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계 질환

‘올림픽 피서족’들이여, 한여름 밤 치맥 즐기다 역류성 식도염 걸린다

pulmaemi 2012. 8. 1. 08:40

‘역류성 식도염’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18.3% 증가 추세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

직장인 김현민(33)씨는 한여름 밤 올림픽 생중계와 함께 시원한 맥주야식을 즐기는 ‘올림픽 피서족’.

그는 “요즘 같은 무더위에는 치맥을 즐기면서 올림픽 중계방송을 시청하며 더위를 날려버리는게 최고다. 심야에 한창 우리 대표팀 선수들을 응원하다 출출한 배를 채우기 위해 자연스럽게 야식을 찾는다. 신나게 응원하고 배가 부른 채로 잠이 들어 잠도 잘 온다”고 말했다.

‘한여름 불청객’ 열대야와의 전쟁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런던 올림픽 열기까지 더해져 심야에 올림픽 경기 중계방송을 보며 ‘치맥’을 즐기는 ‘올림픽 피서족’이 늘고 있다.

그러나 여름밤 시원한 맥주와 야식의 유혹은 가슴이 타는 듯한 작열감과 위산 역류를 일으키며 ‘역류성 식도염’을 부르는 치명적인 주범이다.

◇ 비만이 역류성식도염 주원인? “No”…야식·음주 즐겨찾는 날씬한 여성도 ‘위험’

국민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 질환으로 진료 받은 환자는 2006년 146만2000명에서 2010년 286만2000명으로 나타나 최근 5년 동안 연평균 18.3% 증가했으며, 인구 10만명당 환자수도 2006년 3082명에서 2010년 5852명으로 연평균 17.4% 증가했다.

역류성 식도염은 유럽이나 미국과 같은 서구에서는 위식도역류질환 환자가 인구의 18~24%에 이를 정도로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식생활이나 생활습관의 서구화에 따라 우리나라에도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이다.

과거 몇 년 전에는 술, 담배 많이 하는 남자나 고령의 뚱뚱한 할머니에서 역류성 식도염이 주로 관찰됐으나 최근에는 남녀노소, 비만 유무와 관계없이 거의 모든 연령층에서 역류성 식도염이 관찰되고 있다.

위 내용물이 식도로 역류돼 가슴앓이나 산 역류와 같은 증상이 발생되는 것을 위식도 역류질환이라고 부르며 이로 인해 식도에 염증이 발생한 상황을 역류성 식도염이라고 한다.

가슴앓이가 가장 흔한 역류성 식도염의 증상이다. 이는 대개 명치끝에서 목구멍 쪽으로 치밀어 오르는 듯한 타는 느낌, 화끈거림, 쓰린 느낌 또는 불쾌감을 일으킨다. 이 증상은 등이나 목쪽으로 뻗칠 수 있으며 음식을 삼키기 어렵다고 느끼는 연하곤란과 함께 나타날 수 있다.

경희의료원 소화기내과 장재영 교수는 “일시적으로 위산의 식도 내 역류가 발생하는 것은 극히 정상적인 경우이지만 이와 같은 정상적인 생리 현상이 매우 자주, 빈번히 발생하는 경우가 역류성 식도염의 원인 중 가장 중요한 것이다. 복압이 증가될 수 있는 경우, 비만이나 식사 후에 바로 눕는다거나 야식을 먹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교수는 “하부식도괄약근압을 감소시키는 약물이나 음식, 술, 담배 등이 주범이다. 나이가 들면서 역류성식도염이 증가하는 것은 위식도접합부를 지지해주는 해부학적인 구조물이 약화돼 위산역류가 빈번히 발생하기 때문인 데 식도열공 등이 원인이다. 최근에 날씬한 여성에서도 역류성 식도염으로 고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는데 불규칙적인 음식 섭취, 흡연의 증가, 스트레스에 의한 위산분비 증가 때문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덧붙였다.

◇ 바레트 식도를 가진 사람, 식도암 걸릴 확률 ‘40~50배 증가’

심한 역류성 식도염이 오랜 기간 지속되면 식도의 점막에 만성적인 손상이 오게 된다. 이 결과로 식도의 점막이 마치 위의 점막이 비슷하게 변할 수 있는 데 이러한 바렛트 식도가 있게 되면 선암이라고 불리는 드문 형태의 식도암이 자주 발생하게 된다.

서구의 조사에 따르면 역류성 식도염의 결과로 바레트 식도를 가진 사람은 식도암에 걸릴 위험이 건강한 사람에 비하여 40~50배 가량 증가한다고 한다. 따라서 역류성 식도염과 함께 바렛트 식도라는 병변을 가진 환자들은 다른 사람에 비해 보다 자주 내시경 검사를 받을 필요가 있다.

역류성 식도염은 잘못된 식생활 습관에서 비롯되므로 생활환경이 개선될 때까지 약물을 장기간 투여해야 한다. 생활습관을 교정시키지 않으면 원인이 제거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약제를 끊으면 바로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있을 경우 적어도 3개월 이상 약물을 복용해야 식도 내의 염증이 가라앉는다. 약물을 투여하면서 동시에 잘못된 생활습관을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장재영 교수는 “가장 중요한 것이 살을 빼는 것이다. 자기 전 음식 섭취를 삼가고, 식사 후 적어도 2~3시간 이상 눕지 말고, 취침 시 높은 베개를 베고,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하부식도괄약근압을 감소시킬 수 있는 약물이나 음식을 삼가 하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이어 장 교수는 “피해야할 음식으로는 커피, 코코넛, 땅콩, 초콜릿 등의 견과류, 위산분비를 증가시킬 수 있는 신 과일 종류이다. 잘못된 식습관을 고치고 음주와 흡연을 삼가고 살을 빼는 것은 역류성식도염의 치료인 것과 동시에 건강하게 장수할 수 있는 이상적인 전제조건이다. 그러므로 생활환경의 개선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는 역류성식도염의 예방법 및 치료법이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남연희 기자(ralph0407@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