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최저소득층 여성청소년, 생식기 질환 최고소득층의 1.55배

pulmaemi 2016. 6. 21. 14:41

11년간 진료 받은 저소득층 여성청소년 20만명 넘어


[메디컬투데이 권지원 기자]

최저소득층 여성청소년의 염증성 생식기 질환 치료수가 최고소득층의 1.55배에 달하는 등 저소득층 여학생들의 생식기 건강이 위협받고 있다.

또한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들이 생리대가 없어 휴지나 신발 깔창을 사용하고 생리기간 내내 아예 학교에 결석한다는 충격적인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기도 했다.

새누리당 김승희 의원은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2005년~2015년 건강보험 10대 청소년 여성생식기 질환 보험료분위별 진료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지난 11년간 10대 여성 청소년 염증성 생식기 질환자 중 소득 하위 10%(1분위) 계층의 비율이 상위 10%(10분위) 계층 수치의 평균 1.55배에 달하는 등 소득분위간 격차가 현격하게 나타났다고 최근 밝혔다.

염증성 생식기 질환은 난관염 및 난소염, 자궁ㆍ자궁경부ㆍ골반 염증성 질환, 질 및 외음부의 기타 염증, 외음질의 궤양 및 염증 등으로 생식기를 통해 침입한 각종 세균 및 바이러스가 주원인이다.
 

10대 여성 청소년 1만명당 진료인원 수는 지난 11년간 소득 1분위 계층이 평균 261명으로, 소득 10분위 계층의 170명의 1.55배에 달한다.

지난 11년간 저소득층(소득분위 1~4분위, 하위 40% 계층)의 진료인원 수는 20만4700여명에 달하는데 진료비 부담이나 수치심 때문에 병원에 가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고려하면 실제 환자 수는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김승희 의원은 “깔창 생리대 문제가 10대 여성 청소년의 염증성 생식기 질환의 직접적이고 가장 큰 원인이라고 특정할 수는 없지만 여성 청소년 생식기 건강이 무방비 상태로 방치된 현 상황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부끄러운 현실”이라며 “생식기 질환의 발병 원인을 규명하고 이에 따른 적절한 조치를 시급히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한편, 여성가족부가 학교에 다니지 않는 청소년들을 위해 향후 3년간 연간 100만개의 생리대를 보급하기로 했고, 서울시가 기초생활수급대상 여성 청소년 2만7279명에게 생리대를 지원키로 하는 등 관련 부처 및 지자체가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국민 보건과 복지를 책임지고 있는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는 ‘현재 부처 간 책임분배 및 업무분장이 확정되지 않았다’며 아직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김 의원은 “타 부처에 책임을 전가하고 복지부동하는 이러한 보건복지부의 태도는 국민들에게 실망감과 분노만 쌓이게 한다”며 “현재 보건복지부가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영유아 기저귀, 분유 등을 지원하는 ‘사회서비스 전자바우처 사업’에 생리대를 추가하는 것과 같은 실질적이고 직접적인 조치를 통해 저소득층 여성 청소년의 건강권을 보호하기 위한 대책 수립에 만전을 기할 것”을 거듭 촉구했다.
 
메디컬투데이 권지원 기자(kkomadevil@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