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자꾸 깜빡깜빡 하는 나, 치매 올까 두려워

pulmaemi 2013. 4. 30. 14:15

스트레스 및 피로로 심해지는 건망증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 주부 이모(56세·여)씨는 건망증이 심하기로 유명하다. 가까운 마트에 가기 위해 집을 나서면 가스불은 껐는지, 창문은 닫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두 세 번은 다시 집으로 돌아오곤 한다.

리모컨을 찾는 남편과 한껏 실랑이를 한 후에도 어김없이 범인은 이씨인 적이 한 두 번이 아니다. 대개 안방이나 찬장 등에서 발견되지만 심한 경우 냉장고 안 깊숙이 들어가 있던 적도 있다고.

많은 사람들이 건망증이 치매의 초기단계라고 생각하곤 한다. 일상생활에서 해야 할 일을 깜빡하거나 금방 한 말을 잊는 등 건망증이 나타날 때면 행여나 치매로 진행되지는 않을지 노심초사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신체는 나이가 드는 과정에서 노화의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뇌세포의 수가 감소하고 그에 따라 기억력도 조금씩 쇠퇴하게 되기 때문에 단순히 건망증이 나타난다고 해서 치매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 피로가 ‘건망증’을 부른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은 교수에 따르면 우리의 뇌는 어떠한 지식이나 사건을 일련의 과정을 통해 기억하게 되는데 이를 입력-유지-회상의 단계로 볼 수 있다. 이 때 집중력이 떨어져 기억할 내용이 입력 혹은 등록되지 않거나 너무 많은 것을 기억해야 할 때도 회상능력이 떨어져 건망증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또한 너무 피곤하거나 당뇨, 간염과 같은 만성 질환이 있는 경우 신체적 상태에 의해서도 기억력은 저하될 수 있다고.

때문에 대부분의 건망증은 치매의 초기 단계가 아닌 피로처럼 단순한 증상이기 때문에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은 교수는 “건망증은 단지 기억이 잘 안 되는 기억력 감퇴 현상으로 먼 과거의 일이나 최근 일을 깜빡 잊는 증상만 나타나는 것”이라며 “건망증은 또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많아도 그 정도가 심해지는데 이는 심리적인 고통이 기억 등록, 기억 유지 및 기억 회상에 쏟을 에너지를 고갈시키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반면 치매는 기억력을 포함해 뇌기능 전체가 심각히 손상된 상태이며 건망증과 달리 최근의 기억만 손상되는 것이 아니라 판단력, 이해력, 문제해결능력, 언어 구사력 등이 함께 손상되는 것이다”고 말했다.

◇ 중년기 스트레스, 치매 발병 위험 높인다

최근 스웨덴 예테보리대학 연구팀이 ‘Brain’ 저널에 밝힌 35년에 걸친 연구결과에 의하면 중년기 정신적 스트레스가 향후 치매 특히 알츠하이머 질환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총 1415명 여성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서 161명이 연구기간 중 치매가 발병한 가운데 연구결과 한 달 이상 지속되거나 업무나 가정사 혹은 기타 문제로 인해 생긴 흥분과 긴장, 노이로제, 불안증, 공포 혹은 수면장애 같은 스트레스를 중년기 많이 받은 사람들에서 치매 발병 위험이 65%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거 연구결과 스트레스가 뇌졸중, 심장마비 그리고 고혈압 같은 심혈관질환 발병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심혈관질환이 알츠하이머 질환을 유발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난 바 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