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보다 무서운 “암 진단 후 정신적 스트레스”

pulmaemi 2014. 5. 14. 12:59

“위암 수술 후 1년 이상 재발 없는 경우, 30%는 자살 생각한 적 있어”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암을 진단받은 환자는 누구나 신체적인 고통 뿐 아니라 정신적 스트레스에 시달린다. 또한 의학의 발전으로 암 생존자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이들의 정신적 스트레스 관리에 대한 필요성도 증가하고 있다.

13일 동남권원자력의학원에 따르면 최근 스웨덴 캐롤린스카 연구소에서 암 환자를 대상으로 연구를 실시한 결과, 암 진단 후 1주일 동안 자살할 위험이 12.6배, 심혈관계통 사망 위험도 5.6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에서도 약 13만 명을 대상으로 2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암 진단을 받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자살 위험이 약 20배 높았다.

우리나라에서도 최근 위암 수술 후 1년 이상 재발이 없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30% 정도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암 환자의 경우 신체적인 고통 뿐 아니라 정신적 고통도 심각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심인희 과장(사진=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제공)


동남권원자력의학원 정신건강의학과 심인희 과장은 “암 진단 직후 심각한 불안과 두려움을 겪을 수 있으며, 진단 후 1년간 암 치료로 인한 외모의 변화, 신체 기능 저하, 그리고 통증 등 여러 가지 이유로 스트레스가 극대화 된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피로감과 탈모 등 치료의 부작용, 불면, 삶의 목적 상실 등 여러 이유가 중첩되면 심리적 무기력감과 절망, 때로는 다 괜찮을 것이라는 막연한 안정감이 번갈아 나타나는 등 정신적으로 큰 혼란을 겪을 수 있다”며 “따라서 우울증, 불안 또는 수면장애를 경험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암을 진단받으면 환자 뿐 아니라 가족도 치료법과 암 정보를 두고 중심을 잡지 못하고 흔들리는 경우가 많다. 암환자에게 어떤 이야기를 하는 것이 가장 도움이 될까?

심 과장은 “암 환자에게는 힘든 이 순간에 함께 하겠다는 지지와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 좋고, 무조건 긍정적인 생각과 태도를 가지라고 권유하기 보다는 각 환자가 가지고 있는 대처 방식을 존중해 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와 같이 암 환자 뿐 아니라 암 환자를 돌보는 가족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이다. 간병을 하게 되면 일주일 내내 24시간 긴장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와 만성질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심 과장은 “간호하는 가족의 경우에도 암 환자를 돌보기 시작할 때부터 보호자 자신의 지지 시스템 즉, 다른 가족이나 친척에게 협력을 요청해서 휴식을 취할 시간을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자부심을 가지고, 중요한 순간에 함께 하고 있다는 보람을 느끼는 것 역시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