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잠 잘 때 호흡장애 어린이…키 잘 크려면 아데노이드 살펴야

pulmaemi 2012. 8. 14. 08:00

편도아데노이드 절제 후 수면호흡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크게 개선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

여름방학이 막바지에 이르며 부모들의 걱정도 늘고 있다. 미뤄뒀던 방학숙제도 해야 하고 공부도 해야 하는데 아이가 산만하고 집중을 못한다.

건강을 위해 영양만점 음식도 먹여보지만 방학 동안 훌쩍 큰 옆집 또래아이와 비교해 자녀의 성장이 요지부동이라 애가 탄다. 더군다나 잠잘 때 코를 심하게 골거나 수면무호흡증세를 보이기도 해 아이의 건강에 대해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다.

아이가 다른 또래들보다 키 성장이 더디거나 감기에 걸리지 않았고 콧물도 없는데 항상 코가 막혀있고 코골이가 심한 경우 우선적으로 편도아데노이드 비대를 의심해봐야 한다.

편도아데노이드가 가장 커지는 시기인 취학 전의 소아에게서 자주 발생하며 수면 중 코골이, 무호흡 등 어린이들에게 수면호흡장애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편도는 흔히 편도선이라고 부르는 목젖 양쪽에 위치한 구개 편도와 뒤쪽에 있는 인두 편도로 구성되는데 아데노이드는 목젖 뒤쪽에 있는 인두편도를 가리킨다.

아데노이드가 커지면 코가 막혀서 입으로 호흡을 하게 되고 발음이 분명하지 못하며 호흡이 정상이 아니므로 잠을 충분히 잘 수가 없고 잘 때 코를 골기도 한다. 또 코와 귀를 연결하고 있는 이관(耳管)의 코 쪽 입구가 인두편도로 막히게 되면 귀로 공기가 통하지 않아 중이염도 쉽게 생길 수 있다.

아데노이드와 관련, 학령기 아이를 둔 부모들이 꼭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는 편도 아데노이드 비대가 비단 아이들의 코골이, 무호흡, 주간 구호흡 등의 증상뿐만 아니라 키와 체중 성장을 저해하고 야뇨증, 주의력 결핍과 과잉행동장애까지 동반한다는 점 때문이다.

이와 관련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으면 이들 증상들이 크게 개선된다는 한 대학병원 교수진의 연구 결과가 주목을 받는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강준명 교수를 비롯한 교수진은 소아들의 편도아데노이드 비대에 의한 수면호흡장애 진단과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 후 증상 개선 및 성장의 변화를 장기 추적 관찰해 지난 2009년 발표한 바 있다.

강 교수 팀은 편도아데노이드 비대에 의한 수면호흡장애로 진단돼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은 60명의 환아 중 수술 후 3년 동안 추적관찰이 가능했던 4세에서 11세 사이의 소아 43명을 조사 했다.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의 대상은 수면호흡장애로 진단된 소아들 중 신체검사상 편도 크기가 커져 있으면서 후비강이 75% 이상 좁아져 있는 경우로 했다.

조사 대상 군의 나이는 평균 6.1세(남아 29명, 여아 14명)였으며 코골이, 수면무호흡, 구강호흡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 소아들의 부모를 대상으로 소아수면설문지 SRBD(Sleep Related Breathing Disorder) Scale을 통해 수면호흡장애를 진단했다.

이 어린이들이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을 받은 3년 후 강교수 팀은 대상군의 평균 SRBD 지수가 수술 전 0.47(±0.16)에서 0.16(±0.14)으로 크게 줄었고 특히 코골이 지수(0.52→0.14), 주간 졸림 지수(0.61→0.18), 주의력결핍과잉행동지수(0.39→0.15) 등이 모두 의미 있게 감소했음을 밝혔다.

또한 수술을 받은 어린이들의 체중 지표(0.07→0.65로 증가)와 신장 지표(0.13→0.47로 증가), 체질량(BMI)지수 지표(0.11→0.74 증가)도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체중의 증가 폭이 신장보다 더 컸다.

이러한 증상지수는 수술 전 수면호흡장애의 정도가 심한 아이일수록 더 뚜렷하게 개선된다고 강교수 팀은 밝혔다. 반면, 3년 후에 측정한 대조군의 성장지수는 모두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이 연구논문은 편도아데노이드 비대에 의한 수면호흡장애 소아는 수면장애와 동반된 성장호르몬 분비 장애로 인해 성장장애를 일으킬 수 있고 편도아데노이드 절제술이 장기적으로 신장과 체중 등 소아의 성장을 촉진시킬 수 있는 것을 확인한 연구결과로 주목을 받는다.

한편 편도아데노이드는 3~4세부터 커지기 시작해 14~15세 전후에 성인 수준으로 작아지기 때문에 굳이 수술을 받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소아 성장기에 편도아데노이드 비대로 인한 수면호흡장애를 방치할 경우 아이들에게 미치는 악영향이 크다.

간단한 내시경 및 측면경부 엑스레이 촬영을 통해 진단이 가능하며 검사를 통해 편도아데노이드가 커진 것이 확인되면 어린이들의 올바른 성장을 위해서 절제 수술을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

편도수술은 외부 절개 없이 비대해진 편도 조직을 입 안을 통해 절제하며 수술 시간은 30분~1시간 정도로 간단하다. 수술 후에는 약간의 통증이 있어 7~10일 정도는 부드러운 음식물을 섭취하고 첫 이틀 정도는 아이스크림과 같은 찬음식을 먹는 것이 좋다. 이외에 질긴 채소나 짜고 매운 자극적인 음식, 청량음료 등은 통증을 유발할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가톨릭대 부천성모병원 이비인후과 강준명 교수는 “수면호흡장애를 가지고 있는 소아에게 가장 효과적인 치료인 편도아데노이드 절제 수술은 가급적 취학 전이나 초등학교 저학년에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며 “수술시기는 계절과는 관계가 없지만 수술 후 완전하게 회복하는데 10~14일 이상이 소요되기 때문에 방학 기간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소개했다.

 
메디컬투데이 박으뜸 기자(acepark@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