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우리나라 성인들이 적정 수면시간 7시간에 비해서 적게 자거나 많이 잘 경우 시력장애의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한국 성인을 대상으로 수면시간과 시력장애의 상관성을 밝힌 최초의 연구이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안센터 시과학연구소 주천기·안영주 교수 연구팀은 2010년부터 2012년까지 시행된 ‘제5기 국민건강영양조사’원시자료를 이용해 만19세 이상 1만6374명(남자 6959명, 여자 9415명)을 대상으로 수면시간과 시력장애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24일 밝혔다.
연구결과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7시간인 그룹에 비해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5시간 이하인 그룹은 시력장애의 위험이 3.23배, 하루 평균 수면시간이 9시간 이상인 그룹은 시력장애의 위험이 2.5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수면시간에 따라 5시간 이하, 6시간, 7시간, 8시간, 9시간 이상으로 분류했고, 시력장애는 세계보건기구(WHO)의 기준에 따라 최대교정시력이 0.33(0.5) 미만인 사람으로 정의했다. 그리고 이를 오즈비(집단간 비교를 통해 확률이 얼마나 높은지 나타내는 수치) 값을 통해 확인하는데 나이, 성별 등의 인구학적 요인과 소득, 직업, 흡연, 운동, 자살생각율 등의 생활환경요인 및 당뇨, 고혈압, 뇌졸중, 이전의 안과수술 병력 등의 의학적 요인을 조정했다.
눈으로 들어온 빛은 망막에서 ‘ipRGC’라는 광수용체세포와 반응해 시상하부에 있는 시신경 교차상핵(SCN, suprachiasmatic nuclei)을 자극하게 된다. 시신경 교차상핵은 우리 몸의 생체시계로 송과체에 수면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을 분비하라는 신호를 보내 수면-각성 주기를 일정하게 조절한다.
하지만, 시력장애로 눈으로 들어오는 빛이 감소하거나 밤낮이 바뀌는 생활이 지속되면 수면-각성 주기에 문제가 생기고, 이는 수면 부족 현상을 불러와 불면증이나 주간졸림증으로 이어지게 돼 삶의 질이 저하됨은 물론 정신적인 우울증으로 발전할 수 있다. 또한, 충분한 수면시간을 가졌음에도 수면의 질이 떨어지게 되어 이에 대한 보상심리로 더 많은잠을 자게 된다.
게다가 수면이 부족한 경우 산화 스트레스를 일으키는 활성산소(ROS, reactive oxygen species)를 효과적으로 제거할 수 없기 때문에 백내장이 유발되어 시력장애가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적정한 수면시간을 유지하는 것은 눈 건강에 매우 중요하다.
주천기 교수는 “단면조사에 따른 결과이므로 수면시간과 시력장애간의 인과관계를 설명하기는 어려우나, 적정 수면시간 유지를 통해 시력장애의 위험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눈 건강을 위해서 보다 적극적인 수면관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수면장애를 겪고 있는 시력장애 환자에게 멜라토닌의 복용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적정 수면이 눈 건강에도 중요함을 확인했기에 시력장애로 방문한 환자들이 수면장애의 가능성을 인지하고 적정한 이에 대한 효과적인 조언이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수면 관련 국제 학술지‘Sleep Medicine’2016년 10월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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