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실 6700억원… 2곳 사업 중단, 남은 1곳은 이자도 갚기 어려워
한국가스공사가 이명박 정부 시절 자원외교의 일환으로 1조원 가까이 투자한 캐나다 가스 광구 3곳에서 이미 6,688억원의 손실을 입었다는 회계감사 결과가 나왔다. 게다가 3곳 중 2곳은 이미 사업을 접은 상태에서 남은 한 곳 ‘혼리버’ 광구마저도 향후 25년간 연 평균 영업수익금이 약 76억원에 그칠 것으로 보여, 이자도 갚기 어려울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사실상 파산을 향해가고 있다는 진단이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김제남(정의당) 의원이 한국가스공사로부터 제출 받은 자료에 따르면 가스공사 캐나다법인의 회계감사를 맡은 KPMG는 지난 2월 “혼리버 사업이 계속기업으로 잔존이 현저히 의심된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냈다. 가스값 하락으로 손실이 크고 수익이 불확실해 사업이 지속될 수 있을지 회의적이라는 얘기다. 김 의원은 “한국광물자원공사와 한국석유공사에 이어 가스공사까지 MB정부의 대다수 해외자원개발 사업이 부실하게 추진됐다”며 “국민의 혈세를 낭비한 책임을 분명히 가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가스공사는 2010년 2월 캐나다 에너지기업 엔카나가 보유한 혼리버와 ‘웨스트컷뱅크’ 광구의 지분 50%씩을 약 3,760억원에 매입했다. 당시 공사는 “곧 생산에 들어가 안정적인 수익을 내는 것은 물론 가스 자주개발 물량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장밋빛 전망을 내놓았고, 이후 개발비로 5,890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그런데 얼마 안돼 두 광구는 애물단지가 돼 버렸다. 미국의 셰일가스 개발이 본격화하면서 북미 지역 가스 공급 과잉으로 가스 가격이 떨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가스값 하락은 곧 광구 가치의 하락을 의미했다. 하지만 가스공사는 그 시기에 북극권에 있는 천연가스 광구인 ‘우미악’의 지분 20%를 200억원 가량에 추가 인수했다(2011년). 러시아 가스 사업에 진출하려면 북극권에서 경험을 쌓아야 한다는 명분이었다.
그러나 우미악 광구와 연결될 것으로 예상한 장거리 가스배관 건설이 무기한 연기되자 지난해 가스공사는 사업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 웨스트컷뱅크 역시 경제성이 없다고 판명돼 지난해 엔카나와의 합의로 사업이 중단됐다. 이런 상황에서 현재 유일하게 진행되고 있는 혼리버 사업마저 예상되는 영업수익이 턱없이 적은 것이다.
김 의원은 “사업 초기 공사가 내놓은 장밋빛 전망의 근거가 불충분했다는 사실이 당시 이사회 회의록에 드러나 있다”고 지적했다. “인수 당시 가스 가격이 4달러 안팎에 불과했는데도 10달러 가까이 올라 유지될 것을 가정한 채 사업성을 예상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도 북미 지역 가스 가격은 4~5달러 선에 머물고 있다.
예상 수익이 낮은 이유에 대해 공사는 “가스값을 현재 기준으로 가정했기 때문”이라는 입장이다. “북미 시장에서 가스 수출이 본격화할 2016년부터는 공급 과잉이 해소돼 가스 가격이 오를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이익이 더 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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