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신경계 질환

손자 돌보다 골반 통증 느낀 어르신 늘고 있다

pulmaemi 2015. 5. 27. 15:11

고령화시대, 고관절 골절 발생빈도 증가

▲고령화시대에 고관절 골절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다(사진=고대 구로병원 제공)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회사를 다니는 딸을 대신해 손자를 봐주던 60대 박모 씨. 그는 어느 날부터 골반 통증을 느끼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통증이라 생각해 가볍게 여겼던 박씨.

X-RAY 결과도 별 다른 이상 증상이 없다는 의사의 말.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보행이 불가할 정도로 통증이 악화됐고 MRI 검사 결과 ‘부전골절’로 고관절을 인공관절 바꾸는 수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받았다.

박씨와 같이 아이를 업거나 안아주는 등 가벼운 외상이나 일상적인 활동 후에 발생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려워 조기에 치료시기를 놓치고 통증이 심해져 늦게서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있다.

주로 골주사 검사나 MRI 검사로 발견되며 골절상태에 따라 안정가료 정도의 치료도 가능하지만 골절이 이미 진행되어 인공관절 수술이 필요한 상태로 내원하는 환자들이 증가하는 추세이다.  

여성은 폐경기 이후, 남성도 60~70대에는 주기적으로 골밀도 검사를 받아야한다.

나이가 들면 자연스레 신체의 유연성과 균형감각은 떨어지고 뼈가 약해지는데, 고관절은 보행에 필수 골절이기 때문에 일단 부러지면 거동이 어렵다. 사타구니 통증이 심해지고 보행이 불가하며, 방치할 경우 폐렴, 심장질환의 악화, 정맥염 등의 치명적인 합병증을 유발해 사망률이 40%에 달하는 중증 질환이다.

고관절의 전자간부 부위에 골절이 발생하면 금속나사로 뼈를 고정시킨 후 안정을 취하는 치료가 진행된다. 반면에 상단부인 대퇴경부에 골절이 발생하면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수술이 필요하다. 뼈가 약해져 나사로 골절고정이 어려운 경우가 많으며, 혈관 손상이 동반돼 골두에 혈류 공급이 끊겨 무혈성괴사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고려대학교 구로병원 정형외과 손원용 교수는 “평생 사용해야 할 인공관절도 수명이 있어 비교적 젊은 50대에서 대퇴경부골절이 나타나면, 나사못으로 고정해 경과를 지켜보다 인공관절을 삽입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인공고관절 수술은 과거와 달리 수술 절개 부위도 10cm 정도로 작아졌고, 인공관절면의 소재들도 다양하게 발전돼, 근육 손상을 줄이고 회복 또한 빨라 고령의 환자들이 부담도 줄었다. 수술 1~3일 후부터 발을 딛는 힘이 생겨 보행이 가능해져 수술 후 환자들이 회복율도 높다. 

골다공증 등으로 인해 약화된 뼈가 방사선 사진에서 육안으로 관찰되는 골절이 아닌, 눈에 띄지 않게 현미경적으로 골절되는 부전골절의 환자들도 늘고 있다. 특히 여성은 폐경기 이후 더욱 급격히 골밀도가 떨어져 골다공증 환자의 90%를 차지하므로, 노인성 부전골절에 더 많은 주의가 필요하다.  

골다공증 치료만 받는다고 고관절 골절 위험에서 완전히 벗어날 수 없다. 골다공증의 대표 치료제 비스포스포네이트 장기복용 시 비전형골절이 나타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치료제를 장기간 복용하면 뼈가 단단해지지만, 골형성 저하로 유연성이 감소해 분필처럼 똑 부러지는 기계적 성질의 뼈로 바뀌기 때문이다.

손원용 교수는 “골다공증 치료를 받는다하며 안심하지 말고, 비스포스포네이트를 3-5년 이상 장기간 복용하는 환자가 아주 가벼운 외상이나 이유 없이 대퇴부에 동통이 발생하면 정형외과 전문의를 바로 찾아 진료를 받아야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