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
30년 넘게 운영해오던 봉제공장이 부도 나 모든 것을 잃고 2010년 노숙생활을 시작했던 김모(66) 씨. 어려움 가운데 다시 재기의지를 다진 뒤 ‘다시서기종합지원센터’에서 상담을 받고 자활시설 ‘길가온혜명’에 2011년 입소했다.
그 후 1년 동안 열심히 일해 900만 원의 돈을 모은 김 씨는 이를 보증금 삼아 시설 추천을 통해 임대주택 입주신청을 했고 대상자로 뽑혀 자립·정착의 보금자리를 마련할 수 있었다. 지금은 경비일을 하며 본인이름으로 작은 가게를 차리겠다는 꿈을 키우고 있다.
서울시가 LH·SH 공사가 매입한 다가구·다세대 주택을 시세 30% 정도의 저렴한 보증금과 월세를 받고 최장 20년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공공임대를 올해도 노숙인에게 100호 이상 공급한다.
시는 노숙인, 쪽방거주민 등 주거취약계층의 주거안정과 자립지원을 위해 2007년부터 ‘노숙인·쪽방거주민 임대주택 입주지원사업’을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990호, 1600여 명의 보금자리를 지원했다.
특히 올해는 노숙인 가운데서도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여성 정신질환 노숙인(18호)과 알콜중독 노숙인(20호)에게 ‘지원주택’이라는 이름으로 주거공간과 생활관리를 병행 지원한다. 입주뿐만 아니라 입주 후 사례관리까지 병행해 노숙 재발을 막고 안정적인 지역사회 정착, 자립을 돕겠다는 의도다.
지원주택이란 거처를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있는 사람들을 위해 적절한 가격으로 영구적·독립적으로 제공하는 주택으로 사례관리자 등을 통한 입주자 재활상담, 생활관리 등 적절한 지원 서비스가 결합된 형태를 의미한다.
시는 이를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지원으로 운영했던 사례관리자를 올해부터 직접 고용·운영하고 있다. 사례관리자들은 임대주택에 입주한 노숙인들을 직접 방문하거나 전화를 통해 건강·위생관리, 관리비 체납관리, 음주관리 등 전반적인 생활 관리를 담당한다.
우선 여성 정신질환 노숙인 지원주택은 생활시설 퇴소 후에도 정신질환 관리와 보호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여성 노숙인이 입주한다. 시는 SH공사 임대주택 1개동 18호(12~15㎡ 원룸형)를 확보해 사례관리자를 배치해 재활상담과 투약관리 등을 담당하도록 할 계획이다.
알콜중독 노숙인 지원주택은 경증 알콜중독 노숙인이 공급대상이다. SH공사의 임대주택 중 소규모 원룸형 20호를 1인 1실 배정할 예정이며 이들 역시 사례관리자의 생활 관리로 자립을 돕고 재노숙을 방지할 예정이다.
지원주택 입주 대상자는 노숙인 정신건강팀, 종합지원센터, 재활·자활시설 등 노숙인지원시설의 추천을 받아 선정한다. 입주 대상자 중 월세납입이 어려운 거리노숙인에게는 단기 월세 지원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시는 올 하반기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밖에도 임대주택 입주를 희망하는 노숙인, 쪽방거주민들은 서울시의 모집공고에 맞춰 시설의 추천을 받거나 본인이 직접 신청서를 작성해 동주민센터에 제출하면 된다.
시는 선정위원회를 통해 저축액, 자립도 등을 심사한 후 최종 입주자와 공동생활가정 운영기관을 선정한다. 올 하반기 공고는 9월말에 있을 예정이다.
한편 시는 노숙인·쪽방거주민 등의 사회 정착과 자립을 위한 다양한 형태의 지원을 펼치고 있다.
시설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이 꾸준히 일하며 자립 기반을 마련할 수 있도록 민간기업의 취업을 연결하거나 공공일자리를 제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2200여 명의 노숙인과 쪽방거주민에게 일자리를 제공했고 올해는 2560여 명의 취업 연결이 목표다.
또 저축이 많은 노숙인을 선발해 ‘저축왕’으로 상장을 수여하는 저축장려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며 꾸준히 자립 준비금을 모을 수 있도록 응원하고 있다.
남원준 서울시 복지본부장은 “더 많은 노숙인들이 거리와 시설 생활을 벗어나 독립할 수 있도록 매입임대주택 입주 지원을 확대해나가겠다”며 “입주 후 사례관리 지원도 강화해 자립의지를 가진 노숙인 등이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돕겠다”고 말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종헌 기자(pyngmin@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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