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생존자, 일반인에 비해 우울-자살 위험요인 높아

pulmaemi 2014. 8. 26. 16:29
우울감 경험 암 생존자 60% "자살 생각해 봤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암 진단 후 생존자의 우울과 자살 생각 위험요인이 일반인에 비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학교 의과대학 박종혁 교수 연구팀과 국립암센터 이수진 연구원은 암생존자가 일반인에 비해 우울감과 자살 생각 경험이 더 많다는 사실을 알아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전국의 암 진단 후 평균 3년이 지난 암 생존자 2472명과 국민건강영양조사에 참여한 일반인 중 대상 암 생존자와 나이 분포 및 성별을 짝지은 2349명을 대상으로 최근 1년간 2주 이상의 우울감과 자살 생각 경험 여부를 측정하는 설문을 시행했다. 

그 결과 19.7%의 암 생존자가 우울감을 경험했고 우울감을 경험한 암 생존자 중에 59.8%가 자살 생각을 느꼈다고 답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는 외국의 암 생존자보다 정신건강이 좋지 않음을 반증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실제로 2010년 일본의 타츠오 아케치(Tatsuo Akechi)연구를 살펴보면 일본의 암 생존자의 경우 12.8%가 우울감을 경험하고 그 중 40%가 자살 생각을 느낀 것으로 나타났다. 

암 발생 여부 이외의 다른 요소를 동일하게 두었을 때 암 생존자는 일반인보다 우울의 위험에 차이가 없었고 자살 생각은 오히려 일반인에 비해 낮았다. 이는 암 생존자들이 일반인에 비해 치료에 순응도가 높고 건강관리를 더 잘한다는 최근의 연구결과와 암 진단 후 1년이 지날 때마다 자살 위험도가 약 11% 감소한다는 정부 발표 자료와 맥을 같이 한다. 

또한 암 생존자들이 암 극복과정에서 내적 성장을 이뤄 그 결과 환자의 정신건강에 좋은 영향으로 나타났거나 혹은 정신건강의 취약한 부분도 적극적으로 관리한 결과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암 발생 여부 이외의 추가적인 위험요인 분석을 시행한 결과 저소득 암 생존자, 흡연을 지속하는 암 생존자, 재발 전이한 암 생존자,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암 생존자일 경우 자살 생각 위험이 그렇지 않은 암 생존자에 비해 약 1.5~1.6배 증가해 급성기 암 치료를 끝낸 암 생존자들에 대한 정신건강 측면에서 추가적인 관리와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충북대 박종혁 교수는 “암의 급성기 치료 이후에도 우울과 자살생각 위험이 있는 암 생존자에게 정신 사회적 대책이 필요하며 특히 소득의 감소와 같은 사회경제적 요인이 주요 위험요인으로 파악되고 암 진단 이후 47%가 실직을 경험하게 되는 현실을 감안할 때 암 생존자를 위한 보다 적극적인 정신사회적 관리와 사회경제적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국립암센터 이수진 연구원은 “우리나라 암 생존자가 장기간에 걸쳐 고가의 치료를 받느라 물질적, 신체적, 정신적 고통에 시달리므로 이에 따른 우울과 자살 생각 위험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본 연구는 일반인과 암 생존자를 비교하며 단순히 암 발생 여부에 국한하지 않고 추가적인 위험 요인에 대한 분석을 진행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아시아태평양암예방학술지(Asian Pacific Journal of Cnacr Prevention) 최근호에 발표됐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