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중독은 병이 아니다? *

pulmaemi 2013. 1. 10. 09:27

담배, 컴퓨터, 알코올 등 본인 조절 가능해야

 

[메디컬투데이 김진영 기자]

스마트 전자기기의 발달로 성인뿐 아니라 청소년, 어린이에 이르기까지 스마트폰 중독이 심각한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다. 하지만 대부분 중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가 흔하고 중독이라는 판단이 들어도 반드시 치료를 해야 하는 병으로 인식하는 경우는 드문 실정이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를 치료가 필요한 ‘중독’으로 봐야 하는 것일까. 인제대 일산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승환 교수에 따르면 크게 세 가지 증상을 중점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먼저 담배를 포함한 도박, 경마, 컴퓨터, 알코올 등 여러 중독현상은 스스로 조절하기가 어려운 경우를 중독으로 볼 수 있다. 즉 무슨 일이든지 스스로 조절이 가능하면 병이 아닌 셈이다.

이승환 교수는 “중독을 판단할 때 무슨 일이든지 미련 없이 그만 둘 수 있으면 병이 아니다. 하지만 계속 미련이 남아 다시 그 일을 찾게 되고 매진하게 된다면 이것은 분명 병이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로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면 병으로 봐야 한다. 여러 가지 중독현상이 자신이 처한 사회적, 기능적 생활을 어렵게 하는 것, 즉 학생이 공부에 전념할 수 없고 직장인이 직장생활을 파탄 낼 지경이 되고 가정주부가 집안을 돌보는 일을 못할 정도면 병이라는 것이다.

예를 들어 매일 술을 마시고도 대학생 신분으로 학업에 지장이 없는 경우, 혹은 밤새워 컴퓨터 게임을 하고도 성적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 등 건전하게만 여가생활로, 혹은 스트레스 해소용으로 즐긴다면 문제가 없다.

세 번째로는 ‘금단현상’을 꼽을 수 있다. 담배, 알코올, 게임 등 행위를 중단했을 때 자꾸 그 행위가 생각나고 자면서도 꿈에서 떠오르고 자기도 모르게 다시 하게 된다면 이를 병으로 간주해야 한다.

이 교수는 “이런 금단증상이 생기는 기전은 중독의 개념에 아주 중요한 핵심요소다. 중독현상은 인간 뇌의 도파민 보상 과정과 관련돼 신경회로 상의 병적인 신경회로망을 만들어낸다. 그러므로 금단증상이 생기는 행위는 반드시 치료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더불어 “사실 인간이 재미있어 하는 모든 현상은 중독과 관련된다. 가끔 일중독 이야기를 하는데 이러한 현상도 과도한 일을 수행함으로 인해 금전적, 사회적 지위상의 보상을 기대하는 기전이 숨어있는 것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