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자폐증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와 발병원인 첫 발견

pulmaemi 2012. 6. 18. 13:00

자폐증의 유전요인과 새로운 치료법 제시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

국내 연구진이 자폐증의 유전적 요인과 발병원인을 규명하고 약물 부작용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자폐 치료법을 제시했다.

14일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서울대 강봉균 교수, 연세대 이민구 교수 및 KAIST 김은준 교수가 주도하고 원혜정, 이혜련, 지헌영, 마원, 김재익 박사(이상 제1저자)와 KAIST 김대수 교수 및 경북대 배용철, 이경민 교수 연구팀이 참여한 이번 연구가 교과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리더연구자지원사업(창의적연구)과 선도연구센터지원사업(SRC)의 지원으로 수행됐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시냅스 단백질을 만드는 유전자(생크2, Shank2)가 결핍되면 자폐와 비슷한 증상이 나타난다는 사실을 동물실험(생쥐)을 통해 발견했다. 이것은 생크2 유전자의 결손이 자폐와 관련된다는 최근 임상결과와 함께 생크2 유전자의 결손이 자폐를 유도한다는 직접적인 증거가 돼 의미가 크다.

자폐증은 ▲사회성 결핍 ▲반복행동 ▲정신지체 ▲불안 ▲과잉행동 등을 동반하는 뇌 발달 장애로 전 세계 인구의 1~2%인 약 1억명이 증상을 보이는 심각한 뇌 질환이다.

연구팀은 생크2가 결손된 생쥐에서 사회성 결핍, 인지학습기능 저하, 반복행동 및 과잉행동과 같은 자폐와 비슷한 증상들이 나타난 것을 확인했다. 또한 연구팀은 생크2가 결손된 생쥐는 NMDA(N-메칠 D-아스파르트산염) 수용체에 의한 신경전달이 감소했고 해마에서의 시냅스 가소성 등도 손상됐음을 관찰했다.

특히 연구팀은 특정 수용체(mGluR5, 대사성 글루타민산염 수용체5)를 자극해 NMDA 수용체의 기능을 간접적으로 회복시키는 것이 기존의 NMDA 수용체를 직접 자극하는 것보다 사회성 행동을 완전히 회복시킨다는 사실도 확인했다. 이것은 NMDA 수용체를 직접 자극하기 위해 사용하는 약물의 부작용을 줄일 수 있는 새로운 자폐증 치료법으로 평가된다.

연구팀은 NMDA 수용체의 기능을 직접적으로 회복시키는 약물을 사용하면 생크2가 결손된 생쥐에서 나타나는 NMDA 수용체 신경전달 이상과 사회성 결핍이 부분적으로(약 50%) 회복된다는 사실을 관찰했다.

또한 mGluR5 수용체를 자극해 NMDA 수용체의 기능을 간접적으로 회복시키는 약물(CDPPB)을 사용하면 생크2가 결손된 생쥐의 해마에서의 시냅스 가소성 손상이 회복되고 NMDA 수용체에 의한 신경전달 등도 정상화되며 사회성 결핍도 NMDA 수용체에 직접 작용하는 약물보다 더욱 효과적으로 회복되는 사실을 발견했다.

강봉균 교수는 “생크2 유전자 결손으로 인한 NMDA 수용체의 기능 저하가 자폐증을 일으키는 새로운 원인임을 밝힌 의미 있는 연구”라고 연구의의를 밝혔다. 또한 이민구 교수는 “신경조직에서 생크2 유전자의 생리적 역할을 새롭게 규명한 연구로서 국내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협력해 우수한 성과를 거둔 대표적인 사례가 될 것”이라고 연구결과를 평가했다.

아울러 김은준 교수는 "반복행동뿐만 아니라 자폐증의 주요한 증상인 사회성 결핍도 약물을 통해 충분히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증명한 연구로 자폐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과학전문지인 ‘네이처(Nature)’지 6월 14일자에 게재됐고 연구의 중요성을 인정받아 ‘Nature Reviews Drug Discovery’ 7월호에도 소개될 예정이다.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lgnumber1@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