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이 마르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 섭취해야
[메디컬투데이 이슬기 기자]
# 50대 이 모씨는 요즘 낮이건 밤이건 입 안이 건조해져서 고민이다. 침이 말라 혀가 하얗게 보이며 항상 입안이 텁텁하고 쉰맛이 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혀가 갈라져 음식을 먹기도 힘들고 맛도 제대로 못 느낀다. 입이 말라 물을 자주 먹고 무설탕 껌도 씹는데도 좋아지지 않아 고통을 겪고 있다.
구강건조증은 당장 질환을 일으키거나 큰병이 되지 않기 때문에 무심코 지나치기 쉽다.하지만 방치하면 음식섭취부터 구강건강까지 크게 방해받게 되는데 이러한 구강건조증의 치료법에 대해 알아본다.
◇건강한 성인은 하루 1.5ℓ 침 분비
침은 잠을 자거나 안정을 취하고 있을 때도 자기도 모르게 조금씩 분비돼 항상 입안을 촉촉이 적셔준다. 이렇게 분비되는 침은 건강한 성인의 경우 하루 1.5ℓ정도에 이르지만 계속 삼켜지기 때문에 많다는 것을 못 느낀다.
정상적인 침은 수분과 전해질 뿐 아니라 당 단백질과 항균 효소를 포함하고 있다. 침의 분비량이 많을수록 소화가 잘 되는 셈이다. 또한 미끄러운 점액질 형태로 돼 있어 윤활유 역할을 하므로 입안의 점막을 부드럽게 해주며 음식물이 식도로 넘어가는 데 도움을 준다.
침이 없으면 충치 발생 가능성, 치주염, 구강점막염 등 구강 질병이 생길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처럼 중요한 역할을 하는 침이 지속적으로 분비되지 않아 입안이 마르면 구강건조증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전남대치과병원에 따르면 구강건조증은 침 분비기관 자체에 문제가 생겨서 발생하거나 또는 약물로 인한 부작용, 빈혈, 당뇨 등으로 인해서도 나타날 수 있다. 또 스트레스와 같은 정신적인 요인이나 방사선 치료, 계속적인 비타민A의 부족 등도 구강건조증과 연관이 있다.
일반적으로 안정된 상태에서의 타액분비량이 1분당 0.1㎖ 이하이면 구강건조증으로 진단할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의 경우 침 분비가 현저히 줄어드는데 이는 입주변의 근력이 약해지고 타액선에 자극이 전달되지 않기 때문이다.
구강건조증이 생기면 입안의 모든 기능에 장애가 초래된다. 씹고 삼키는 것이 힘들고 입안이 타는 듯한 느낌이 드는가 하면 맛도 잘 느끼지 못할 뿐만 아니라 침의 중요한 기능 중 하나인 항균작용이 약화돼 충치, 프라그 형성, 치은염 등과 심하면 잇몸질환, 치주질환, 치아소실까지 발생할 수 있다.
전남대치과병원 구강내과 김병국 교수는 “구강건조증 환자들은 대개 입 냄새가 나고 입안이 끈적끈적해져서 말하기가 힘들어질 수 있으므로 이로 인해 대인관계에 문제가 생기고 심지어는 우울증까지 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게 가장 중요
구강건조증은 원인을 찾아 제거하면 바로 증상이 개선된다. 그러나 원인 질환을 치료하기 어렵고 침 분비를 촉진시키는 약물이나 호르몬 요법은 안전성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가장 효과적인 치료법은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다. 우선 구강을 청결하게 하고 입이 마르지 않도록 충분히 수분을 섭취해 주는 것이 좋다.
무설탕 껌이나 신맛이 나는 과일, 비타민C, 레몬, 설탕, 캔디 등을 먹어 침샘을 자극시키는 것도 좋은방법이다. 또한 보리차나 감잎차를 끓여 시원하게 식힌 후 조금씩 마시는 것도 권장된다.
특히 음주·흡연·과로 등을 삼가고 커피·녹차·탄산음료·염분이 높은 국 등은 수분 섭취에 도움이 되지 않으므로 피하도록 한다. 알코올 성분이 함유된 구강세척제는 입안을 더욱 건조하게 만들 수 있으므로 피하는 게 좋다.
이 외에 침분비 기능이 없거나 모자란다면 인공 타액제를 사용할 수 있다. 여러가지 타액제가 있는데 간단하게는 물병에 물을 가지고 다니면서 조금씩 자주 마셔주면 된다.
아울러 구강건조증이 있는 환자들은 치아의 표면이 부식돼 치아가 얇아질 수 있으므로 꾸준한 치아관리가 중요하다. 2∼3개월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치과를 방문해 치석제거를 위한 스케링을 하고 치아에 불소도포를 하면 부식 예방에 좋다.
약국에서 판매하는 충치예방용 불소 가글을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단 음식, 달라붙는 음식, 끈적끈적한 음식 등의 섭취를 줄이고 야채와 수분이 풍부한 음식을 섭취하는 것도 권장된다.
김 교수는 “패스트푸드보다는 많이 씹게 되는 야채, 생선 등으로 식습관을 개선하면 침 분비에 도움이 된다”며 “특히 신진대사 저하로 갈증을 못 느끼는 노인들은 의도적으로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을 갖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메디컬투데이 이슬기 기자(s-report@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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