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년 올라갈수록 비만 위험 증가…입시 부담 큰 고3 최고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인터넷 이용 시간이 주(週) 600분 이상인 중·고생은 180분 미만인 학생에 비해 비만이 될 위험이 1.4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7일 한국식품커뮤니케이션포럼(KOFRUM)에 따르면 가톨릭대 의대 예방의학과 정혜선 교수팀이 질병관리본부가 2014년에 실시한 청소년건강행태 온라인 조사(중·고생 6만9659명 대상) 자료를 토대로 남녀·학력·학년 등 청소년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 연구에서 국내 중·고생의 평균 BMI(체질량지수)는 20.7로 정상 체중이었다. 비만의 척도인 BMI는 자신의 체중(㎏)을 키(m로 환산)의 제곱으로 나눈 값으로 25 이상이면 비만으로 분류된다.
정 교수팀은 “남녀·학년·부모 학력·학업성적·수면만족·패스트푸드 섭취·인스턴트식품 섭취·격렬한 운동·근력운동·스트레스·인터넷 이용시간 등이 청소년 비만에 영향을 미쳤다”고 지적했다.
남학생이 비만이 될 위험은 여학생의 2.9배였다. 여학생의 자기 신체 모습에 대한 자각이 남학생보다 크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중1생에 비해 중3은 비만이 될 위험이 1.5배, 고3은 2.4배였다. 이는 입시 부담으로 인해 학년이 높아질수록 앉아서 생활하는 시간이 길어질 뿐만 아니라 고교생이 중학생보다 식사량이 많고 비만 유발 음식을 더 자주 섭취한 결과로 여겨진다.
이 연구에서 국내 중·고생의 주당 평균 인터넷 이용시간은 431분이었다. 15년 전인 1999년(52분, 한국청소년개발원 조사)보다 8배, 9년 전인 2005년(132분, 청소년보호위원회 조사)보다 3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정 교수팀은 “비만 중·고생 2명 중 1명은 인터넷 이용시간이 주 420분 이상이었다”며 “주 인터넷 이용시간이 600분 이상인 학생은 180분 미만인 학생에 비해 비만 위험이 1.4배 높았다”고 강조했다.
청소년의 비만 예방을 위해서라도 인터넷 이용시간 제한 등 관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아울러 스트레스·자살 생각 등 심리적인 요인도 비만 위험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스트레스를 약간 받는 학생 대비 많이 받는 학생의 비만 위험은 1.9배, 자살을 생각하지 않은 학생 대비 자살을 생각한 적 있는 학생의 비만 위험은 1.1배였다.
중·고생의 비만 위험을 낮추는 데 도움을 주는 것은 고강도 운동과 근력강화 운동이었다. 고강도 운동을 주 3일 이상 하면 28%, 근력강화 운동을 주 3일 이상 하면 43%나 비만 위험(하지 않은 학생 대비)이 낮아졌다.
성적 상위권 학생 대비 하위권 학생의 비만 위험은 1.3배 정도 높았다. 부모의 학력이 낮을수록 중·고생의 비만 가능성이 약간(10% 가량) 더 높았다.
자신의 수면 시간에 만족(‘잠을 충분히 잔다’고 응답)한 학생의 비만 위험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자는 시간이 길면 그만큼 운동ㆍ활동 시간이 짧아지게 마련이다.
흥미로운 결과는 패스트푸드·라면을 각각 주 1회 이상 섭취하는 학생의 비만 위험이 이런 음식을 거의 먹지 않는 학생보다 오히려 낮았다는 것이다.
정혜선 교수는 “비만 학생의 절반 이상이 체중조절 노력을 하는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며 “체중을 빼기 위해 패스트푸드·라면을 일부러 적게 먹은 결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우리나라 청소년의 비만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 분석)는 ‘한국학교보건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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