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한 자각 증상 없어… 생활습관 조절 ‘필수’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
사람이나 자동차가 다니는 길이 있는 것처럼 우리 몸의 혈액도 혈관을 따라 전신을 순환하며 몸 구석구석까지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한다. 심장에서 혈액을 펌프처럼 뿜어내 온몸으로 보내는 과정을 수축기라 하고 전신에서 돌아오는 혈액을 심장으로 받아들여 확장되는 과정은 이완기라 하는데 수축기와 이완기의 혈압은 다르다.
따라서 혈압을 표시할 때는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을 함께 적는데 정상 혈압인 120/80mmHg에서 120은 수축기 혈압이고 80은 이완기 혈압에 해당한다.
60세 이상이 되면 고혈압은 감기처럼 흔하다. 게다가 이미 고령화 사회에 진입한 우리나라에서 고혈압 환자는 앞으로 더 늘어날 전망이다. 만성질환 중에서 단일질환으로 유병률이 가장 높은 고혈압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 특별한 자각 증상 없는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이란 혈액이 흐르면서 혈관에 가해지는 압력이 높은 것을 뜻한다. 대부분 140/90mmHg를 고혈압의 기준으로 보며 수축기나 이완기 혈압 중 어느 하나라도 기준보다 높으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고혈압까지는 아니더라도 수축기 혈압 120-139mmHg 또는 이완기 혈압 80-89mmHg인 경우는 ‘고혈압 전단계’ 라고 부른다. 향후 고혈압으로 진행될 위험이 높고 정상 혈압군에 비해 뇌심혈관 합병증 위험이 높은 상태다. 이 단계에서는 아직까지 약물 치료가 도움이 된다는 증거가 없기 때문에 철저한 생활 습관 조절 및 정기검진으로 예의 주시할 것이 권고된다.
고혈압은 만성질환 중에서는 단일질환으로 유병률이 가장 높다. 2007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4명 중 1명은 고혈압이 있으며 60세 이상에서는 무려 절반이 고혈압 환자에 해당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고혈압은 흔하다는 이유로 심각성을 인식하지 못한 채 방치하는 경우가 많은데 고혈압은 뇌졸중, 협심증, 심근경색, 심부전, 신장병, 말초혈관 질환 등의 주된 원인이므로 각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 또한 고혈압은 주요 장기에 심각한 문제가 나타나기 전까지 특별한 자각 증상이 없기 때문에 ‘소리 없는 저승사자’ ‘침묵의 살인자’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위험한 질환이다.
◇ 전문가 조언에 따른 적절한 운동요법은 필수
고혈압을 예방하기 위한 생활습관을 조절의 첫 번째 방법으로는 운동요법이 있다. 고혈압 전 단계에서 꾸준히 운동을 하면 두 달 이후부터 혈압이 안정되고 고혈압 1, 2기에 속한 사람들은 수축기 및 이완기 혈압이 5mmHg가 감소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신체를 움직이는 유산소 운동은 고혈압의 위험을 줄이는 가장 쉬운 방법이지만 고혈압 환자의 경우 운동요법을 실시하기 전에 반드시 의학적 검사가 병행된 전문가의 조언이 필요하다. 만약 어지럽거나 현기증이 일어나면 하던 운동을 중단하고 전문가의 자문을 구해야 한다.
또한 호흡을 정지한 상태에서 하는 역기, 아령, 벤치프레스 같은 무산소성 운동이나 등장성 운동은 삼가는 것이 좋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꼭 하고 싶다면 스트레칭을 철저히 하고 러닝머신 등을 이용해 가벼운 강도로 반복하는 순환 방식으로 유산소 운동을 해야 한다.
고혈압 관리를 위해 권장되는 운동은 걷기, 달리기, 줄넘기, 수영, 자전거 타기 등 동적인 운동으로 그중에서 본인이 좋아하는 운동을 선택하여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한다. 처음에는 걷기로 시작해 점차 운동량을 늘려가도록 하며 최대 심박수의 60% 이하로 구체적인 운동부하 강도를 설정해주는 것이 좋다. 운동 시간은 30-60분으로, 준비 운동, 본 운동, 정리운동으로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 신선한 재료로 가정에서 준비한 식사가 좋다
만약 고혈압 환자이면서 비만하거나 대사 증후군이 있다면 식사요법으로 체중을 감량하는 것이 중요하며 하루에 필요한 에너지를 알고 체중 감량을 위해 섭취할 목표량을 계산해야 한다.
보통 일주일에 0.5kg 정도씩 서서히 살을 빼는 것이 건강을 유지하면서도 체중을 줄일 수 있는 좋은 방법이다. 식사량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면 효과가 크고 유지하기도 수월하기 땨문이다.
고혈압 관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염분 섭취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식사에서 염분 섭취의 주된 원인은 김치와 같은 저장식품과 국물이기 때문에 짠 음식의 섭취를 최소화하고 국물을 적게 마시는 식생활 습관을 들여야 한다.
햄, 베이컨, 소시지, 어묵, 치즈, 통조림 같은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외식은 장기간 보존하거나 맛을 내기 위해서 많은 나트륨을 포함하고 있기 때문에 자칫 한 끼 식사로 하루 권장량을 초과하는 많은 양의 소금을 섭취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연세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박성하 교수는 “신선한 채소, 과일, 잡곡, 콩류, 해조류에 많이 들어 있는 섬유소는 혈압을 직접적으로 낮추지는 않지만 혈중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에너지 없이 음식의 부피를 늘려 체중 조절에 도움이 된다”며 “고혈압 환자에게 과량의 술은 혈압을 상승시킬 수 있고 혈압강하제의 약효를 떨어뜨리므로 제한해야 하며 술은 열량도 높기 때문에 비만인 경우에는 더더욱 삼가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메디컬투데이 안상준 기자(lgnumber1@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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