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골격계·신경계 질환

‘덜덜덜’ 거침없이 다리 떠는 그 사람… 도대체 왜?

pulmaemi 2012. 9. 11. 08:42

지나치게 휴식 취하거나 움직이지 않을 때 발생하는 ‘하지불안 증후군’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

#박씨(남·17)를 본 어른들은 복이 달아난다며 한마디씩 한다. 시도 때도 없이 다리를 떨어대기 때문이다. 하도 다리를 떨다보니 박씨의 친구들도 박씨에게 “다리 좀 그만 떨어. 보기 싫어”라고 말할 정도.

습관을 고치기 위해 다리를 꽁꽁 묶어도 본 박씨. 그러던 어느 날 박씨는 건강프로그램에서 ‘하지불안 증후군’을 알게 됐고 혹시 자신이 하지불안 증후군을 앓고 있는지 의문이 들었다.

◇ 부들부들 떨리고 저리기까지 한 ‘하지불안 증후군’

하지불안 증후군이란 몸을 움직이지 않을 때 다리에 벌레가 기어가는 것 같은 느낌이 들고 움직이거나 활동을 하면 증상이 없어지거나 또는 호전되는 신경계 질환이다.

증상으로는 ▲다리에 벌레가 가는 듯한 느낌 ▲전류가 흐르는 듯한 느낌 ▲안절부절 못하는 상태 ▲잡아당김 ▲타는 듯한 느낌 ▲옥죄는 느낌 ▲가려움 등 매우 다양하다. 주로 다리의 안쪽과 장딴지 부위에서 발생한다.

특히 앉아 있거나 가만히 있을 때 증상이 잘 나타나기 때문에 낮보다 저녁에 증상이 더 심해진다. 이로 인해 아예 잠을 잘 수 없거나 숙면을 할 수 없어 결국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아직까지 하지불안 증후군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도파민의 기능이상 ▲철분 결핍성 빈혈 ▲혈액 순환 장애 ▲알코올 중독 ▲비타민이나 미네랄 부족 ▲피로 ▲카페인 섭취 ▲초조함 ▲운동조절 기능이상 등에 의한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특히 신경세포 간의 신호를 전달하는 화학물질인 도파민이 제 기능을 제대로 하지 못할 경우 다리가 부들부들 떨리고 저린 하지불안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한림대 강남성심병원 신경과 권석범 교수는 “주로 신경물질 중 하나인 도파민이 합성하는 데 필요한 철분이 부족한 경우 하지불안 증후군이 나타나며 빈혈이 없어도 철결합 단백질의 하나인 페리틴이 부족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장질환이나 당뇨병 등의 만성질환이 있을 때 다른 증상과 함께 2차적으로 일어나기도 하며 철분 결핍 등을 이유로 임신 말기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도 있다”고 덧붙였다.

◇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으로도 증상 완화 가능

그러나 하지불안 증후군이라고 해서 모두 치료할 필요는 없으며 건강 이상이 의심될 경우라면 전문의와 상담을 받도록 한다. 이외 대부분의 하지불안 증후군은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완화시킬 수 있다.

규칙적으로 스트레칭이나 걷는 운동을 하는 게 좋은데 이때 잠자리 들기 6시간 전에는 운동을 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오후나 밤중에 커피 등 카페인 음료의 섭취를 피하고 술과 담배도 자제해야 한다.

더불어 다리를 자주 마사지 해주수면습관을 유지하며 뜨겁거나 차가운 물로 목욕을 해 체온에 변화를 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권 교수는 “검사 결과 빈혈이나 신장질환 등의 원인 질환이 있으면 그것을 치료하면 된다. 만약 검사 결과 이상이 없다면 술과 담배, 카페인 섭취를 자제하고 최적의 수면환경을 만들어주며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스트레스를 받아도 하지불안 증후군이 발생할 수 있으니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한다. 또 평소 발을 따뜻하게 하고 족욕이나 반신욕, 발 마사지 등도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김소희 기자(kimsh333@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