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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사의 습격에 대비하자

pulmaemi 2013. 3. 11. 10:46

정성환 교수 / 가천대 길병원 호흡기내과

 

매년 봄철이면 우리나라를 찾아오는 황사는 이미 서기 174년 신라 아달라왕 때부터 우토(雨土)라는 표현을 사용해 흙이 비처럼 떨어졌다는 뜻으로 기록돼 있을 정도로 오래전부터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쳐왔다.

황사는 바람에 의해 퇴적된 모래와 진흙이 섞여 만들어진 황토지대에서 주로 발생하며 대체로 바람에 의해 일어난다. 건조한 모래 먼지는 바람이 불면 점차 위로 올라가고 여러 조건이 어우러져 아시아 전역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중국과 몽골 지역에서 발생한 황사는 다양한 경로로 이동하는데 한반도와 일본에 영향을 미치는 황사는 거의 아시아대륙 중심부에서 발생한 것으로 하와이나 미국 본토, 알래스카까지도 이동한다.

이런 황사현상은 특히 3~5월인 봄에 주로 발생하는데 이는 황사의 발원지인 유라시아대륙의 중심부가 수량이 적은 데다 겨우내 얼었던 메마른 토양이 녹으면서 모래 먼지가 많이 생기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주로 발생하는 황사는 보통 발원지에서 떠오른 후 2~5일후 우리나라에 영향을 미친다.

황사가 점차 우리의 관심사로 떠오는 이유는 어디 있을까? 황사는 대기오염 물질의 주요한 구성원 중의 하나인 미세먼지로 1994년도에 발표된 한 보고서에 따르면 미세먼지가 대기 중 10ug/㎥증가할 때 마다 전체 사망률이 1%증가하고 호흡기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무려 3.4% 증가하며 순환기 질환에 의한 사망률은 1.4%가 증가했다.

과거 30년간 전국 60개 지역에서의 연평균 황사 발생일수는 3.3일이었으나 1990년부터 2000년까지는 7.3일로 늘어났고 2002년에는 18일, 2005년에도 13일이나 기록돼 빈도가 늘어나는 추세다.

최근 10년 동안 이뤄진 황사에 대한 연구 내용을 보면 대개 4월 달에 가장 많이 관측됐으며 황사 발생 시에 측정된 TSP(total suspended particle)나 PM10(10um이하 입자)의 미세먼지는 평상시보다 2~10배나 증가됐다.

우리나라에서 관측된 황사의 입자 크기는 대개 1~10um 정도로 주로 3um크기의 입자가 가장 많이 발견되는데 미세먼지의 입자가 작은 것일수록 염증 발생빈도나 세포 독성강도가 높아 인체에 미치는 영향이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다.

SO2(sulfate) 또한 많이 검출되는데 이는 황사가 중국 동북부 공업 지대를 통과하면서 이 지역의 공업 지역에서 발생한 SO2가 황해를 거치면서 수분과 결합해 sulfate로 변하는 것으로 추측되고 있다.

결국 인체의 호흡기에서 하기도 및 폐포까지 도달할 수 있는 1~10um 이하의 황사가 포함된 미세먼지는 호흡을 통해 인체로 침투해 세포에서 염증을 유발시키고 세포증식을 발생시키며 실제로 기관지 천식이나 만성폐쇄성 폐질환등의 폐질환을 악화시킨다.

또한 황사에 포함된 극미세먼지(ultrafine particle) 등은 전신혈액 순환 내로 직접 들어가 혈액응고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고 과도한 노출로 인한 자율신경계의 자극은 심장박동의 변화를 일으켜 부정맥을 발생 시킬 수 있어 심장질환 환자들에게도 치명적이다.

최근 연구들에 의하면 황사를 포함한 미세먼지들이 인체에서 생성하는 물질에 의해 DNA, 손상을 가져올 수도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어 자주 고농도로 폭로 시 악성 신생물 생성과의 연관성 여부에도 연구 필요성이 논의되고 있다.

가정에서 황사 발생 시 가급적으로 외출을 삼가고 외출 후 귀가한 후에는 깨끗이 씻고 옷을 털어 주는 것이 좋다. 황사가 심할 때는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는 것보다는 공기 청정기나 가습기를 이용하는 것을 고려한다.

황사 속 중금속등에 의한 호흡기 질환, 알레르기성 접촉염, 결막염 등을 주의하고 이상 소견이 있을시 반드시 병원에 방문해 전문의와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