프라놀롤과 스테로이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했다.
서울대병원 피부과 김규한 교수·성형외과 최태현 교수·분당서울대병원 성형외과 정재훈 교수팀은 총 34명의 소아혈관종 환아(9개월 이하)를 무작위 표본 추출해 스테로이드 치료군과 프로프라놀롤 치료군으로 나누어 16주간 약물 복용을 한 뒤 두 군 간의 유효성과 안전성 평가를 시행했다.
연구 결과, 프로프라놀롤 치료군의 치료반응률은 95.7%, 스테로이드 치료군의 치료반응률은 91.9%로, 소아혈관종 환아에서 프로프라놀롤의 치료효과가 스테로이드와 비교해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실제 통계적으로는 유의하지 않았지만 프로프라놀롤의 치료효과가 조금 더 좋게 나왔고, 안전성 면에서도 차이가 없음을 확인했다. 또한, 정확한 평가를 위해 치료 전 후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으로 혈관종의 부피변화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연구결과의 객관성 또한 높였다.
혈관종은 영아기(0~1세)와 유아기(1~6세)에서 흔히 나타나는 양성 종양 중 하나로, 비정상적인 혈관내피세포의 증식과 혈관생성에 의해 발생한다.
출생 시 나타나는 경우는 드물고, 희미한 점이나 모세혈관확장증(피부에 존재하는 혈관이 비정상적, 비가역적으로 늘어난 상태) 등의 형태로 보이다가 대개 생후 첫 2주 내에 나타나기 시작하며, 빠르게 자라는 증식기(생후 8-12개월)를 지나 수년 동안 퇴행기를 거치면서 서서히 크기가 줄어든다.
크기가 작은 혈관종은 특별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지만, 얼굴, 눈 주위에서 눈을 가릴 경우, 혀나 후두에 생겨 기도를 막을 경우 등 위험한 부위에 생길 경우에는 심각한 문제가 될 수 있다.
▲김규한-최태현-정재훈 교수 (사진=분당서울대병원) |
특히 눈 주위에 생기는 혈관종의 유병율은 1~3%로, 이환된 환자의 약 60%에서 사시, 안구하구, 각막질환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킬 위험이 있어 치료가 필요하며, 치료 시 사용하는 대표적인 약물치료제가 바로 스테로이드와 프로프라놀롤이다.
정재훈 교수는 “혈관종에 대한 진료비가 매년 수십 억 이상으로 증가하는 추세에 있으며, 초기의 적절한 치료가 부족한 경우에는 2차적인 치료에 진료비가 많이 소모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이번 연구를 통해 프로프라놀롤을 1차 약물 치료제로 효과적이고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음을 확인했고, 앞으로도 소아혈관종 치료를 위해 가장 효과적인 약물 치료제의 용량 및 사용 기간 등에 대한 추가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세계적으로 권위 있는 학술지인 ‘미국의학협회 피부과학저널(JAMA Dermatology)' 홈페이지 최근호 표지 논문으로 선정된 바 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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