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건강염려증 vs 신체화증후군

pulmaemi 2013. 2. 13. 05:33

넘쳐나는 건강정보가 증상 부른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간혹 어딘가 아픈 듯 해 병원을 찾았지만 ‘신경성’이라는 진단을 받을 때가 있다. 본인 스스로는 고통을 느끼지만 이를 유발하는 뚜렷한 질병이 발견되지 않는 경우로, 대부분 스트레스를 완화하고 안정을 취하라는 전문의의 답변이 돌아오기 마련이다.

주변에서는 꾀병이라고 여겨 무시하기 쉬우나 실제 당사자의 심정은 억울하기까지 하다. 정신건강의학과에서는 이를 ‘건강염려증’과 ‘신체화증후군’으로 풀이한다.

◇ 이곳저곳이 아프다, 혹시 병인가?

건강염려증은 기본적으로 자신의 신체에 초점이 지나치게 집중돼 있는 상태를 말한다. 즉 환자는 몸에서 느껴지거나 나타나는 다양한 현상에 대해 많은 부분을 병적인 현상으로 해석하는 것이다.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석현 교수에 따르면 건강염려증으로 인해 우울이나 불안, 불면 등이 나타나기도 하고 사회생활에 영향을 받기도 하며 증상이 심한 경우 자신에게 틀림없이 병이 있다고 믿으며 마치 자신이 환자가 된 듯 행동하기도 한다.

때문에 이와 관련된 질병이 나에게 있는 것이 아닌지에 대해 걱정하고 질병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진료와 검사를 의사의 권고보다 훨씬 더 자주 반복적으로 받게 된다.

김석현 교수는 “우리가 몸이 아프다고 해서 그것이 반드시 불행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잊지 않아야 한다. 그리고 적당한 신체활동을 통해 몸에서 일어나는 정상적인 작은 감각들에 대해 익숙해지고 또 몸이 개운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건강염려증에서 해방되기 위해서는 먼저 자신의 신체 이외에 다양한 대상에 관심과 초점을 기울이는 것이 필요하다. 또한 정보의 홍수시대에서 건강관련 정보에 대한 관심을 줄이는 것도 중요하다.

◇ 질병 없는 고통? 스트레스가 주된 원인

신체화증후군은 수년에 걸쳐 다양한 신체증상이 반복적으로 나타나지만 병원을 찾아도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하는 것으로, 원인은 뚜렷하게 밝혀져 있지 않지만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주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런 경우 신경 안정제 남용에 빠지기 쉬우며 흔히 감기약, 두통약, 간장약, 스테로이드제제 등의 남용으로 이어질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여러 병원을 전전하면서 경제적 낭비도 하게 된다.

특히 꾀병과는 달리 이들은 자신의 의식적인 의도가 아닌 무의식적 과정을 거쳐 신체증상이 나타나며 이를 호소하는 것으로, 의사의 설명에도 쉽게 납득하지 못하고 거부감을 표시하기도 한다.

증상은 전신에 걸쳐 나타나는데 식용감퇴, 구토, 구역질 등의 위장계 증상을 비롯해 숨이 차고 심장이 빨리 뛰는 등의 심폐계 증상, 어지럽고 경련, 마비감 등의 신경계 증상, 두통, 흉통, 복통 등의 각종 통증, 성기능 장애, 피부계 장애, 골근계 장애 등 다양하게 나타난다.

가톨릭대 대전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최지욱 교수는 “건강염려증은 신체화 증후군과는 달리 신체 증상을 잘못 해석해 자신이 심각한 질병에 걸렸다고 몹시 두려워하고 그러한 생각에 집착하는 것”이라며 “인터넷의 발달로 의학적인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지는 최근의 사회가 이 같은 증상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장애에 속하는 사람들은 의학적인 검사로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질병에 대한 두려움이 지속된다. 때문에 많은 병원을 찾아다니면서 여러 가지 검사를 불필요하게 많이 받기 때문에 비용도 많이 들 뿐만 아니라 검사와 치료 부작용을 초래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yellow8320@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