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음’하는 음주문화, 위암 위험 3.3배 높인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우리나라의 과도한 음주문화가 ‘위암’ 발생을 부추긴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소주 1병 이상 마시는 음주자의 위암 위험도는 무려 3.3배나 높았다.

서울의대 예방의학교실 박수경·유근영 교수팀은 1993~2004년 사이 일반인 1만8863명을 대상으로 위암 발생 여부를 평균 8.4년 동안 추적 관찰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6일 밝혔다.

이에 따르면 주 7회 이상 음주가 잦거나 31년 이상 장기간 술을 마신 사람은 비음주자 대비 위암 발생 위험이 1.5배 높았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감염 여부에 따른 음주와 위암의 상관성에서도 두드러졌다.

주 7회 이상 술을 마시는 비감염자는 비음주 비감염자에 비해 위암 발생 위험이 무려 3.5배나 높았고, 소주 1병 혹은 맥주 500cc 3병을 마시거나 1000cc의 막걸리 반병을 마시는 과도한 음주를 하는 비감염자도 이 위험이 3.3배 높았다.

반면 감염자에게는 이러한 연관성이 유의하게 나타나지 않았는데 이는 헬리코박터균 자체가 위암의 원인이기 때문에 음주가 주는 위험이 겉으로 드러나지 않았을 뿐 음주의 영향이 없다는 것은 아니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헬리코박터균은 위 점막에 서식하는 균으로 위 점막을 위축시키고 방어기능을 약화시켜 결과적으로 위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위암의 주요 원인인 이 균이 없으면 다른 요인이 위암에 주는 영향을 좀 더 명확히 알 수 있다.

박수경 교수는 “이 연구는 한 번에 많은 술을 마시는 한국 음주 문화가 얼마나 위험한 지를 객관적으로 보여준다. 특히 위암 요인을 가지지 않는 헬리코박터균 비감염자에게서도 왜 위암이 발생하는 지(음주)에 대한 중요한 단서를 제공한다” 며 “음주는 조절 가능한 인자이기 때문에 과도한 음주를 막아 위암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 저명학술지인 ‘British Journal of Cancer’ 최신호에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