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계 질환

남모를 고통 항문질환 “숨기지 마세요”

pulmaemi 2017. 6. 5. 13:07

환자 개개인 상태 따라 적절한 수술법 선택 중요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평소 심한 변비로 아침마다 화장실에서 전쟁을 치르는 직장인 김씨는 어느날 화장실에서 일을 보고 닦았는데 휴지에서 피가 묻어 당혹스러웠지만 이를 치부라고 생각해 혼자서 감춰왔다. 그러다 항문이 아프고 피가 많이 나자 병원을 찾은 결과 ‘치핵’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항문질환은 다른 질환과 마찬가지로 서로 고민하고 치료해야 할 질환 중 하나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는 것 같다며 부끄럽게 생각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치질이란 의학적으로 치핵, 치루, 치열을 통칭하는 것으로 그 형태 및 병인도 다르고 치료법도 상이한데 이는 남성이 여성보다 두 배 많으며 50세 이상이 되면 약 50% 이상 치질에 걸리게 된다.

항문 밖으로 근육이나 혈관덩어리가 빠져나오는 치핵이나 항문이 찢어져서 생기는 치열, 항문 주위가 곪아서 구멍이 생기는 치루 등 항문 안팎의 질환을 말하는 치질은 출혈과 통증, 탈출, 가려움증 등의 증상을 가져오고 심하면 일상생활 자체가 불가능해지기도 한다.

이를 유발하는 요인으로는 대변을 볼 때 힘을 주고 오래 앉아 있는 습관이 있다. 이런 경우에 아침식사 전보다 아침식사 후에 대변을 보면 위대장 반사운동으로 훨씬 쉽게 빨리 마칠 수 있다. 용변 시 신문이나 책을 봐도 대변시간이 길어져 좋지 않다.

치루는 항문선 피부 안팎에 구멍이 생겨 고름이나 분비물이 흘러나오는 질환이다. 항문샘이 세균에 감염되면 항문 주변에 종기나 뾰루지가 생기고 여기서 고름이나 피 같은 분비물이 나오게 된다. 

항문 괄약근이 보통보다 꽉 조여져 배변 시 힘을 과도하게 주는 사람이나 점막지지인대가 약해서 항문 쿠션 조직이 늘어지기 쉬운 체질 역시 치핵이 잘 생긴다. 또한 육류 위주로 저섬유 식사를 하면 치핵이 악화되기 쉽다.

이러한 항문질환들은 조기에 치료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지만, 이를 숨기기 위해 병원 가기를 꺼리는 경우도 많다. 

한림대한강성심병원 외과 이병철 교수는 “항문질환들은 환자 개개인의 상태에 따라 적절한 수술법을 선택해 치료하는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항문질환이 생기면 창피하다고 병원 가기 꺼리는 경우가 있는데 병을 참게 되면 더 심해지고 통증도 그만큼 더 심해진다”며 “항문질환이 생긴 경우 조기에 병원을 찾아서 치료할 것을 권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