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성인 ADHD 환자 절반 진단받고 바로 치료 안해…"사회적 편견 걸림돌"

pulmaemi 2017. 3. 29. 13:02

소아-청소년기 증상 인지한 비율 25.7% 불과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성인 ADHD에 대한 질환 인지도와 올바른 이해 부분이 매우 낮게 나타났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는 ‘ADHD의 날’을 맞아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성인 ADHD 질환 인지도 조사 결과 및 공존질환과의 상관관계에 대해 발표했다. 

제2회 ADHD 캠페인 주제는 ‘대한민국 성인 ADHD의 질환 인식 및 치료 실태’로 일반인 1068명 및 성인 ADHD 진단 경험이 있는 정신과 전문의 100여명을 대상으로 성인 ADHD의 인지도 및 현황에 대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일반인의 인지도 조사 결과 응답자의 57%는 ADHD 질환에 대해 알고 있으나 성인 ADHD 질환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이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응답자의 4.3%는 소아청소년기 질환으로 성인 ADHD 환자는 없는 것으로 인지하고 있었다.

정신과 전문의 설문조사 결과 실제 성인 ADHD 환자가 진료실에서 가장 흔하게 호소하는 증상으로는 ‘집중력 저하’, ‘빈번한 건망증’, ‘심한 감정기복’, ‘우울한 기분’ 등이 꼽혔다. 그러나 일반인의 절반 이상은 성인 ADHD의 주요증상으로 ‘가만있지 못하고 자꾸 움직임’이라는 과잉행동을 선택했다. 이는 성인 ADHD의 증상에 대한 잘못된 인지를 보여주는 결과이다. 

전문의 설문조사 결과 처음부터 ADHD로 진단받고 치료를 받는 경우는 ‘절반’ 정도에 그쳐 진단에도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우울증으로 정신건강의학과를 방문한 성인 731명을 대상으로 ‘성인 ADHD 자가 보고 척도(ASRS) 증상체크리스트’를 사용해 선별 조사한 결과, 대상자의 55.7%(407명)가 ADHD 환자로 의심됐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이소희 홍보이사는 “성인 ADHD 증상에 대한 낮은 인지는 기저 질환인 ADHD가 아닌 공존질환 치료만 시행되는 등 올바른 치료로 이어지지 못해 증상과 치료가 반복되는 악순환을 경험할 수 있다”며, “우울증으로 인한 ADHD가 아닌 ADHD로 인한 우울증, 불안증, 중독성질환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진단 시 과거 행동까지 살펴보는 등 기저질환에 대한 판단이 우선시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이번 전문의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실제 성인 ADHD를 진단 받은 환자 중 소아 청소년기에 증상을 인지한 비율은 25.7%에 불과하고, 성인 이후가 되어서야 최초 인지를 한 경우도 절반이상(56.8%)인 것으로 나타나 ADHD의 질환 인지 비율이 턱 없이 낮음을 반증했다. 증상을 인지하고도 즉시 정신과를 방문하기 보다는 1년 이상, 심지어는 10년 이상 경과하여 방문하는 경우가 전체 응답자의 82.4%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실제로 일반인의 절반 이상은 본인이 ADHD를 진단받았다 하더라도 치료를 받는 것이 꺼려진다고 응답했는데, 이 비율은 한창 사회생활을 하는 20-30대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ADHD를 치료하고 싶으나 현실적으로 어려운 이유에 대해 10명 중 7명이 사회적 편견이 걸림돌이라고 응답했고, 이 역시 20-30대에서 응답 비율이 더 높았다. 성인 ADHD의 근본적 치료방법에 대해서는 10명 중 6명이 심리상담이라고 응답했으며, 약물치료라고 응답한 비율은 24%에 불과하여 올바른 치료 방법에 대한 인지도 역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소아청소년정신의학회 정유숙 이사장은 “ADHD는 올바르게 치료하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는 질환으로서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환자들이 제대로 치료받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과 교육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상황이다”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