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의 반격, "이명박, 전임 대통령 모욕주기 공작"
-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의 역할 시작, 본격행보 나서
(커널뉴스 / 김태일 / 2009-04-21)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난 20일 자신의 블로그에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립니다"라는 글을 통해 검찰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향해 "전임 대통령 모욕주기 공작"을 하고 있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그동안 유 전 장관은 모든 시국강연을 중단하고 말을 아끼고 있었기 때문에 이번 발언의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전 장관은 "봉하마을에 가기로 오래 전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나중에 오는 게 좋겠다는 연락이 와서 가지 못했다"는 말로 요즘 봉하마을의 심경을 전했다.
유 전 장관은 "제가 거기 나타나서 기자들에게 사진이 찍히고 그 사진이 신문 방송에 나가고 왜 왔는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온갖 고약한 소설이 난무하는 것이 저에게 좋지 않겠다는 판단 때문에 못오게 하신 것" 같다며 언론에 대한 불편한 심경도 함께 밝혔다.
"이토록 졸렬한 방법으로 모욕 줄 수 있나"
유 전 장관은 수사행태에 대해 "대검찰청 중수부 밀실에서 진행되는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검찰이 공공연하게 또는 은밀하게 흘려 내보내면 날마다 모든 신문방송이 달려들어 수 천개의 관련기사를 쏟아내는 광경을 본 지가 벌써 2주일이 되었다"며 "이것이 정상적인 민주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지 모르겠다. 정적이 아니라 전쟁포로라고 할지라도 적장에 대해서까지 이토록 졸렬한 방법으로 모욕을 줄 수는 없는 법"이라고 검찰과 언론에 대해 성토에 가까운 분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이같은 유 전 장관의 말은 최근 노 전 대통령의 "검찰이 도를 넘고 있다"을 말과 궤를 같이하는 것으로 보인다. 유 전 장관이 "적장"이라는 표현까지 쓴 것은 검찰이 정치적 수사를 위해 지켜야 할 선을 넘나들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과잉충성을 하고 있다고 판단 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명박 정권, '전임 대통령 모욕주기 공작' 계속될 것
유 전 장관은 글 말미에 "이번 사건과 관련된 진실은 검찰의 불법적 '피의사실 유포'와 일부 언론의 소설쓰기식 보도의 홍수를 넘어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다. 이명박 정권의 '전임 대통령 모욕주기 공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다"며 이번 수사는 검찰을 넘어 이명박 정권 차원의 공작이라고 단언했다. 그만큼 전, 현 정권에 대한 수사 공평성이 결여되었다는 확신에 찬 발언이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정치적 경호실장을 자처했던 유 전 장관의 이번 발언은 이렇게 그냥 넋 놓고 두고보지 않겠다는 노 전 대통령 진영의 선전포고로도 해석된다.
유 전 장관은 오는 23일 대구 계명대에서 제509회 목요철학세미나에서 "멜서스를 통하지 않고는 보수에 이르지 못한다"는 제목의 강연이 예정이 되어 있어 보름만에 강연중단 선언을 철회하고 본격적인 방어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 유시민 "내 마음에도 비가 내립니다"
봄비가 내립니다.
농민들이 반기고, 산불 끄느라 고생하는 소방방재청 직원들이 반기고, 물 부족 걱정이 많은 수자원공사 임직원들도 반기고, 농민들을 걱정하는 모든 국민들이 함께 반기는, 그야말로 귀하고 고마운 단비입니다.
지난 주말, 봉하마을에 가기로 오래 전 약속이 되어 있었는데... 나중에 오는 게 좋겠다는 연락이 와서 가지 못했습니다.
제가 거기 나타나서 기자들에게 사진이 찍히고, 그 사진이 신문 방송에 나가고, 왜 왔는지 무슨 이야기를 했는지, 온갖 고약한 소설이 난무하는 것이 저에게 좋지 않겠다는 판단 때문에 못 오게 하신 것이겠지요.
저는 그런 것이야 아무래도 상관없다고 생각했고, 문재인 실장님 혼자 변호인으로서 사저를 출입하시는 것을 보면서, 친밀한 사람들이 방문하여 인간적인 위로를 나누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굳이 찾아뵙겠다고 부득부득 우기지는 못했습니다.
산과 들에는 나무와 풀과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봄비가 내리는데, 제 마음 속에는 가누기 어려운 슬픔의 비가 내립니다.
대검찰청 중수부 밀실에서 진행되는 수사와 관련된 정보를 검찰이 공공연하게 또는 은밀하게 흘려 내보내면, 날마다 모든 신문방송이 달려들어 수 천개의 관련기사를 쏟아내는 광경을 본 지가 벌써 2주일이 되었습니다.
이것이 정상적인 민주사회에서 벌어질 수 있는 일인지 저는 잘 모르겠습니다.
정적이 아니라 전쟁포로라고 할지라도 적장에 대해서까지 이토록 졸렬한 방법으로 모욕을 줄 수는 없는 법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철저하게 법률적 대응을 하고 계신 것으로 저는 해석합니다.
그분은 지금 아무런 권력도 가지지 않은 무력한 개인에 불과합니다. 일부 언론과 정치인들은 전직 대통령답게 행동하지 않는다고 비난하지만, 그렇게 비난하는 사람들이 전직 대통령을 전직 대통령답게 예우하는 것을 저는 본 적이 없습니다.
저는 노무현 대통령과 권여사님, 그리고 다른 가족과 친인척들이 보통의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헌법과 법률이 보장하는 합당한 권리를 누리기를 바랍니다.
윤리적인 잘못이 있었다면 그에 따르는 비판을 받아야 하고, 위법행위가 있었다면 역시 그에 따르는 합당한 법률적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전직 대통령은 법 위에도 법 아래도 있지 않으며, "법 앞에서 평등한"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번 사건과 관련된 진실은 검찰의 불법적 '피의사실 유포'와 일부 언론의 소설쓰기식 보도의 홍수를 넘어 결국 법정에서 가려질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의 '전임 대통령 모욕주기 공작'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입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 조금이라도 덜 상처받고 이 공작의 칼날에서 벗어나기를 기원합니다.
ⓒ 김태일 기자
원문 주소 - http://www.seoprise.com/board/view.php?table=seoprise_12&uid=342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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