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심혈관계 질환

심내막염 환자, 합병증 발생 낮추려면 조기 수술 받아야

pulmaemi 2012. 6. 29. 11:10

‘48시간 내 조기 수술’로 합병증 크게 낮춰

 

[메디컬투데이 최완규 기자]

심내막염 환자는 진단 후 48시간 이내에 조기 수술을 받아야 사망률 등 합병증 발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서울아산병원은 심장내과 강덕현 교수가 세계 최고의 의과학 저널로 손꼽히는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심내막염 치료에 대한 조기 수술과 관습적 치료법의 비교’에 관한 연구논문을 게재하는 쾌거를 올렸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심장판막에 염증을 유발해 높은 사망률과 심각한 후유증을 발생시키는 심내막염에 관한 치료법을 제시한 것으로 심내막염 환자의 치료를 기존 ‘항생제 투여와 증상 치료’에서 진단 후 48시간 안에 수술을 시행하는 ‘조기 적극 수술’로 새롭게 정립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지금까지 심내막염의 치료법은 4주 내외의 항생제 주사를 통해 원인이 되는 세균을 제거하고 이후 상황에 따라 수술을 하는 방법이었다. 조기 수술은 감염된 심장판막에 더 큰 부담을 준다는 생각에 거의 시행되지 않았으며 실제 치료 방향과 과정도 의료진의 개인적 판단에 의해 좌우되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강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심내막염 환자는 진단 후 48시간 이내에 조기 수술을 해야 사망률 등 합병증 발생률을 크게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심내막염 발생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색전증 발생 가능성이 급격히 높아지기 때문에 조기 수술이 더욱 중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 교수는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진료를 받은 심내막염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환자의 상태를 추적 관찰했다. 이 중 37명은 강 교수의 새로운 치료법대로 48시간 안에 조기수술을 했고 나머지 39명은 기존처럼 4주 내외의 항생제 치료 후 상황에 따라 수술을 했다.

그 결과 조기에 적극적으로 수술을 받은 환자의 합병증 발생률은 37명 중 1명으로 2.7%에 불과했지만 기존 방법으로 치료를 받은 환자군에서는 같은 기간 동안 39명 중 11명에게 뇌경색, 동맥협착 등의 질병이 발생해 28.2%의 높은 합병증 발병률을 보였다.

기존 치료법대로 항생제를 맞고 세균을 조절하는 4주의 시간동안 오히려 심장판막 기능이 빠른 속도로 악화됐고 색전증으로 인해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한 것이다.

특히 조기수술을 받은 환자군에서는 뇌손상을 유발해 신경마비와 언어장애 같은 심각한 후유증을 유발하는 뇌졸중은 단 한건도 발생하지 않았으나 기존의 치료 방법대로 시행한 환자에서는 심내막염 진단 후 6주 만에 5명의 환자에게 뇌경색이 발생했다.

강덕현 교수는 “색전증의 65%가 뇌혈관을 침범하고 결과적으로 전체 심내막염 환자의 20∼40%에서 뇌경색으로 인한 사망 및 장애가 동반되므로 심내막염 환자의 최선의 치료를 위해서는 조기부터 적극적으로 수술을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강 교수는 “NEJM에 이번 논문이 등재됨에 따라 그동안 불명확했던 치료 방침으로 의학계에서도 고민을 거듭했던 심내막염 환자를 위한 최선의 치료법이 제시됐다”며 “심내막염을 감기와 혼동하다 생명이 위협받는 경우도 많은 만큼 심장판막증이 있는 환자들은 7일 이상 치료를 받아도 고열, 오한 등의 증상이 지속된다면 심내막염을 의심하고 정확한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