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질환·감염병

[국감현장] 지카바이러스 환자 71% 동남아서 감염…“오염국 지정 검토해야”

pulmaemi 2016. 9. 28. 16:20

질본, 지정 검토 계획 無…임산부 여행 자제 등 홍보 주력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국내 지카바이러스 확진환자 14명 중 10명이 오염국가로 지정되지 않은 동남아 국가에서 감염된 것으로 나타나 동남아에 대한 오염국가 지정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더불어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26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해외에서 유입된 총 14명의 지카바이러스 확진환자 중 10명이 비오염 국가에서 감염된 것으로 분석됐다”고 밝혔다.

비오염 국가 감염은 필리핀 5명, 베트남 3명, 태국 2명으로, 질병관리본부에서는 중남미, 오세아니아, 아프리카 지역 30개국을 오염국가로 지정하고 있을 뿐 동남아 지역의 지카바이러스 발병국에 대해서는 오염국가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

현행 검역법 제5조에 따르면, 검역감염병이 발생해 유행하고 있거나 WHO가 정한 공중보건 위기관리 대상이 되는 감염병 환자가 발생하고 있는 지역을 오염지역으로 지정할 수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지카바이러스의 세계적 발생현황’에서 “최근 싱가포르에서 자국 내 감염환자 383명 발생을 보고하고 태국에서 감염환자 279명을 보고하는 등 동남아 지역에서 환자 발생이 지속적으로 보고되고 유행지역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남인순 의원은 “중남미 오염국가에서 감염된 입국자는 감소하는 추세인 반면 비오염국가인 동남아에서 감염된 입국자가 늘어나고 있는 점을 감안해 현실적인 오염국가 지정이 필요하다”며 “필리핀 등 동남아 주요 발병국가를 지카바이러스 오염국가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최도자 의원 역시 “질본은 지카 오염국으로 30개국을 지정했으면서 정작 국내 확진자가 10명 발생한 동남아 3개국에 대해서는 오염국으로 지정하지 않고 있다”며 “이들 3개국을 오염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거들었다.

이에 정기석 질병관리본부장은 “지카바이러스에 대해 걱정이 많은 것은 이해하고 있다”면서도 “전세계적으로 오염지역을 선포해 검역을 하는 나라는 없다. 지카에 대한 게이트 검역은 행정과정 대비 어려울 수 있다”고 밝혔다.

동남아 지역은 하루에 들어오는 인원이 많아 일일히 통제하기에는 인력이 부족하다는 정 본부장의 설명이다.

아울러 “공항에서 게이트 검역을 하는 것은 효과가 극히 미미한 것이 사실”이라며 “임산부 등에 대해선 해당 지역으로의 여행을 출산 후로 연기하는 것을 권고하는 등 주의사항에 대해 홍보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