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수 교수/ 고신대복음병원 심장내과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혈관은 우리 몸의 머리부터 발 끝까지 모든 부분에 퍼져있으며 몸을 살아있게 하는 데 필수적인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다양환 질환이 발생하게 된다. 최근 조사에 따르면 한국인의 사망원인 중 암을 제외하고 2위 3위가 뇌혈관 질환, 심장 질환 등 혈관과 관련된 질병이라고 한다.
그럼 미국 등 서구의 경우는 어떨까? 미국심장협회(AHA)와 미국뇌졸중협회(ASA)가 50년 만에 처음으로 발간한 공동보고서인 '심질환과 뇌졸중 통계(2015 업데이트)'에 따르면 심질환으로 인한 사망건수가 연간 1730만건을 기록하며 전 세계 사망원인 1위로 나타났다.
190여개국의 건강 데이터가 포함된 이번 보고서는 이런 추이가 지속될 경우 2030년까지 심장사망건수가 2360만건 이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심질환의 뒤를 잇는 전 세계 사망원인으로는 뇌졸중을 지목했다. 한국도 이미 많은 부분에서 서구와 비슷한 추이를 보이고 있어 앞으로 심뇌혈관 질환 관련 사망률의 비중이 높아질 것이라 예상된다.
한국TV드라마에서 자주 볼 수 있는 장면 중 하나가 등장인물이 큰 충격을 받았을 때 뒷목이나 가슴을 움켜 쥐며 쓰러지는 것이다.
사람이 뒷목을 잡거나 가슴을 움켜 쥐고 쓰러지는 질병은 대부분 심뇌혈관질환이다.
심뇌혈관질환이란 심근경색, 협심증 등의 허혈성 심장질환, 심부전증 등의 심장질환, 뇌졸중(허혈성, 출혈성) 등의 뇌혈관질환, 그리고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동맥경화증 등의 선행질환을 총칭하는 병이다.
심장에서 혈액이 분출되면 동맥을 통해 우리 몸의 여러 장기로 가서 조직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 다음 정맥을 통해 다시 심장으로 돌아간다.
나이가 들면 동맥에 지방의 일종인 콜레스테롤이 침착되고 혈관이 굳어지는 동맥경화증이 발생한다. 근래 우리나라에서도 매우 증가되는 협심증이나 고혈압 및 뇌혈관 질환이 대부분 동맥경화증에 의하여 혈관이 좁아지면서 생기는 질환이다.
혈관은 온 몸 구석구석에 퍼져 있고 특히 중요한 기관인 뇌, 심장, 콩팥 등에 혈액을 공급하기 때문에 그 혈관에 문제가 생기면 관련 기관에 병이 생긴다.
예를 들어 그것이 머리로 가는 혈관이면 뇌졸중, 심장 혈관이면 협심증·심근경색, 콩팥으로 가는 혈관이면 신부전·고혈압 등이 생길 수 있다. 그나마 뇌졸중이나 심근경색 같은 질병은 많은 교육으로 어느 정도 인식이 개선되고 있는 추세이다.
최근에는 그 이외에도 대동맥과 사지동맥을 침범하는 질병들이 급증하고 그 위험성도 점차 알려지고 있다.
특히 자가용 이용이 늘면서 하지의 운동이 부족해 하지로 가는 동맥의 협착이나 폐색증이 많이 발병된다. 이것은 걸으면 다리가 아프고 저린 듯한 증상으로 나타난다.
또 동맥경화증이 진행되면서 혈관이 약해져 복부나 흉부의 대동맥이 풍선처럼 늘어나는 동맥류 질환도 증가하고 있다. 이 동맥류성 질환은 복부 대동맥의 경우 직경이 5.5cm 이상이 되면 동맥류가 파열될 위험이 급격히 증가하는데 이런 위급한 상태로 응급실로 내원하는 경우도 종종 볼 수 있고 이런 경우 사망률이 매우 높다.
문제는 이 동맥류 질환은 증상이 거의 없다는 것이다. 대부분 다른 질환을 검사하다가 우연히 발견되는 경우가 많고 발견되는 시기에는 많이 진행이 되어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초기 발견과 치료가 중요하다. 그 외 말초동맥질환은 특히 당뇨병을 오래 가진 경우에 조그만 상처를 조기에 치료하지 않아 하지를 절단하는 경우도 있다. 동맥질환 외에도 오래 서서 일하는 직장인의 경우 다리의 정맥혈관이 굵어져 튀어나오는 정맥류도 흔한 질병이다.
그러나 심뇌혈관질환은 지속적인 관리로 예방할 수 있는 병이므로 혈관질환의 위험 요소들을 숙지하고 선별 검사를 통해 확인하는 것이 건강한 생활을 유지해나가는 데 필수적이라고 하겠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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