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환경성질환, 안전

오래 서서 일하는 교사들, 직업병으로 시름

pulmaemi 2015. 5. 15. 13:07

‘성대결절’ ‘근막통증후군’ ‘하지정맥류’ 등 각종 질환으로 고통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스승의 은혜는 하늘같지만 우러름을 받고 있기엔 몸이 도와주질 않는다. 일명 '선생님 질환'으로 고통 받는 교사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잦은 칠판 글씨 쓰기로 인한 각종 어깨 질환, 큰 소리로 말을 계속해야하는 직업상 생길 수밖에 없는 성대질환, 오래 서서 수업을 진행하다 생기는 하지정맥류 등이 교사들의 대표적인 직업병이다. 

스승의 날을 맞아 교사들의 직업병에 대해 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장동식 교수, 재활의학과 정강재 교수, 외과 조병선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교사들의 대표적 질환 ‘성대결절’, 충분한 수분섭취와 꾸준한 발성연습 필요 

성대결절이란 성대의 한쪽 또는 양쪽에 좁쌀 만 한 작은 혹이 생기는 질환으로, 가수결절 혹은 교사결절이라 불린다. 보통 양쪽 성대에 동시에 나타나며, 자극을 가장 많이 받는 부위에 생긴다.  

음성 안정과 약물 치료로 나아지지 않는 성대결절은 오랜 시간 방치할 경우 섬유화가 진행돼 점점 단단해지며 이렇게 되면 수술적인 제거가 필요하다. 그러므로 가수나 교사, 상담직, 영업직 등 목소리를 많이 사용해야 하는 직종의 사람들에게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하다.  

우선 성대 관리를 위해 하루에 2리터 이상의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 수분 섭취로 성대 점막이 항상 촉촉하고 윤활유 분비가 잘 될수록 성대 진동이 원활하게 이루어짐과 동시에 성대 진동의 충격을 잘 견뎌낼 수 있기 때문이다. 

을지대학교병원 이비인후과 장동식 교수는 “배에 힘을 주고 목에 힘을 빼는 등의 올바른 발성 방법이 중요하다”고 말하며“하지만 성대를 장시간 무리하게 사용하는 것과 목소리가 변한 상태에서 말을 많이 하는 것은 성대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한, 일반적으로 속삭이는 듯한 작은 목소리가 건강에 좋을 것이라 생각하는 사람이 많으나, 이는 편안하게 내는 목소리보다 목에 힘이 많이 들어가 성대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하게 되므로 가급적 삼가는 것이 좋다. 

◇ 근막통증후군, 가벼운 스트레칭과 유산소 운동으로 예방

근막통증후군은 장시간 같은 자세에서 반복된 작업을 하는 경우에 가장 많이 생기며 특히, 하루 종일 판서 작업을 하는 교사나 컴퓨터를 사용하는 프로그래머 그래픽디자이너 등의 사무직 노동자들이 고위험군이다.  

근막통증후군은 인체의 약 50%를 차지하는 근육과 그 근육을 싸고 있는 근막이 단단하게 뭉치면서 자극에 과민하게 반응하고 아픈 곳의 근육을 만져보면 딱딱한 덩어리가 느껴지며, 누르면 이 부위에 통증이 생기는 것뿐만 아니라 주변 다른 부위에도 통증이나 저린감 등을 느낄 수 있다.  

통증 유발점은 뒷목, 어깨 부위, 등, 허리의 근육에 자주 발생하는데, 이 부위의 근육들은 쉬지 못하고 계속해서 과도하게 긴장하게 되면 발생하기 쉽다. 

근막통증후군을 예방하기 위해선 평소 근육의 부담을 줄여주는 자세, 스트레칭 등을 익혀 틈틈이 해주는 게 바람직하다. 그래야 근육의 신축성과 유연성을 빨리 되찾을 수 있다. 특히 만성 두통이나 목의 통증을 호소하는 경우 높은 베게를 베지 않도록 주의하고, 구부정한 자세를 피하고 정상적인 머리 자세를 회복해야 치료에 도움이 된다. 

가끔 목을 앞 뒤, 좌우로 돌려주거나 팔을 늘어뜨린 상태에서 어깨를 위아래로 돌려주는 등 스트레칭을 통해 목의 긴장을 완화시키고 목의 자세를 바로잡는 것이 요령이다. 적어도 하루 6번 이상 1~2시간 간격으로 해주면 좋고, 특별히 통증이 없더라도 일하는 사이사이에 유연성을 길러주는 동작을 취하면 좋다. 

또한 꾸준하게 유산소 운동을 일주일에 3번 이상, 한번 시행할 때 30분씩 시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근력을 키우는 운동 외에 요가 등도 권할 만하다.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잘 해소하고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도 예방에 도움이 된다.

을지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정강재 교수는 “교사 역시 일반 사무직근로자들과 마찬가지로 평소에 목과 어깨 근육을 단련시켜줘야 하며 가벼운 스트레칭으로 긴장된 근육을 그때그때 풀어주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 오래 서서 일하는 교사의 적, 하지정맥류 

하지정맥류는 다리 정맥 판막의 이상으로 피가 심장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다리에 고이거나 역류해서 생기는 질환이다. 특히 오랫동안 서서 일하는 교사들에게 유병률이 높다. 하지정맥류의 대표적인 증상은 ▲다리 통증 ▲저리거나 욱신욱신 쑤시는 느낌 ▲하지 피로감 ▲부종 등을 들 수 있다. 

을지대학교병원 외과 조병선 교수는 “극심한 통증이 없기 때문에 보기는 좀 흉해도 치료를 미루거나 방치하는 사람들이 많다”며 “그러나 진행성 질환이어서 시간이 지날수록 혈관이 튀어나오는 증상이 종아리에서 허벅지 부위까지 진행될 수 있고, 증상이 심해지면 경련과 부종, 피부색 변화, 혈전과 피부 궤양 등 합병증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정맥류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 같은 자세로 너무 오래 서 있는 것을 피하고, 교사처럼 어쩔 수 없이 서서 일하는 직업이라면 쉬는 시간에 다리를 주물러주고 발목을 위아래로 당겨주는 등 스트레칭을 해주면 좋다.  

또 식생활에서도 소금 섭취를 줄이고 섬유소가 많은 곡물이나 신선한 야채, 과일을 많이 먹어 혈액순환을 좋게 해주면 정맥류 예방과 함께 전신 건강에도 도움이 되며, 의료용 압박스타킹을 착용하는 것도 하지정맥류 예방을 위해 권장한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