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경영연구소
소장 황 장 수
1. 대공황이 닥치면 우리의 삶이 어떻게 변화되고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잘 실감이 나지 않는다.
사람들은 대체로 자기의 삶의 조건이 어느 날 갑자기 악화되면 그 현실을 인정하기 보다는 거부하는 『현실부정』 현상이 강하기 때문이다.
지금도 대다수 국민이 언론을 통해 전해지는 심각함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고민하기 보다는 내가 물린 『주택대출』이나 『내 직장』, 『내 사업』의 안위를 위해 막연히 『저러다 말겠지』하고 애써 낙관론을 유지하고 싶어한다.
자기의 삶을 떠 받치고 현실적 토대가 조금이라도 무너지고 없어져 버린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은 무척 힘든 일이다.
주말외식, 극장구경, 맛있는 식품구입, 해외여행, 사교육, 여름휴가, 스타벅스 커피, 좋은 옷, 좋은 집 등 개인과 가정을 둘러싼 안락함과 쾌적함이 어느 날 사라진다는 것은 악몽에 다름없다.
대체로 사람은 나아지는 현실은 적응을 잘 하지만 나빠지는 현실에는 적응을 하지 못한다.
대공황은 우리 개인의 일상과 사회의 정치, 경제, 사회 전반에 엄청난 변화와 충격을 던져 줄 것이다.
새로운 삶의 상황 즉 『뉴 노멀(New Normal)』을 받아들여 우리의 모든 사고와 삶의 방식을 완전히 바꿔야만이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이다.
2. 『대공황』 시대의 『New Normal』은 과연 무엇인가?
경제의 모든 요소 즉, 수출, 투자, 생산, 소비, 소득, 일자리, 성장, 물가 등이 모두 둔화되고 가라앉으며 장기 침체상태에 돌입하는 것을 의미한다.
저성장, 일자리 상실, 물가하락, 소비급감, 소득 축소 등이 일반적 현상으로 다가올 것이다.
오늘날 미국, 유럽, 중국, 일본의 예를 보면, 이들 나라 모두 한때 국가와 국민 모두가 돈을 펑펑 쓰며 소비를 즐기던 황금시대가 있었다. 과소비와 사치의 배경이었던 그 수입은 다 어디에서 나왔을까?
호황의 신경제(New Economy)라 불리던 그 시절이, 성장과 물가, 일자리가 모두 안정되는 『골디락스(goldilocks)』가 과연 경제학자의 말대로 『혁신과 기술변화』에서 온 것일까?
단언컨대 『신경제와 골디락스』는 없었으며 그것은 투기의 거품과 미래의 소득을 차입하여 당겨쓴 것에 불과했다.
경제는 『실물』이며 실물은 『부풀려지지 않는다』 원본 하나가 투기나 감언이설에 의해 copy되어 수백 장이 되는 『마술』이 경제에는 통하지 않는 것이다.
한국 경제와 소비를 10년 이상 받쳐온 핵심 축 또한, 투기와 사기술에 가까운 욕망 때문이 아닌가?
중산층 이상의 과잉소득과 과소비의 배경이 임금소득에 기인한 것인지? 아니면 부동산, 주식, 펀드 등에 의한 금융 및 자산 투기 소득 때문인지는, 모두가 잘 인지하고 있는 바다. 바로 그 대가가 늘어난 가계부채와 대공황이다.
『뉴노멀』은 거품이 사라진 사회에서 저성장, 저임금, 비정규직, 디플레를 마음에서 수용하여 이 시대를 살아나가는 자세를 고치는 것을 의미한다.
지금, 20년 불황의 일본에서는 차 없이 다니는 『청빈, 근검절약』이 미덕이 되어가고 있고, 미국에서는 사무실 조차 시간단위로 렌트하는 일이 일반화 되어가고 있다. 유럽에서는 아예 자식세대가 부모 집에 얹혀 사는 일이 일반화 되어가고 있으며 미국은 『결혼』이 안정적 신분의 세습의 주요 지표가 되고 있다.
3. 투기 거품이 어느 나라 보다 극심하고, 중산층, 서민에 보편화된 한국사회는 『거품의 소멸』이 가져오는 후유증과 쇼크가 극심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예상해 보면 총 1316조라는 수도권 주택시세는 대공황 본격 진입시 초기 1년에 최소 20%는 빠질 것이다(보통 거품소멸 쇼크 1년 차에 적용되는 하락가격이다)
이 경우 수도권에만 200조가 넘는 돈이 아파트 등에서 사라질 것이며 최종적으로 반 토막 수준까지 갈수도 있다. 이 경우 지금 하우스푸어의 상당수는 빈곤층으로 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사실 2001년 까지는 서울시내에서 1~2억원 안에 드는 아파트가 매우 많았다. 그때는 10년 장기 주택침체(이것이 사실 정상이다)라고 했는데 그 시절 결혼하고 집 사는 것은 열심히 10년 노력하면 다수가 가능한 시절이었다.
그 이후 10년간 중산층이 30년을 일해도 살 수 없는 기상천외한 아파트 가격 거품을 우리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 살아왔다.
『손수건 돌리기』 놀이처럼 『누구에게 떠 넘기면 되니까』하는 투기 욕망이 모두에게 스며든 것이다.
현재 한국의 부동산 거품에다 더해져 대공황보다 더 무서운 것은 세계최고 수준의 고령화 속도이다. 이 둘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켜 파국을 가져올 것이다.
한국뿐 아니라 일본→미국→중국→아일랜드, 네덜란드, 스페인, 영국 순으로 전세계가 부동산 투기에 차례로 가담해왔고 차례로 거덜이 나며 이제 막대한 빚만 남았다.
부동산의 뒤를 이어 금융투기가 시작되었고 이것 또한 2008년 세계금융 위기로 작살났다.
『투기의 역사』란 책은 17세기 네덜란드의 『튤립투기』가 시작되고 소멸되는 과정을 세밀히 보여준다.
꽃 한 송이가 집 한 채 가격인 것이 말도 되지 않는 어리석은 투기이듯이 30년도 못살고 새로 지어야 하는 아파트가 5억, 10억 하는 것 또한 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곧 타의에 의해 인지될 것이다.
시골 노인네까지 파생상품, 펀드, 주식 투기에 끌어들여 한때 파생상품거래 세계 1위라는 금융투기도 이제 끝물이 임박했다.
이미 1년 새 200조가 빠져 시총이 1050조인 주식시장은 대공황 가시화 1주 만에 다시 수백 조가 빠지며 곧 반 토막이 날 것이다.
어제 IMF 세계 경기 둔화가 가속화 되고, 그에 따라 수출로 먹고 사는 나라에 위기가 올 것이라며 그 대표로 한국을 지적했다.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무역, 자본 개방도에 최고 수준의 FTA로 활짝 문을 열어 젖힌 MB 정부의 대가를 MB 퇴임 전에 분명히 우리는 두 눈으로 목격할 수 있는 것이다.
주식 시장 폭락은 말할 것도 없고 수출대기업이라 몇 년간 재미 본 몇몇 재벌사들도 『곡 소리』가 나기 시작할 것이다.
대공황 이후 전세계는 보호무역으로 귀결되는 것이 당연한 이치이다.
자기나라 국민이 죽어나가는데 외국물건을 누가 사겠는가 이때는 FTA고 IMF고 WTO고 아무 소용이 없게 된다.
우리는 97년 IMF 직전 전 사원이 골프도 치고 책도 사 읽어라고 상품권도 주며 호기를 부리던 한 재벌이 IMF를 맞아 수만 명 직원을 버리던 모습, 『세계경영』을 한다고 큰 소리 치다 『자기기업 경영』도 못하고 공적 자금 수조 빼돌리고 국민들에 수십 조 떠넘긴 재벌총수들을 기억한다.
위기가 오면 수출대기업, 재벌부터 목 자르기에 앞장서고 하청, 납품, 중소기업 순으로 해고가 판을 칠 것이다.
97년의 외환위기는 일국 위기였지만 현재의 대공황은 세계 위기이고 이미 탈출 수단도 용도가 다하여 데미지의 깊이는 훨씬 깊은 것이다.
자영업자 또한 100만원 이하 수입을 올리는 전체의 절반 이하가 사라지게 될 것이다.
현재 800만인 빈곤층은 머지않아 그 두배 이상으로 늘어나게 될 것이다.
곳곳에 실업자, 해고근로자, 파산 자영업자, 중소기업 사장이 넘치는 현실에서 정부는 무엇을 할 수 있을 것인가?
4. 최근 『특권포기』, 『아파트 분양가 상한포기』 『과거발언』 등으로 시끄러운 여당과 어쨌든 이번 대선은 단일화로 이긴다는 야당이 알아야 될 것이 있다.
현재 여야의 공약은 서로 엇 비슷해지고,메가공약이 없어져 야당측이 더 센 공약을 찾고 있다는 이야기도 들리나, 어디에도 대공황 극복대책을 고민한다는 말은 없다.
현재 대공황이 진행되는 속도로 보면 불행히도 금년 12월 이전에 대공황의 전조가 한국에 도달할 것으로 보인다.
대공황과 같은 엄청난 경제적 충격과 변화는 대체로 정권을 바꾸는 경향이 일반적이다.
하물며 역대 한번도 겪어보지 못한 초대형 경제 쓰나미가 오는 마당에 한가하게 『분양가 상한』 운운해서야 어떻게 대선에서 이기겠다고 생각하는가? MB나 친이는 이 쓰나미 속에 자신의 실정은 하찮게 되어 같이 떠내려 갈 것이라 생각할 것이다.
굳이 이런 말을 하는 이유는 여야 정치권 모두가 쓰잘데 없는 한가한 소리 집어치우고 『대공황』 충격 완화책과 대공황 『뉴노멀』을 대선공약화하고 경쟁하라는 의미에서다. 여당 쪽에서는 오히려 큰 위기는 카리스마가 있는 측에 유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어떤 분들은 이 기회에 『한국』이 나서 잘못된 것은 다 정리하고 다시 출발해야 한다고 말하지만 그 사이에 죽어나가는 것은 서민, 중산층 들이다.
솔직히 투기 열풍에 동참해 한몫 잡자고 막차 탄 중산층의 잘못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 마당에 책임소재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최소한 모두의 상처가 적게 나오는 것이 중요한 것이다.
지금의 대선 지지도는 공황의 기류가 시작되기만 하면 무의미해진다.
야권 또한 현 상태로 설사 강남좌파, SNS와 팟캐스트 인기인, 극성지지자 모임을 결집시켜 대선에 겨우 이긴다 한들 대공황 진압실패의 책임을 몽땅 질 것이 틀림없다. 기존의 MB 실정, 복지, 경제정의 담론 수준과 야권 지식인 수준으로 기대난이다. 또 FTA 반대, 평화, 강정기지 논란으로 대선 끌고 가면 이 와중에도 MB 일가, 측근비리나 『5.16』논쟁, 네거티브와 검증 이 모든 것이 한 순간에 무의미해질 수도 있다. 준비 없는 무기력한 야당에 대공황은 역풍으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안철수는 세계 경제위기가 미치는 영향을 연구하고 있다고 한다)
97년에 한국 현대사 최초의 정권교체가 이루어진 이유는 DJP연합, 이인제 출마보다 외환위기와 IMF 체제 진입이라는 초유의 상황 때문이다. 정치권이 『관성』과 『도그마』와 『아집』, 조차 못 바꾸면서 어떻게 사상초유의 경제위기를 넘을 것인가?
솔직히 개인생각은 정치인들이 『뉴노멀 상황』에 적응이 가장 늦을 것으로 생각한다.
5. 그러면 도대체 어느 시점에 위기가 전세계적으로 현실화 될 것인가?
솔직히 거품의 폭발을 억누르고 있는 것은 세계 주요국가들의 정치적 이유가 가장 크다.
거품은 부채가 기반이기에 저절로 소멸되지 않는다. 그나마 적을 때 터지게 하여야 충격과 견적도 적게 나온다. 그럼에도 프랑스 등 유럽 각국,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세계 주요국가의 선거와 정권교체가 거품의 폭발을 계속 지연시켜왔다.
1500억 유로가 넘는 스페인의 부동산 부실 부채와 성장 동력을 완전히 상실한 채 부채에 기대어 살아가는 이탈리아(이 두나라 부채는 합하여 2조 3000억 유로)
나 이미 1000억 유로가 넘게 투입된 그리스가 얼마나 이대로 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지난달 말 EU 정상은 유로 은행동맹이나 유로본드 같은 공동부채 책임과 재정 통합에는 반대했고 핀란드는 빚을 전가하면 EU에서 탈퇴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다.
중국은 5세대 정권교체를 맞아 처음 7%대(이것도 중국정부 주장)으로 떨어진 성장둔화를 경기부양으로 커버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미국은 오바마가 재선을 위해 기를 쓰며 경기부양을 해도 자신의 당락을 가를 『마의 8% 실업률』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다. 지금 시리아가 내전으로 저 모양이라도 누구도 개입하지 않고 방치하는 것은 돈 때문이다.
폭탄 값, 비행기 오일 값도 쓸 돈이 없는 것이 강대국과 열강의 비참한 현재 처지이다.
결국 스페인이나 이탈리아 같은 유로존 메이저 국가가 구제금융 요청에 나서고 중국의 수출둔화와 경착륙이 급격히 오는 시점이 위기의 시작이 될 것이다. 그 시점은 올 4분기인 9월 이후부터 가시화 되기 시작할 것이다.
빠르면 금년 말이고 늦어도 내년은 절대 넘길 동력이 없다.
멀쩡한 누군가가 부실한 쪽을 커버해야 하는데 세계 누구도 멀쩡하지 않다는 것이 현재의 비극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각국의 경기부양의 여력은 이미 다 소진됐고 상황도 만성으로 더 악화되어 있다.
견디다 못한 누군가가 먼저 대공황 시작의 방아쇠를 먼저 당길 것이다.
지금 겉으로 대공황이라 말을 하는 순간 그 말 자체가 패닉을 가져올까 쉬쉬하지만 속으로는 점점 많은 사람이 그 공포를 내심 두려워하며 긴장하고 있다.
심리적 패닉 배경이 갖춰져 있어 일단 뭔가 터지면 심리적 쇼크가 곧바로 실물에 옮겨 붙어 『야성적 충동』(경제는 잘 나갈 때도 그렇지만 위기 때 충동이 더 번지는 속도가 빠르다)으로 순식간에 들불처럼 번질 것이다.
금융자산, 부동산 폭락과 함께 금융기관의 뱅크런과 디폴트가 이어질 것이다.
주요 채무국가는 디폴트를 선언할 것이고 각국의 소비는 얼어붙을 것이다.
무역시장은 축소되고 상품자산의 가격도 급락할 것이며 무역, 자본개방도가 높은 국가가 충격이 가장 클 것이다.
수출이 급락하고 외국자본은 이탈하며 환율은 급등하고 내수 축소될 것이다. 투자와 생산은 줄고 일자리가 줄어들며 다수의 중소기업 자영업은 문을 닫는 순서로 진행될 것이다.
2008년부터 사실상 『초진』의 신호가 났다고 보면 4년이 지난 지금 『본격적인 진동』이 시작될 시점인 것이다.
빠르면 금년 말 늦어도 내년인 것이다.
6. 이번 위기의 원인은 무엇인가?
누구도 이번 위기의 원인이 무엇인지 명쾌하게 답을 못하고 있다.
하나가 아닌 여러 원인이 복잡하게 뒤얽혀 나라별로 금융, 재정, 실물위기로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기에 현 시점에서 딱 떨어지는 분석이 나오지 않는다.
그간 신자유주의 대세 속에 숨죽이고 기가 죽었던 사회주의자와 막시스트는 마르크스의 부활과 자본주의 종말이라고 환호한다.
그런데 정작 그들도 문제해결과 다음 단계의 사회는 어떤 모습인지 묵묵부답이다. 다시 과거의 실패한 현실사회주의로 돌아갈 수는 없다.
원인을 알아야 해답도 나오는데 경제학자들은 현실을 쫓아가며 적당히 포장하는 사람이고 현재의 수혜자이기에 이들에게 답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이다.
투기와 탐욕, 부채과다 차입, 혁신의 상실, 자유무역과 세계화, IT산업과 기계화의 진전 등 고도산업화에 따른 문명전환의 문제, 대의민주주의 한계와 정치적 리더십의 약화, 이들 중 무엇이 주 원인인지 아직 딱 집어 지적할 만한 확신이 없다.
과거 1차 대공황의 원인으로 도금시대의 탐욕적 문어발, 『날강도 귀족들』, 『제국주의』, 『보호무역』, 『투기열풍』 등이 지적 되듯이 여러 원인들이 시간이 가며 정리될 것이다.
시대는 달라도 『초강대국의 전쟁 투기몰두』, 『다국적 기업』, 『EU라는 무리한 초국적 집단』, 『중국의 탐욕적 부상』, 『투기자본의 초국적화』, 『자본의 집중과 유효수요의 근본적 부족』 등 유사한 공통점들이 이번에도 존재한다.
7. 대공황이 가져다 주는 『뉴노멀』은 국민개개인과 사회에 삶의 방향과 궤도 수정을 요구한다.
출산, 보육, 교육(특히 사교육), 대학, 스펙, 취업, 결혼, 승진, 재테크, 출세, 은퇴, 노후대비, 장례로 이어지는 우리의 라이프 사이클에서 끼여있는 『모든 거품』을 걷어내야 한다.
과시, 사치, 욕망, 쾌락이 지배해온 삶이 내실, 검소, 절제, 인내로 바뀌어야 하는 시점이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여태까지 우리의 삶은 나 자신을 위한 것이라기 보다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측면이 더 강했을 수 있다.
좋은 직장과 스트레스 및 살인적 노동, 좋은 집과 평생의 시간적 여유, 고급 차 및 명품과 부채와 몰락의 위험을 서로 바꾸어 가며 남을 의식하고 살아왔다. 남이 하니 뒤질까 무의식적으로 따라서 투기에 가담해 왔다.
지금 자기도 모른 채 공황 속에 들어선 일본인들도 특유의 인내와 절제로 어려운 시간에 적응하고 있다. 아마 본격적으로 대공황이 시작되어도 가장 잘 견딜 민족 중의 하나가 일본이다. 한국은 일본과 다르다.
지금 대공황도 아님에도 자살률, 국민행복지수 세계 최고나 최악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의 상황에서, 상대적 빈곤감 확대와 사회안전망의 미비는 대공황의 고통을 몇 배 가중시킬 것이다.
심지어 국가의 역할에 대해 절망적으로 생각하는 사람들 중에는 차라리 『빈곤의 평준화』가 빨리 오기를 학수고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상황이 우리를 강제로 압박하기 전에 이 모든 것을 『새로운 시대적 표준』 즉, 『뉴노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마음을 고쳐 먹는 것이 이 시대를 살아가는 건강한 자세이다.
미련 버리고 부채를 정리하고 투기를 미련 버리고 남은 돈을 현금화하며 사치와 분에 넘치는 소비를 자제해야 한다.
또 과거 1930년대의 공황의 사례나 일본의 20년 침체, 외국의 경제위기 진행과정을 연구하고 지켜보며 현시점에서 어떠한 노력이 최선인지 고민해야 한다.
그리하여 대공황을 다같이 극복하고 보다 나은 미래를 위한 질서 구축에 연대하여야 한다.
8. 이 상황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도대체 무엇인가?
니콜라스 케이지의 『노잉』이라는 영화를 보면 마지막에 지구의 종말을 맞이하는 한 가족의 모습이 매우 이상적이다.
여기서 주인공은 자기 할 일은 다한 채 마지막으로 담담하게 가족에 돌아가 운명을 맞이한다. 대공황이라는 어려운 상황 속에도 우리가 할 일은 최선을 다해 더불어 살아남는 것이다.
대공황이 어려운 일일 수도 있겠지만 새로운 출발의 기회라는 생각을 가져야 한다.
뉴노멀이 대세가 되고 지속 가능한 시대적 패러다임의 합의가 시간이 걸리더라도 완성될 것이다. 결국 물질적 고통의 감수문제인 것이며 사고의 전환 문제인 것이다.
인간의 탐욕이 투기와 부채를 낳고, 삶의 방식을 사치나 쾌락으로 황폐화 시키고 개인과 가정 사회를 파괴해 왔다면 이제 참다운 인간의 삶이 무엇인가?라는 교훈과 새로운 출발의 기회를 대공황에서 깨달아야 한다. 그렇게 된다면 이 또한 가치 있는 일이다.
1800년 후반과 1900년대 초 30년간 지속된 호황과 미국의 도금시대(The Gilded age)는 탐욕과 황금만능주의의 욕망, 약자에 대한 착취가 판을 친 시대였다.
이 시기는 양심, 도덕, 공정성은 개나 줘버리는 시대였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승자, 부자가 최고인 시대였다.
이 황폐한 타락의 시대는 결국 대공황으로 종말을 고했고 2차 대전이 터지고 이후 더불어 사는 각종시스템이 마련되어 60년을 더 버텼다.
이번 대공황은 역시 여력이 다한 현재의 자본주의 운영 체제와 정신적 타락으로 초래되었다.
그 이후가 어떻게 변해가든 새로운 경제 사회운영 패러다임과 정신적 질서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된 것이다.
문제는 이번의 파국에 아무 잘못도 없는 투기로 탐욕도 없는 무해한 서민과 빈민층 들이 그 최대 우선적 피해자이기에 이들에 대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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