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청년 건강

알콜 유혹에 빠진 청소년들…건강 '빨간불'

pulmaemi 2011. 7. 19. 08:55

어른들의 잘못된 술교육도 고칠 필요있어

 

[메디컬투데이 이슬기 기자]

청소년들의 음주가 점점 빠르고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음주문제는 다른 사건사고의 원인이 되는 것은 물론 청소년의 건강권을 저해한다는 적신호가 켜졌다.

◇ 아무렇지 않게 술먹는 청소년들, 건강권 '시급'

지난해 여성가족부(이하 여가부)가 조사한 ‘청소년 유해환경 접촉 실태 조사’통계에 따르면 청소년의 음주율은 심각한 수준이다.

조사에 따르면 음주 경험은 일반청소년이 51.9%, 위기청소년이 83%로 과반수 이상의 청소년이 경험한 것으로 나타난 것으로 청소년전반에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또한 술을 마신 경험이 있는 청소년 중 1회 평균 음주량은 ‘소주 1~2잔’이라는 응답이 49.6%로 가장 높았으며 술을 마신 후의 유해행동으로는 ‘술마신 이후 외박이나 가출’을 한적 있다는 청소년의 응답이 58.5%로 가장 높은 비율을 보였다.

이러한 무분별한 청소년들의 음주는 너무 많은 사람들이 사고 있고 구하기도 쉽고 사회적으로도 허용되는 분위기 때문에 그 심각성이 쉽게 간과되곤 하지만 술은 가장 심각한 물질중에 하나이다.

청소년흡연음주예방협회에 따르면 청소년은 신체의 세포를 비롯한 모든 조직들이 아직 성숙되지 못했고 계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단계에 있기 때문에 알콜로 인한 폐해가 크다.

청소년들의 뇌 발달은 16세때 완성되는데 이 시기에 술을 마시면 뇌의 손상을 가져올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같은 양의 알코올이라도 청소년기에는 신체 주요 장기 및 뇌, 신경계 등에 악영향을 미치며 학습장애와 성장장애, 불안과 우울 증세 등이 온다.

협회 관계자는 "청소년 시기부터 술을 습관적으로 마시게 되면 성인이 돼 알콜 의존증에 걸리기 쉽고 지속적으로 폭음할 경우 짧은 기간에도 떨림이나 초조,발작 등의 금단증산을 나타낼수 있다"며 "가장 위험한 것은 급성 알콜 중독"이라고 말했다.

급성 알콜 중독이란 음주로 인해 의식 수준이나, 인지능력, 지각 정동 및 행태 또는 기타 정신 생리적 기능 및 반응의 장애를 초래하는 일시적 상태를 말한다.

술을 마셔서 급성 중독 상태일때 나타나는 신경학적 징후들로 말이 또렷하지 못하고 운동기능의 협응이 안되서 섬세한 일을 하지 못하고 보행시 비틀거리는 증상이 있으며 주의력과 기억력의 장애가 온다.

또한 심리적으로 기분이 불안정하고 변덕스러우며 성적인 행동이나 공격적인 행동을 억제하기 어렵고 말이 많아지며 행동적으로는 싸움을 하거나 판단력의 손상, 사회의 직업적 기능의 장애 등이 온다.

이러한 술에 대한 자제성이 부족한 알콜중독의 청소년들은 비행과 범죄로 이어지곤 한다.

지난 6월16일 강원도 춘천 모 고등학교에서는 술에 만취한 고교생이 여학생을 교실까지 찾아가 주먹으로 때리고 이를 말리던 여교사 멱살을 잡는 등 소란을 피워 물의를 빚은 사건이 있었다.

또한 그런가하면 올해 1월에는 술에 취해 주차된 차량 사이드 미러를 파손하는 등 인근 주차된 6대의 차량을 파손한 고교생 4명을 재물손괴 혐의로 불구속 되기도 했다.

◇ 청소년들의 무분별한 음주, "어른들의 책임도 커"

한편 이러한 청소년 무분별한 음주문화의 조장은 어른들의 잘못된 음주교육으로 인해 벌어진 것이라며 술 권하는 어른들의 인식부터 바꿔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 모 고등학교에 재학중인 고교 1학년 A군은 “처음 술을 먹게 된것은 명절때 어른들이 권하는 술이었고 어른들이 술을 주니까 술을 먹는것이 나쁜일이라는 것을 몰랐다”며 술에 대한 제대로의 인식을 못하는 반응을 보였다.

이에 청소년흡연음주예방협회 관계자는 “술은 어른에게 배워야 한다는 것과 명절에 있는 음복 문화로 부모는 자녀에게 술에 대한 절제력을 가르치려고 하지만 결과적으로는 자연스럽게 음주를 조장하게 된다”고 말했다.

지난 5월 미국 미네소타 대학교의 바바라 맥모리스 교수 연구진에서도 “부모에게 술을 배운 청소년들은 절주가 더 안된다”며 “주변 사람과 시비가 붙을 확률이 더 높고 필름이 끊길 때까지 마실 확률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결과를 밝혀 어른들의 술교육이 잘 지켜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여성가족부는 전통적으로 관대한 음주문화로 인해 청소년에게 술을 권하는 잘못된 관습을 개선해 술로부터 청소년을 보호하는 사회적 공감대 형성을 위해 ‘청소년 음주예방 공동캠페인 선포식’을 지난 13일 개최했다.

이날 선포식에는 청소년단체를 비롯해 여성·가족·학부모·보건의료·소비자·자원봉사 등 시민단체 대표 및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해 청소년을 보호하기 위한 실천서약을 발표했으며 술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 달라는 내용의 청소년 호소문과 금주헌장을 낭독하고 정부에 전달했다.

이에 여가부 백희영 장관은 “청소년 음주문제는 다른 유형의 청소년 비행에 비해 가볍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수 있다는 경각심을 부모부터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청소년에게 술을 권하지 않는 건전한 명절문화 만들기, 하계휴양지 청소년 음주예방 캠페인, 술은 부모에게 배워야한다는 잘못된 인식에 대한 부모교육 등 다양한 캠페인과 교육들이 연중 추진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메디컬투데이 이슬기 기자(s-report@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