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권 교수/ 서울대병원 신장내과(싱겁게 먹기 실천연구회 대표이사)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흔히 건강을 지키는 생활습관을 말할 때 가장 기본적인 것으로 규칙적인 운동 및 균형 잡힌 식습관과 금연, 금주 등을 꼽는다. 과거와는 달리 만성질환의 위험성이 커지면서 이를 예방하고 관리하는 것은 더 이상 간과할 수 없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소금’이라는 지적들이 최근 들어 대두되고 있다. 짠맛에 익숙해진 우리나라 국민들은 WHO(세계보건기구) 나트륨 권장량의 2배가 넘는 소금을 섭취하면서도 이에 대한 경각심은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고혈압의 명의로 널리 알려진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성권 교수를 직접 만나 ‘소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건강의 답은 ‘싱겁게 먹기’에 있다
최근 김성권 교수는 사단법인 싱겁게 먹기 실천연구회(이하 연구회)를 설립하고 나트륨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연구회는 정부차원의 나트륨 저감화를 위한 정책 추진을 위해 필요한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동영상이나 리플릿 등으로 제작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일을 도맡고 있다.
연구회의 설립 배경에 대해 김성권 교수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교수로서 진료, 교육, 연구를 해오다 정년 이후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보통 운동을 하는 것과 술을 적당히 먹고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신장내과의로써 고혈압을 잘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혈압의 예방 및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싱겁게 먹기’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답했다.
또한 한 사람의 의료인으로써 환자 개개인의 진료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대국민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연구회의 설립에 힘을 실었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싱겁게 먹기 자체가 연구의 가치가 있느냐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이미 medical science(메디컬 사이언스) 분야에 있어 세계적인 추세는 새로운 연구보다는 이를 환자와 국민들에게 실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흐름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싱겁게 먹기의 효과는 어느 정도나 될까. 김성권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1년에 5800만 명이 사망한다. 하지만 싱겁게 먹으면 이 중 250만 명은 살릴 수 있다는 통계가 있다. 즉 싱겁게 먹는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는 굉장한 수치이다”고 강조했다.
◇ 사망원인 1위 고혈압, 주원인은 ‘소금’
지난 2005년 WHO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사망원인은 심혈관계 질환이 30%로 가장 높았고 이어 암 13%, 만성호흡기질환 7%, 당뇨병 2% 등으로 나타났다. 즉 사고나 부상, 감염성 질환 등을 제외한 60%가 넘는 주된 요인은 만성질환인 셈이다.
만성질환은 병의 치료보다 관리가 중요한 병이다. 그리고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트륨의 섭취이다.
김성권 교수는 “나트륨의 과다 섭취는 고혈압, 위암, 신장병, 당뇨병, 비만 등 무수히 많은 만성질환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많은 보고들이 따른다”며 “반면 싱겁게 먹으면 혈압이 떨어지고 뇌졸중의 위험성이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망의 위험인자를 조사한 통계에서는 고혈압이 1위에 올랐으며 뒤이어 담배, 고혈당, 활동저하, 비만, 고지혈증 순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사망원인 1위는 고혈압이다. 그리고 고혈압 원인의 40~50% 소금이다”고 강조했다.
금연과 저염식의 비용대비 효과를 조사한 결과는 더욱 흥미롭다. 미국 하버드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금섭취를 15% 줄이면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900만 명 가까이 줄어드나 이에 드는 비용은 1인당 0.1센트에 불과하다. 반면 흡연율 20% 감소 시에 뇌혈관질환 사망감소는 400만 명에 불과하며 비용 역시 0.3센트나 소요된다.
김 교수는 “이 같은 통계는 저염식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데 드는 돈은 미국에서 30조원이며 우리나라에는 3조원에 이른다. 즉 금연이나 음주 등 다른 건강위해요인들 보다 ‘싱겁게 먹기’가 쉽고도 비용도 적게 드는 국민건강을 위한 캠페인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 짠 맛에 담긴 ‘외식’의 불편한 진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짠맛’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인 김치와 젓갈류 등 소금에 절이는 음식들만 탓할 수 있을까.
김성권 교수는 외식을 지목한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따르면 짬뽕은 4000mg의 나트륨을 함유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패스트푸드 역시 나트륨 덩어리라 해도 무관할 정도로 우리 건강을 해치고 있다.
이들이 음식을 짜게 만드는 이유는 상업성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 음식을 사람이 느낄 수 있는 한계치 하에 짜게 만들었을 때 이를 통한 상업적 이윤은 40%라는 통계도 있다. 즉 짠맛은 뇌의 중추신경을 자극해 중독되도록 만들고 더욱이 짠 음식은 탄산음료의 동반 매출까지도 견인한다. 식품회사들이 ‘짠맛’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식품회사들 대부분은 탄산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음식을 짜게 만들면 이 탄산음료의 매출이 덩달아 올라간다. 그리고 짠 음식은 우리 뇌를 자극해 중독되게 하고 계속 먹게 만드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싱겁게 먹기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정부와 의료인들은 나트륨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기업들도 책임감 있는 운영을 해야 하며 국민 개개인도 외식의 비중을 줄이고 제철음식들과 과일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WHO(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하는 권장량은 5g(나트륨 2000mg)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섭취한 소금은 하루 12g(나트륨 4791mg)으로 조사된 바 있다.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소금’이라는 지적들이 최근 들어 대두되고 있다. 짠맛에 익숙해진 우리나라 국민들은 WHO(세계보건기구) 나트륨 권장량의 2배가 넘는 소금을 섭취하면서도 이에 대한 경각심은 미미한 실정이다.
이에 고혈압의 명의로 널리 알려진 서울대병원 신장내과 김성권 교수를 직접 만나 ‘소금’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 건강의 답은 ‘싱겁게 먹기’에 있다
최근 김성권 교수는 사단법인 싱겁게 먹기 실천연구회(이하 연구회)를 설립하고 나트륨 줄이기에 앞장서고 있다. 연구회는 정부차원의 나트륨 저감화를 위한 정책 추진을 위해 필요한 임상 연구를 수행하고 이를 동영상이나 리플릿 등으로 제작해 국민들에게 알리는 일을 도맡고 있다.
연구회의 설립 배경에 대해 김성권 교수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교수로서 진료, 교육, 연구를 해오다 정년 이후 우리나라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서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보통 운동을 하는 것과 술을 적당히 먹고 담배를 피우지 말라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신장내과의로써 고혈압을 잘 치료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고혈압의 예방 및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이 ‘싱겁게 먹기’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답했다.
또한 한 사람의 의료인으로써 환자 개개인의 진료도 중요하지만 이보다 대국민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연구회의 설립에 힘을 실었다.
김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싱겁게 먹기 자체가 연구의 가치가 있느냐는 얘기들을 많이 하는데 이미 medical science(메디컬 사이언스) 분야에 있어 세계적인 추세는 새로운 연구보다는 이를 환자와 국민들에게 실천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흐름이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싱겁게 먹기의 효과는 어느 정도나 될까. 김성권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1년에 5800만 명이 사망한다. 하지만 싱겁게 먹으면 이 중 250만 명은 살릴 수 있다는 통계가 있다. 즉 싱겁게 먹는 것이 아무것도 아닌 것 같지만 이는 굉장한 수치이다”고 강조했다.
◇ 사망원인 1위 고혈압, 주원인은 ‘소금’
지난 2005년 WHO 통계에 따르면 전세계 사망원인은 심혈관계 질환이 30%로 가장 높았고 이어 암 13%, 만성호흡기질환 7%, 당뇨병 2% 등으로 나타났다. 즉 사고나 부상, 감염성 질환 등을 제외한 60%가 넘는 주된 요인은 만성질환인 셈이다.
만성질환은 병의 치료보다 관리가 중요한 병이다. 그리고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나트륨의 섭취이다.
김성권 교수는 “나트륨의 과다 섭취는 고혈압, 위암, 신장병, 당뇨병, 비만 등 무수히 많은 만성질환에 직접적인 악영향을 끼친다는 많은 보고들이 따른다”며 “반면 싱겁게 먹으면 혈압이 떨어지고 뇌졸중의 위험성이 줄어든다는 보고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사망의 위험인자를 조사한 통계에서는 고혈압이 1위에 올랐으며 뒤이어 담배, 고혈당, 활동저하, 비만, 고지혈증 순으로 나타났다. 김 교수는 “사망원인 1위는 고혈압이다. 그리고 고혈압 원인의 40~50% 소금이다”고 강조했다.
금연과 저염식의 비용대비 효과를 조사한 결과는 더욱 흥미롭다. 미국 하버드 연구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금섭취를 15% 줄이면 뇌혈관질환으로 인한 사망이 900만 명 가까이 줄어드나 이에 드는 비용은 1인당 0.1센트에 불과하다. 반면 흡연율 20% 감소 시에 뇌혈관질환 사망감소는 400만 명에 불과하며 비용 역시 0.3센트나 소요된다.
김 교수는 “이 같은 통계는 저염식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음을 의미한다. 고혈압 약을 복용하는데 드는 돈은 미국에서 30조원이며 우리나라에는 3조원에 이른다. 즉 금연이나 음주 등 다른 건강위해요인들 보다 ‘싱겁게 먹기’가 쉽고도 비용도 적게 드는 국민건강을 위한 캠페인으로 나아갈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강조했다.
◇ 짠 맛에 담긴 ‘외식’의 불편한 진실
그렇다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짠맛’은 어디에서 비롯되는 것일까. 우리 고유의 전통음식인 김치와 젓갈류 등 소금에 절이는 음식들만 탓할 수 있을까.
김성권 교수는 외식을 지목한다. 실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표에 따르면 짬뽕은 4000mg의 나트륨을 함유하고 있으며 대다수의 패스트푸드 역시 나트륨 덩어리라 해도 무관할 정도로 우리 건강을 해치고 있다.
이들이 음식을 짜게 만드는 이유는 상업성과 무관하지 않다. 실제 음식을 사람이 느낄 수 있는 한계치 하에 짜게 만들었을 때 이를 통한 상업적 이윤은 40%라는 통계도 있다. 즉 짠맛은 뇌의 중추신경을 자극해 중독되도록 만들고 더욱이 짠 음식은 탄산음료의 동반 매출까지도 견인한다. 식품회사들이 ‘짠맛’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김 교수는 “우리나라 식품회사들 대부분은 탄산음료를 판매하고 있다. 음식을 짜게 만들면 이 탄산음료의 매출이 덩달아 올라간다. 그리고 짠 음식은 우리 뇌를 자극해 중독되게 하고 계속 먹게 만드는 것이다”고 꼬집었다.
그는 “결국 싱겁게 먹기는 개인의 노력만으로는 되지 않는다. 정부와 의료인들은 나트륨의 위험성을 널리 알리고 기업들도 책임감 있는 운영을 해야 하며 국민 개개인도 외식의 비중을 줄이고 제철음식들과 과일 섭취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WHO(세계보건기구)가 제시하는 권장량은 5g(나트륨 2000mg)이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11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섭취한 소금은 하루 12g(나트륨 4791mg)으로 조사된 바 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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