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기 와이셔츠 단추 잠그는 동작 어둔, 근육위축과 마비 진행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최근 연일 이어지는 ‘아이스버킷챌린지’와 더불어 드라마 ‘괜찮아 사랑이야’에서 루게릭병이 언급되면서 이 병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져 있다.
드라마에서 작가로 나오는 남자 주인공 조인성의 증상은 이렇다. 네 번째 손가락이 굽혀지지 않고 기침을 하는 것. 걱정하는 여자친구의 말에 “별거 아니다. 직업병 같다”고 담담하게 넘긴다. 하지만 이 증세가 루게릭병을 의심할 수 있는 복선으로 깔렸다.
실제 루게릭병은 일 년에 10만 명당 약 1~2명이 발명하는 비교적 드문 질환이다. 희귀난치성 질환인 루게릭병의 증상과 치료에 대해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이택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전신 근육위축·마비…주로 손에서부터 마비 시작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퇴행성 변화가 생겨 서서히 몸의 팔다리를 비롯한 여러 부위가 마비되는 질환으로 원래 이름은 ‘근육위축각쪽경화증’이다. 과거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루 게릭이 1939년 이 질환을 진단받으면서 이때부터 루게릭 병이라고 불린다.
50대 후반부터 발병이 증가하며 남성이 여성에 비해 1.4~2.5배정도 더 많이 발병한다. 루게릭병의 증상은 다양하다. 운동신경이 공급되는 ▲얼굴 ▲팔 ▲가슴 ▲다리 등 몸의 각 부위의 광범위한 마비가 주된 증상이다. 손에 증상이 먼저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손에 힘이 떨어지고 근육이 마르는 증상이 서서히 발생한다.
초기에 와이셔츠 단추 잠그는 동작이 어둔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병이 경과되면 팔다리의 전체로 근육 위축과 마비가 진행돼 팔다리가 가늘어지고 힘이 없고 체중이 감소한다. 또 한 가지 증상으로는 팔다리의 근육에 근육연축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툭툭’ 혹은 ‘꿈틀’하고 근육이 저절로 움직이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병이 없는 정상인에게도 관찰될 수 있으므로 감별에 주의를 요한다. 팔다리의 변화뿐 아니라 얼굴의 변화도 보이게 된다. 비정상적으로 혀의 근육이 말라 있고 혀를 내밀지 않고 입의 바닥에 안정시킨 상태에서 혀의 떨림과 같은 움직임이 보인다.
발음이 어눌하고 식사를 할 때 사래가 자주 들리거나 기침을 한다. 병적 웃음이라고 해 상황에 맞지 않게 웃는 듯한 얼굴표정을 짓기도 한다. 루게릭병이 진행되면 가로막과 갈비사이 근육의 위약으로 결국 호흡 곤란이 오게 된다.
◇ 원인 밝혀지지 않아 치료에도 한계
루게릭병의 발병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지만 지금까지 여러 가지 가설이 제기돼 왔다. 루게릭병의 척수액과 혈액에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증가돼 있는 등 흥분 세포독성이 중요한 운동세포손상의 원인일 것이라는 여러 증거가 밝혀져 있다.
그 외에도 바이러스 감염, 알루미늄, 납, 수은 등이 관련 있다고 보고는 있으나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루게릭병의 진단은 특징적인 신경학적 증상과 검진소견을 근거로 하게 된다. 운동신경병의 증후가 어느 한 곳에서 시작해 ▲얼굴 ▲팔·다리 ▲흉부 등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확인하고 이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을 배제할 수 있다면 진단이 된다.
두 번째로 루게릭병 환자에서 반드시 시행돼야 할 검사는 근전도 검사이다. 적절한 강도의 말초신경전기자극과 근육침검사를 이용해 말초신경과 근육의 전기적 활성도를 기록하는 검사로 루게릭병의 운동신경침범의 유무와 침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루게릭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근육신경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시행한다. 근전도 검사는 얼굴, 목, 팔·다리, 가슴 등 어려 몸의 분절에서 각각 시행해야 하므로 검사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이 외에도 뇌와 척수 자기공명영상(MRI), 근육생검, 각종 혈액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루게릭 병의 치료를 위해 이 질환의 병리기전에 맞춰 흥분독성, 산화독성을 막는 약제, 신경영양제, 면역조절제 등이 연구되고 있으나 확실하게 효과가 입증된 약제는 없다.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약제 중 유일하게 승인된 항글루타메이트 약물인 릴루졸(riluzole)도 생존기간을 수개월 정도 연장시키는 효과 밖에는 다른 효과가 입증돼 있지 않아 그 치료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 아침 두통, 피곤함, 졸림 증상 동반 시 호흡곤란 올 수 있어
근본적 치료는 아니지만 병의 경과 중 발생되는 증상을 해결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여러 방법이 있다.
루게릭병 환자에서는 삼킴 곤란이 나타나고 영양결핍상 상태에 빠지기 쉬우므로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수적이다. 삼킴 곤란 초기에는 물과 같은 액성 성분을 삼키기가 어려운데 턱을 당겨 식사를 하거나 점도를 높이는 첨가물로 조절 가능하고 병이 많이 진행된 단계에서는 튜브를 이용한 영양 공급을 고려해야 한다.
호흡관리는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정기적인 호흡기능을 평가해 흡인과 폐렴 등에 의한 응급상황이 생기기 전에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증상은 아침의 두통, 피곤함, 졸림 등이며 루게릭병 환자에서 이런 증상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호흡기능을 평가해 일찍 비침습적 인공호흡기를 착용하도록 해야 삶의 질과 생존을 연장 시킬 수 있다.
이택준 교수는 “루게릭병의 예후는 환자 개인마다 많은 차이가 있어 예측하기 어렵지만 평균 생존기간은 증상이 생기고 나서 약 3~4년이라고 알려져 있다. 루게릭병은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받법이 없는 질환이며 많은 연구와 이에 따른 치료법 개발이 시급한 질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
드라마에서 작가로 나오는 남자 주인공 조인성의 증상은 이렇다. 네 번째 손가락이 굽혀지지 않고 기침을 하는 것. 걱정하는 여자친구의 말에 “별거 아니다. 직업병 같다”고 담담하게 넘긴다. 하지만 이 증세가 루게릭병을 의심할 수 있는 복선으로 깔렸다.
실제 루게릭병은 일 년에 10만 명당 약 1~2명이 발명하는 비교적 드문 질환이다. 희귀난치성 질환인 루게릭병의 증상과 치료에 대해 가톨릭대학교 대전성모병원 신경과 이택준 교수의 도움말로 알아본다.
◇ 전신 근육위축·마비…주로 손에서부터 마비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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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택준 교수(사진=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제공) |
루게릭병은 운동신경세포만 퇴행성 변화가 생겨 서서히 몸의 팔다리를 비롯한 여러 부위가 마비되는 질환으로 원래 이름은 ‘근육위축각쪽경화증’이다. 과거 미국 메이저리그의 전설적인 야구선수 루 게릭이 1939년 이 질환을 진단받으면서 이때부터 루게릭 병이라고 불린다.
50대 후반부터 발병이 증가하며 남성이 여성에 비해 1.4~2.5배정도 더 많이 발병한다. 루게릭병의 증상은 다양하다. 운동신경이 공급되는 ▲얼굴 ▲팔 ▲가슴 ▲다리 등 몸의 각 부위의 광범위한 마비가 주된 증상이다. 손에 증상이 먼저 시작되는 경우가 많은데 손에 힘이 떨어지고 근육이 마르는 증상이 서서히 발생한다.
초기에 와이셔츠 단추 잠그는 동작이 어둔하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많다. 병이 경과되면 팔다리의 전체로 근육 위축과 마비가 진행돼 팔다리가 가늘어지고 힘이 없고 체중이 감소한다. 또 한 가지 증상으로는 팔다리의 근육에 근육연축 현상이 나타나는데 이것은 ‘툭툭’ 혹은 ‘꿈틀’하고 근육이 저절로 움직이는 현상이다.
하지만 이런 현상은 병이 없는 정상인에게도 관찰될 수 있으므로 감별에 주의를 요한다. 팔다리의 변화뿐 아니라 얼굴의 변화도 보이게 된다. 비정상적으로 혀의 근육이 말라 있고 혀를 내밀지 않고 입의 바닥에 안정시킨 상태에서 혀의 떨림과 같은 움직임이 보인다.
발음이 어눌하고 식사를 할 때 사래가 자주 들리거나 기침을 한다. 병적 웃음이라고 해 상황에 맞지 않게 웃는 듯한 얼굴표정을 짓기도 한다. 루게릭병이 진행되면 가로막과 갈비사이 근육의 위약으로 결국 호흡 곤란이 오게 된다.
◇ 원인 밝혀지지 않아 치료에도 한계
루게릭병의 발병원인은 아직 밝혀져 있지 않지만 지금까지 여러 가지 가설이 제기돼 왔다. 루게릭병의 척수액과 혈액에서 흥분성 신경전달물질인 글루타메이트가 증가돼 있는 등 흥분 세포독성이 중요한 운동세포손상의 원인일 것이라는 여러 증거가 밝혀져 있다.
그 외에도 바이러스 감염, 알루미늄, 납, 수은 등이 관련 있다고 보고는 있으나 직접적인 증거는 없다.
루게릭병의 진단은 특징적인 신경학적 증상과 검진소견을 근거로 하게 된다. 운동신경병의 증후가 어느 한 곳에서 시작해 ▲얼굴 ▲팔·다리 ▲흉부 등 전신으로 퍼지는 것을 확인하고 이와 유사한 증상을 유발하는 다른 질환을 배제할 수 있다면 진단이 된다.
두 번째로 루게릭병 환자에서 반드시 시행돼야 할 검사는 근전도 검사이다. 적절한 강도의 말초신경전기자극과 근육침검사를 이용해 말초신경과 근육의 전기적 활성도를 기록하는 검사로 루게릭병의 운동신경침범의 유무와 침범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다.
또한 루게릭병과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다른 근육신경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시행한다. 근전도 검사는 얼굴, 목, 팔·다리, 가슴 등 어려 몸의 분절에서 각각 시행해야 하므로 검사시간이 많이 소요된다. 이 외에도 뇌와 척수 자기공명영상(MRI), 근육생검, 각종 혈액검사를 시행할 수 있다.
루게릭 병의 치료를 위해 이 질환의 병리기전에 맞춰 흥분독성, 산화독성을 막는 약제, 신경영양제, 면역조절제 등이 연구되고 있으나 확실하게 효과가 입증된 약제는 없다.
현재까지 알려져 있는 약제 중 유일하게 승인된 항글루타메이트 약물인 릴루졸(riluzole)도 생존기간을 수개월 정도 연장시키는 효과 밖에는 다른 효과가 입증돼 있지 않아 그 치료에 한계가 있는 상황이다.
◇ 아침 두통, 피곤함, 졸림 증상 동반 시 호흡곤란 올 수 있어
근본적 치료는 아니지만 병의 경과 중 발생되는 증상을 해결하고 합병증을 예방하며 삶의 질을 높이는 여러 방법이 있다.
루게릭병 환자에서는 삼킴 곤란이 나타나고 영양결핍상 상태에 빠지기 쉬우므로 충분한 영양 공급이 필수적이다. 삼킴 곤란 초기에는 물과 같은 액성 성분을 삼키기가 어려운데 턱을 당겨 식사를 하거나 점도를 높이는 첨가물로 조절 가능하고 병이 많이 진행된 단계에서는 튜브를 이용한 영양 공급을 고려해야 한다.
호흡관리는 생존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으로 정기적인 호흡기능을 평가해 흡인과 폐렴 등에 의한 응급상황이 생기기 전에 조치하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증상은 아침의 두통, 피곤함, 졸림 등이며 루게릭병 환자에서 이런 증상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면 호흡기능을 평가해 일찍 비침습적 인공호흡기를 착용하도록 해야 삶의 질과 생존을 연장 시킬 수 있다.
이택준 교수는 “루게릭병의 예후는 환자 개인마다 많은 차이가 있어 예측하기 어렵지만 평균 생존기간은 증상이 생기고 나서 약 3~4년이라고 알려져 있다. 루게릭병은 안타깝게도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받법이 없는 질환이며 많은 연구와 이에 따른 치료법 개발이 시급한 질환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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