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신경정신의학회 성인 1000명 설문
우리나라 사람 10명 중 7명은 정신질환이 생겨도 사회의 편견 등이 두려워 치료를 피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일반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국민정신건강 여론조사를 한 결과 10명 중 9명은 우울증 등 정신과 증상이 생겼을 때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사회 편견으로 본인이 만약 정신병에 걸렸을 경우 정신과 치료를 받겠다는 사람은 10명 중 3명에 불과하다고 12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정신과 진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나 사회의 편견이 존재한다고 대답한 사람도 80%나 돼 정신과 편견이 치료를 방해하는 중요한 요소인 것으로 조사됐다. 정신과에서 치료하는 질병에 어떤 것이 있는지를 주관식으로 물어본 결과 응답자의 절반 정도인 47%가 우울증이라고 답했다. 정신병적 장애(23.4%), 불안(8.2%), 불면증(6.1%), 중독(4.9%) 등이 뒤를 이었다.
그러나 3명 중 1명은 정신과 치료 질병에 대해 알지 못한다고 대답해 정신과 질병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다. 특히 △마음이 약한 사람에게 생긴다(×) △뇌신경전달물질 이상 때문에 생긴다(O) △유전병이다(×) △약은 중독성이 있다(×) △난치병이다(×) 등 우울증 증상과 치료법에 대한 질문에 정확하게 답한 사람은 30%에 그쳤다.
정신과 명칭 변경에는 70%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명칭 변경 시 가장 많은 호감을 가진 것은 정신건강의학과(43.8%), 심신의학과(28.1%), 뇌심리의학과(16.4%), 정신의학과(7.9%) 등으로 조사됐다. 안동현 개명추진위원장(한양대 의대 교수)은 “‘정신과’ 명칭이 내포하는 부정적인 이미지가 정신과에 대한 편견을 악화시킨다”면서 “긍정적인 의미가 강한 ‘건강’을 선호한 만큼 앞으로 개명할 때 참조하겠다”고 말했다.
이동우 대한신경정신의학회 홍보위원(상계백병원 정신과)은 “이번 설문조사에서 보듯이 정신건강 문제가 있으면서도 그것이 정신건강 문제인지를 모른다거나, 알더라도 정신과 치료에 대한 사회의 부정적인 인식과 편견을 두려워하기 때문에 정신질환 치료율이 낮다”고 말했다. 학회는 이 같은 조사결과를 통해 △정신건강 문제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보급하고 △정신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기 위해 정신과 개명을 추진하며 △초중고교 교과 과정에 정신건강교육 내용을 반영하는 작업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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