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강현성 기자]
갑상선암의 과다 진단과 과잉 치료 논란이 계속되는 가운데, 서양인과 다른 한국인 갑상선암의 특성과 새로운 진단 기준을 마련한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성모병원은 갑상선암센터 병리과 정찬권 교수, 방갑상선외과 배자성 교수팀이 국제전문가위원회에서 만든 기준으로 NIFTP를 재분류해 국제전문가위원회가 제시한 NIFTP 진단 기준에 오류가 있는 것을 발견해 이를 보완한 새로운 진단 기준을 제시했다고 6일 밝혔다.
연구팀은 서울성모병원에서 2008년에서 2014년 7년 간 유두갑상선암종으로 진단받은 환자 6269명를 대상으로 재분류를 했고, 그 결과 전체의 2%인 105명만이 NIFTP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으며, 또한 암발생과 관련된 주요 유전자 돌연변이 분석을 통해 위원회에서 제시한 NIFTP 진단 기준에 오류가 있는 것도 발견했다.
지난, 2016년 4월 미국 국립암연구소 의뢰로 구성된 국제전문가위원회는 갑상선암의 10~20%는 단순 종양 절제만으로도 완치가 가능하기 때문에 더 이상 암이라고 부르지도 말고, 추가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가 불필요하다고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이러한 질환을 갑상선유두암종이라는 진단명 대신 ‘유두암종 세포핵을 지닌 비침습갑상선소포종양(NIFTP)’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명명한다고 밝혔다. 이는 2017년 5월 개정될 제4판 WHO 종양 분류법에도 발표될 예정에 있다.
국제전문가위원회에 따르면 갑상선유두암종 상당수가 암세포와 모양은 비슷하지만 성질은 달라 위험하지 않다는 것.
갑상선 속에 섬유조직 캡슐(주머니)로 둘러싸여 있고, 소포 형태를 이루는 종양인 경우 종양 세포의 핵이 마치 유두암종처럼 보이지만, 그 세포들이 캡슐에서 벗어나거나, 혈관을 침투(침습성)하지 않는 종양은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설명이다.
교수팀에 따르면 NIFTP는 서구에서 흔하다고 알려진 것과는 달리 우리나라에는 전체 갑상선암의 2% 미만으로 드물게 발생하고, 종양이 있는 한쪽 엽만 절제하는 수술로도 완전 치료가 가능해 추가적인 수술이나 방사성 요오드 치료는 불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NIFTP라는 새로운 용어가 만들어지기 전부터 우리나라는 갑상선결절 진료 가이드라인에 따라 환자를 치료했기 때문에 NIFTP 환자들이 불필요한 치료를 받은 경우는 거의 없어, 서구에서 시작된 갑상선암 과잉진단 논란이 우리나라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미미하다는 것을 규명했다.
우리나라는 세계에서 유례없는 갑상선암 증가세를 보여 논란을 빚었습니다. 한국의 갑상선암 환자수는 2011년 약 4만명으로 인구 10만명당 81명꼴이었는데, 이는 세계 평균의 10배 이상이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은 과잉 진단으로 세계에서 유일하게 모든 암 중에서 갑상선암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국가로 지목받았습니다. 이에 대해 일부 전문가들은 건강검진에서 갑상선 초음파 검사를 중단하는 등 과잉진단을 막아야 한다고 제안했습니다.
서울성모병원 병리과 정찬권 교수는 “이번 연구결과를 통해 예후가 매우 좋은 갑상선암 환자에게 불필요한 추가 치료를 받게 하거나, 반대로 진정한 암이 있는데도 필요한 치료시기를 놓치는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새로운 진단 및 치료 기준을 마련하는 근거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유방갑상선외과 배자성 교수는 “최근 대한갑상선학회 진료 권고안은 초음파 검사로 확인된 갑상샘 결절(혹)이 크기가 1cm이상이며 추가 검사결과 암으로 진단되면 수술하라는 것이 주 내용으로, 크기가 작고 위치 등 예후가 좋을 것으로 판단될 경우에만 선택적으로 환자와 상의하여 시간을 갖고 지켜볼 수 있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강현성 기자(ds1315@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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