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기분이 심하게 변화…‘조울증’ 국내 유병률 4.3%

pulmaemi 2017. 1. 19. 12:56
7개 대학병원 공동 연구팀, 연구 결과 발표

[메디컬투데이 김혜인 기자] 

국내 조울증 유병률이 다른 나라에 비해 낮게 보고되어 온 가운데 미국 등 서구권에 비해 오히려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하대병원 김지현 교수(제1저자)와 경북대병원 장성만 교수(교신저자) 등 국내 7개 대학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공동 연구팀은 미국 등 서구권에서 통상 2~3% 정도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진 양극성 장애 유병률이 유독 한국에서는 0.2%~0.3%로 극히 낮게 보고되어 온 결과에 주목, 유병률을 새롭게 측정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18일 밝혔다.

흔히 ‘조울증’이라 불리는 양극성 장애는 기분이 지나치게 들뜨거나 심하게 변하고 활동량, 의욕 등이 지나치게 증가하는 조증과 그 반대 상태인 것을 말한다.

이들 연구진은 기존의 양극성 장애 진단기준이 한국에서는 지나치게 엄격한 것으로 보고, 기분장애설문지(Mood Disorder Questionnaire, MDQ)라는 도구를 이용해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의 유병률을 측정했다. 

그 결과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로 진단 가능한 사람이 한국 전체 인구의 4.3%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서구권 국가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또한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에 해당하는 사람 중 78.3%는 기존 진단의 우울장애나 불안장애, 알코올 및 니코틴 등의 물질사용장애로 진단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김지현 교수 (사진=인하대병원 제공)

김지현 교수는 “진단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가벼운 양극성 기분장애라 할지라도 예후와 기능저하, 자살 등의 위험성은 제1형(조증+우울증)이나 2형(경조증+우울증)에 못지않게 심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진단에서 배제돼 향후 증상이 심해지거나 다른 정신 장애로 진단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결과가 현재의 임상 현장 및 국가 정신보건정책에서 양극성 스펙트럼 장애 문제가 과소평가되어 왔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김 교수는 또 “이전에는 질병으로 분류하지 않았던 가벼운 증상이나 위험 인자를 치료의 대상으로 보거나, 최소한 예방적 조치가 필요한 상태로 보는 것이 최근 의학계의 추세다. 기분장애 등 정신장애에 있어서도 기존 진단 기준보다 넓은 스펙트럼 장애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정동장애학회(ISAD) 공식학회지 정동장애학술지 2016년 10월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김혜인 기자(hye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