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메릴랜드대학 예방심장병학센터 소장인 마이클 밀러(Michael Miller) 교수팀은 경쾌한 음악이 혈관기능을 높여준다고 밝혔다. 반면 스트레스를 받는 음악을 들으면 혈관이 수축하고 혈류가 줄어들어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한다. 이번 지견은 제81회 미국심장협회(AHA)에서 발표됐다.
피험자 자신이 선곡
밀러 교수는 “이미 과거에 웃음 혈관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음악도 이러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다.
음악에 대한 기호와 사고방식은 사람마다 다르기 때문에 이번 연구에서는 피험자가 직접 선곡하도록 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건강한 비흡연자 10명(남성 7명, 평균 36세)이 4단계로 구성된 무작위 시험에 참가했다.
1단계에서는 피험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려주었다. 음악은 피험자가 직접 갖고 오거나 사전에 피험자 의견을 듣고 준비했다.
2단계에서는 피험자가 불안해하는 음악을, 3단계에서는 이완할 수 있는 음악을 들려주었다. 마지막 4단계에서는 코믹 비디오를 보여주었다.
피험자는 4단계 모두에 참가했지만 순서는 무작위로 결정됐다. 또한 피험자에게는 각 단계를 실시하기 전 적어도 2주 동안은 좋아하는 음악을 못듣게 했다.
감정이 필요 이상으로 증가해 감정 표현능력이 저하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FMD치 26% 증가
실험 전달에는 반드시 금식하도록 하여 피험자의 베이스라인 지표로서 혈류의존성 혈관확장반응(FMD)을 측정했다.
FMD를 측정하는 이유는 운동, 감정, 약물 등 다양한 자극에 대한 혈관내피 기능을 조사하기 위한 것이다.
혈관내피는 혈관 긴장에 큰 영향을 주며, 혈류를 조절하거나 응혈이나 혈액농도를 바꾸고 상처, 감염증, 자극에 반응하여 화학물질 등을 분비하여 심혈관질환 발병에 관여하는 중요한 인자이기도 하다.
FMD 측정법은 혈압측정용 커프로 상완동맥을 압박했다가 풀어준다. 초음파 장치로 혈관직경의 변화를 측정해 그 결과를 퍼센트로 표시하는 것으로, 급격한 혈류 증가에 대한 혈관의 반응을 측정했다.
30분에 이르는 각 단계의 실험 중에도 FMD를 측정하여 베이스라인 때부터 나타난 변화를 평가했다. 실험은 적어도 1주간의 휴식기간을 두고 다음 단계에 진행됐다. 연구 기간은 6∼8개월 동안 FMD 측정은 1인당 16회, 총 160회 실시됐다.
그 결과, 상완동맥의 FMD치는 베이스라인에 비해 즐거운 음악을 들은 후 평균 26% 증가했다. 반면 불안을 느끼는 음악을 듣자 6% 낮아졌다. 밀러 교수는 “즐거운 음악과 불안해지는 음악을 듣기 전후의 차이가 매우 크다는 사실에 놀랐다”고 밝혔다.
웃음을 유도하는 실험에서는 FMD치가 19% 증가해 유의한 변화를 보였다. 이완시켰을 경우에는 평균 11% 증가했지만 통계학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피험자가 좋아하는 음악을 들으면 혈류가 증가하고 혈관내피가 확장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이러한 건강에 대한 긍정적인 반응은 교수가 2005년에 실시한 웃음에 대한 연구에서 얻어진 지견과 매우 일치한다. 교수에 따르면 피험자는 선호하는 음악으로 컨트리 뮤직을 선택했으며 불안을 느끼는 음악으로는 헤비메탈이었다.
교수는 “각자 선호하는 음악이 있는 만큼 큰 의미를 두고 싶지는 않지만 분명한 것은 컨트리 뮤직은 경쾌하고 활기가 있고 사랑 노래가 많은 것은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생리학적 반응이 관여 밀러 교수에 따르면 혈관 건강에 좋은 반응과 좋지 않은 반응에는 음악 종류에 대한 생리학적 반응이 관여하고 있다. 이러한 생리학적 영향이 뇌속 엔돌핀의 활성에도 영향을 주었을 수도 있다. 교수는 “감정적 요소란 엔돌핀에 의한 매개효과일 수 있다. 적극적인 음악감상이 전향적인 감정을 일으키는데 엔돌핀 방출도 일정 역할을 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 이번 지견은 심장 건강을 위해 일상생활에서 할 수 있는 예방 전략이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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