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리코박터균 완전 제거하면 위암 재발률도 ‘절반’

pulmaemi 2014. 2. 7. 08:24

조기 위암 등 고위험군에 대한 헬리코박터균 치료 효과 국내 첫 규명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

위장 질환의 주요 원인인 헬리코박터균을 완전히 제거하면 위암 재발률도 절반으로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 정훈용(소화기내과)·배서은(건강증진센터) 교수 연구팀은 조기 위암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 중에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가 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에 비해 위암 재발률이 절반 가량 낮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2004부터 2008년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조기 위암으로 내시경 절제술을 시행 받고 헬리코박터균 검사를 받은 1007명을 대상으로 대규모 후향적 코호트 연구를 진행, 위암 재발을 평균 5년 동안 추적 관찰해 이 같은 결과를 얻었다고 밝혔다.

헬리코박터 감염이 없는 환자 340명,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 485명, 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 182명(제균 치료에 실패한 환자 포함)의 세 군으로 나눠 평균 5년 동안 위암 재발률을 살펴본 결과, 재발률은 각각 5%, 7%, 13%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를 통해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군과 그렇지 않은 군을 비교해 보았을 때, 위암 재발률이 13%에서 7%로 절반 가까이 줄어드는 효과도 확인됐다.

또한 앞의 조기 위암 환자 1007명과 함께 내시경 절제술을 받은 위 선종(위암 전 단계) 환자 450명을 포함한 1457명의 환자에 대한 추적관찰에서는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를 받지 않은 환자군에서 위암 혹은 위 선종 재발률이 17%인 반면 제균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는 6%의 재발률이 나타나, 위암 혹은 위 선종 재발률이 무려 3분의 1 정도의 수준으로 감소함을 알 수 있었다.

위 장막에 붙어사는 헬리코박터균은 위궤양과 위염 등 위장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94년 국제암평의회에서 위암의 1급 발병인자로 규정되는 등 많은 연구와 역학조사를 통해 위암 발생에도 중요한 요인으로 확인되어 왔다.

헬리코박터균이 위염을 유발하고, 위염이 만성적으로 지속되면 위축성 위염이나 장상피화생으로 진행하게 되어, 결국 이 상태에서 발암인자가 함께 작용해 위 선종, 위암으로까지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소화기내과 정훈용 교수는 “국내 처음이자 최대 규모의 이번 코호트 연구를 통해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가 저위험군뿐 아니라 위 선종, 조기 위암 등의 고위험군 환자에도 큰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로 조기 위암 환자의 위암 재발률을 줄일 수 있다는 이번 연구 결과를 살펴보았을 때, 내시경 절제술 등의 조기 위암 치료 후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있다면 위암 재발 방지를 위해 제균 치료는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서울아산병원 건강증진센터 배서은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성인의 60% 이상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되어 있어 위암의 예방을 위해 필요시 헬리코박터균의 감염 여부를 확인 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또한 조기 위암뿐만 아니라, 소화성궤양, 변연부 B세포 림프종 환자는 헬리코박터감염 여부를 반드시 확인하고 치료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헬리코박터 제균 치료의 1차 성공률은 70% 전후이며, 1차 치료 실패 시 2차 치료를 받아야 하고 치료 후에는 반드시 헬리코박터 제균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해당 연구결과는 미국소화기학회 공식저널(The 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 최신호를 통해 발표됐다.
메디컬투데이 강연욱 기자(dusdnr166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