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이어 세계 2번째 성공… “2012년 환자 대상 임상시험 시작”
한국이 장기이식용 복제돼지를 세계에서 두 번째로 탄생시켰다. 이 복제돼지에 대한 안전성이 검증되면 돼지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하는 이종(異種) 장기이식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과 국립축산과학원, 단국대, 건국대, 전남대 연구팀으로 이뤄진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은 “초기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유전자(알파갈)를 제거한 장기이식용 복제 미니돼지 ‘제노(Xeno)’가 이달 3일 태어났다”고 22일 밝혔다. 제노는 수컷으로 현재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고 사업단은 덧붙였다.
이로써 한국은 2002년 미국에 이어 알파갈 유전자를 제거한 복제 미니돼지를 만든 두 번째 나라가 됐다. 알파갈은 영장류를 제외한 포유류가 갖고 있는 유전자로 동물 장기를 사람에게 이식했을 때 수 분∼수 시간에 이식된 장기를 망가뜨려 생명을 위협하는 초기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킨다. 미니돼지는 성체가 평균 80kg으로 몸무게나 장기 크기가 사람과 비슷한 만큼 면역거부반응을 극복한다면 장기를 적출해 환자에게 이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사업단에 따르면 장기를 이식받으려는 환자 수에 비해 기증자의 장기는 턱없이 부족해 2015년이면 세계적으로 장기이식을 기다리는 환자가 158만 명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임교빈 바이오신약장기사업단장은 “2011년까지 동물실험을 끝내고 2012년부터는 실제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시험에 들어갈 계획”이라며 “다른 장기에 비해 알파갈이 적은 췌장을 시작으로 심장판막, 각막, 심장, 신장, 간까지 연구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해외에서는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2005년 알파갈 유전자가 제거된 미니돼지 심장을 원숭이에게 이식해 6개월 동안 생존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이종 장기이식이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정준호 서울대 의대 교수(생화학교실)는 “돼지가 태어날 때부터 갖고 있는 바이러스(PERV)가 사람에게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알파갈 유전자 외에도 면역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요소가 적지 않다”며 “안전성을 확보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했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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