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아 건강

임산부 공포에 떨게 하는 환경호르몬…피해갈 수 없다면?

pulmaemi 2016. 10. 18. 12:42

일회용품 사용 줄이고 영수증-순번대기표 직접 접촉 피해야


[메디컬투데이 김혜인 기자] 

#임산부 A씨는 최근 물티슈와 치약 등에서 가습기 살균제 성분이 검출됐다는 뉴스를 보고 집에서 사용 중인 생활용품을 확인 후 가슴을 쓸어내렸다. 그런데 공공기관 영수증과 순번대기표, 은행 순번대기표에서도 환경호르몬이 검출됐다는 소식까지 들어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더불어민주당 송옥주 의원과 ‘발암물질없는사회만들기국민행동’, ‘여성환경연대’, ‘환경정의’가 6개 정부산하기관과 6개 주요 은행의 순번대기표, 영수등 등 감열지를 수거해 내분비계장애물질(환경호르몬)을 분석한 결과를 최근 발표했다.

결과에 따르면 정부산하기관에서 발급하는 영수증과 순번대기표에서 최대 16,469㎍/g의 비스페놀계 내분비계장애물질이 검출됐다. 또 함께 조사한 은행 순번대기표의 경우도 다량의 비스페놀A가 검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여성호르몬과 유사한 구조를 가지고 있어 인체 내에서 호르몬 교란 물질로 작용하는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A(BPA)는 임산부들이 특히 주의해야할 화학물질 중 하나로 알려져 있기도 하다. 

그렇다면, 임산부들이 비스페놀A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들은 무엇이며 이를 피해가기 위해서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수칙들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을지대학교병원 산부인과 오관영 교수는 “비스페놀A는 남녀 모두의 생식 기능에 영향을 주어 불임과 반복유산을 유발한다고 알려져 있다. 또 내분비계에 영향을 끼쳐 체중조절 호르몬 렙틴 등을 교란해 비만과 관계가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임신시 노출된 태아는 출생 후 내분비계 혼란 및 뇌기능에 영향을 끼쳐 ADHD 등의 행동 장애를 나타내며, 천식 등과 같은 알레르기 질환을 유발하며 비만 등에 노출되는 것으로 보고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특히 물병, 음식물 캔, 종이컵 등 일회용과 플라스틱 제품 등에 사용되는 비스페놀A 노출을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의 회피 노력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이를 위한 생활 수칙은 △일회용품을 피할 것 △캔 내부에 코팅제가 발라져 있어 가열시 비스페놀A가 나오므로, 맥주 캔에 닭을 꽂아 세운 후 열을 가한 비어치킨 등을 먹지 말 것 △영수증과 순번대기표 등 직접 접촉을 피할 것. 영수증을 자주 만져야 한다면 장갑을 착용하거나 지갑 속에 영수증을 넣어두지 말 것 등이 있다.

오 교수는 미국 하버드 대학 연구팀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여성 230명을 대상으로 소변에서 검출된 비스페놀A 농도와 시험관 시술 결과의 관계를 분석한 결과 임신 시 콩을 많이 섭취하는 것이 좋다는 것.

비스페놀A 농도가 높을수록 착상률, 임상적 임신율, 생존아 출산율이 감소했지만, 콩을 섭취한 그룹에서 높은 비스페놀A 농도 군에서도 착상률, 임신율, 출산율에는 큰 차이가 없었다. 그러므로 연구진은 충분한 콩 섭취로 생식 건강의 손상을 방지 하는 것이 임신에 도움이 된다고 보고했다. ”    
메디컬투데이 김혜인 기자(hye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