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지외반증, 척추전만증 등 유발…굽 낮은 플랫슈즈도 조심
[메디컬투데이 양민제 기자]
흔히 다리가 길어 보이는 효과로 인해 여성들에게 인기가 좋은 하이힐이 최근 20cm 이상의 굽인 킬힐까지 나오고 있어 화제다.
특히 올 여름 유행 패션으로 하의실종 패션이 꼽히면서 이와 어울리는 신발로 굽 높이가 10cm 이상 되는 하이힐이 추천되고 있어 킬힐의 유행이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그러나 전문의들은 이처럼 높은 굽의 하이힐을 장시간 신을 때 무지외반증이나 척추전만증을 유발하는 등 발 건강에 쉽게 무리를 준다며 지적하고 있다.
◇ 하이힐, 무지외반증·척추전만증 등 유발 ‘심각’
하이힐의 폐해 중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단연 무지외반증이다.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두 번째 발가락 쪽으로 휘어지면서 엄지발가락 관절이 혹처럼 돌출돼 그 부위에 부종·통증 등의 증상이 동반되는 질환이다.
최근 발표된 국민건강보험공단의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무지외반증 발생환자가 77% 증가했으며 특히 여성환자 수가 3만6000명으로 조사돼 남성 5000명보다 7배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건국대학교 정형외과 정홍근 교수는 “킬힐 등 하이힐을 신으면 당장 증상이 나오는 것은 아니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 발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며 “하이힐을 신으면 발목 상태가 굴곡 되고 비정상적인 발목 상태로 걸어 다니기 때문에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하이힐을 신으면 발뒤꿈치쪽이 높아져 불안정한 걸음이 지속돼 걷는 도중 쉽게 접질리거나 삐는 양상을 보인다”며 “하이힐을 신은 상태의 걸음걸이는 아킬레스건이 긴장하고 인대를 불안정하게 만들어 결국 무지외반증 등을 유발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순천향대학교 정형외과 김연일 교수도 동의하며 “오랜 기간 하이힐 또는 신발 코가 좁고 앞이 뾰족한 신발을 신으면 체중이 엄지발가락에 집중돼 발 모양에 변형이 와 무지외반증을 유발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한편 정홍근 교수는 무지외반증 이외에 척추나 무릎 등에 미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한 지적도 했다.
정 교수는 “높은 하이힐을 신으면 자연스레 구부정한 자세가 돼 엉거주춤하는 걸음걸이가 된다”며 “이는 결국 척추 아랫부분이 안으로 들어가는 척추전만증 등 허리나 무릎 등에 무리를 준다”고 설명했다.
◇ 킬힐, 여름에 더 위험하다?
정홍근 교수는 여름철 하이힐 착용에 대해 주의를 요구했다.
정 교수는 “여름철에는 특히 여성들이 높은 힐의 샌들을 맨발로 신곤 하는데 이는 외부 환경에 피부 자체를 직접 노출시켜 문제가 발생한다”며 “뒤꿈치 피부가 거칠어지고 굳은살이 베기며 피부가 트거나 두꺼워져 결국 발 피부 건강에 악영향을 준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여름철 킬힐은 가는 끈으로 만들어진 경우가 많아 피부를 세게 조여 신경이나 피부 표면까지 상하게 하는 2차적인 문제를 발생시킬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정홍근 교수는 하이힐이 단순한 굽 높이의 문제만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정 교수는 “최근 유행하는 웨지힐 등 통굽이 있는 하이힐은 기본 하이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나은 편이다”며 “기본적인 하이힐은 흔히 앞이 뾰족해 앞으로 발이 쏠리는 경우가 대다수라 넘어지거나 접질리는 위험성이 높고 무지외반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에 따르면 웨지힐 등 통굽이 있는 하이힐은 신발 코가 뾰족한 경우가 별로 없어 굽이 높아도 기본적인 하이힐보다는 발에 무리를 덜 준다는 것이다.
◇ 4cm미만 굽 높이·운동화, 발 건강에 ‘최선’
전문가들은 무지외반증 등 하이힐이 주는 악영향에 대한 예방법과 치료 등에 발이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을 최선책으로 꼽았다.
정홍근 교수는 “굽이 낮고 볼이 넓은 신발을 신는 것 자체가 초기 치료법이자 예방법이다”며 “운동화나 4cm 미만의 굽을 가진 구두 등이 비교적 발 건강에 도움을 준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무지외반증의 증상이 생긴 후에는 편한 신발을 신는다고 해서 원상복구가 되지는 않지만 더욱 악화되는 것을 방지할 수는 있다”며 “다만 하이힐로 인해 심각한 변형이나 통증이 온 경우에는 수술 등으로 치료해야한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김연일 교수도 같은 의견을 표출했다.
김연일 교수는 “무지외반증의 경우 증상이 심하지 않을 경우에 진통제 또는 보조기가 사용되며 엄지발가락의 관절 즉 중족-족지골간의 관절내에 직접 스테로이드를 주입해 염증과 통증을 줄이기도 하나 반복적·장기간 다발성의 치료는 피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엄지발가락 관절의 외반각도가 30도 이상이나 통증이 심한 경우에는 연부조직유리술과 같이 무지내전근을 유리시키는 수술을 시행하지만 재발의 가능성도 많다”며 “40도 이상인 경우에는 연부 조직 유리술과 절골술을 병행한 수술적인 치료를 시행하고 수술 후 외반무지형의 보조기를 착용시킨 후 목발보행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예방법에 대해 김 교수는 “발이 편한 신발을 신는 것이 가장 좋은 예방법이지만 편한 신발을 신지 못하는 경우에는 최대한 신발을 자주 벗어 쉬어주는 것이 좋다”며 “스트레칭 등을 통해 2차적인 발목통증·무릎통증·요통 등을 예방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한편 하이힐 외에도 굽이 1cm 남짓인 플랫슈즈 등에 대해서도 발 건강에 좋지 않다는 전문의 의견도 나왔다.
정홍근 교수는 “발바닥에 가해지는 충격을 신발 쿠션 등으로 막는 것이 발 건강에 있어 중요한데 플랫슈즈는 쿠션이 너무 얇아 발바닥이 모든 충격을 흡수한다”며 “이 때문에 플랫슈즈 등은 발바닥 통증·염증과 굳은살 등을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메디컬투데이 양민제 기자(mjyang365@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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