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사회적 인격장애를 의미하는 사이코패스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개입이 가장 중요하다는 주장이 나왔다.
보건복지가족부 국립공주병원 주최로 2일 오전 10시 공주병원 대강당에서 열린 '제40회 정신건강의 날' 기념행사 및 토론회에서 이재원 공주병원 의료부장은 '사이코패스 그 시작은'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이(李) 의료부장은 "정상 소아보다 두뇌 발달이 늦어지는 뒤따라잡기형 성장을 보이는 아동은 부적응으로 인해 정서적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런 아동은 규칙과 법을 잘 어기는 인격으로 성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사이코패스'는 가정폭력과 학대로 인한 아동기의 정서적 문제뿐만 아니라 뒤따라잡기형 뇌 발달을 보이는 아동의 정서적 문제도 사이코패스의 형성에 중요하게 작용하는데, 가장 대표적인 예가 ADHD라는 주장이다.
그는 이어 "ADHD 환아가 정상 소아에 비해 뇌의 전전두엽 피질 발달이 늦다는 것은 뇌영상 연구에 의해 잘 알려진 사실이며, 국내 여건도 크게 다르지 않아 올해 발표된 논문에 의하면 우리나라 ADHD 유병률은 5.9%로 전세계 평균(5.29%)에 비하여 다소 높다는 것이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 의료부장은 또 "ADHD와 동반되는 정신과 문제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질환이 반항장애(40%), 품행장애(14%)이고, 이 두 질환은 반사회적 인격장애의 초기단계라 볼 수 있는 질환"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사이코패스의 발생에는 어린시절 정서적 상처가 중요한 역할을 하고, 우리사회의 사이코패스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ADHD에 대한 적극적인 치료개입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최상섭 국립법무병원장은 "사이코패스는 정신의학적으로는 반사회적 인격장애로 지칭되며, 범죄나 비행행동 자체보다는 잠재적인 특질을 토대로 한 재범예측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ADHD 환자의 16%가 약물남용을 하고 있고, 27%가 반사회적인 인격 장애이며, 환경적인 요인으로 아이에게 거리감을 두고 냉정하게 대하는 부모, 훈육·보상·처벌에 일관성이 없는 부모 등, 잘못된 양육방식이 아동·청소년의 비행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아동·청소년기에 ADHD에 대한 정신과적인 치료를 통해 진행을 차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성인이 돼 범행을 한 경우에는 초동수사 및 Criminal Profiling이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 좌장을 맡은 이영렬 국립공주병원장은 "우리나라는 급격한 사회경제적 변화 속에서 알코올중독, 치매, ADHD등 정신질환자가 증가하고 있다"며 "이들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 및 조기발견의 중요성이 강조돼야 한다는 점을 환기시키면서 이에 대한 체계적인 관리체계를 구축해 나가야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울러 "오늘 토론회에서 제기된 문제점들에 대해 국가·사회적으로 보다 적극적인 관심과 지속적인 대안마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ADHD(Attention Deficit Hyperactivity Disorder)= ADHD는 주의력결핍 증상과 충동성 과잉행동증상을 주증상으로 7세 이전에 발병하는 대표적 소아정신질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