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적인 접근으로 원인 파악해 치료하는 게 중요"
[메디컬투데이 이효정 기자]
#사례. 만성변비로 고생하던 이모(29·여)씨는 고등학교시절부터 변비가 심해 약을 먹지 않으면 한 달이 돼도 변이 나오지 않아 변비약을 남용했다. 그러다 자극성하제를 한번에 30알씩 먹어도 반응이 없어 병원에 찾았다.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한 후 이씨는 사용하던 자극성하제를 중지하고 바이오피드백 치료를 8번 시행한 후 호전을 보여 처음에 보조적으로 사용하던 삼투성 하제를 끊고도 스스로 매일 변을 볼 수 있게 돼 현재까지 잘 지내고 있다.
만성변비는 매우 흔한 질환으로 우리나라도 전 인구의 2~24.3%가 변비로 고생하고 있다. 대부분의 변비 환자는 증상이 심하지 않아 병원에 내원하지 않고 자가 치료를 받지만 때로는 약물에 반응이 없고 증상이 심해 전문적인 치료를 요하는 경우가 있다.
◇ "변비는 어느 한 가지 증상이 아니다"
변비는 어느 한 가지로 정의할 수는 없으며 대부분의 환자들이 여러 증상을 호소한다. 특히 식이섬유 섭취부족이나 과민성 장증후군이 가장 흔한 변비의 원인이다.
순천향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이준성 교수는 "변비가 생기는 원인은 매우 다양하지만 크게 기질적인 원인과 기능적인 원인으로 대별할 수 있다"며 "기질적인 원인은 암이라든지, 장폐색, 내분비질환, 신경질환, 아교질 혈관질환, 유전적 신경근육질환 등이 있으며 약물복용이 잦아지면서 약제에 의한 변비가 있다"고 말했다.
그 외의 것을 기능성 변비라고 하는데 이를 병태 생리적으로 보면 특히 여성들의 경우 과도한 다이어트를 하면서 식이섬유를 불충분하게 섭취한 경우 여러 가지 복합적인 기능이상인 과민성 장증후군, 대장운동이 느려져서 발생하는 느린 통과형 변비, 대장운동은 정상이나 항문을 통해 배출하지 못하는 배변장애, 이들 둘의 복합성 변비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
이 교수는 "우리나라에서 최근 대학병원을 방문한 만성변비환자 161명을 대상으로 조사해봤더니 정상통과형 변비가 57%, 배변장애가 21.7%, 느린 통과형 변비가 12.2%, 복합형이 8.9%로 분포를 이루고 있었다"며 "따라서 식이섬유 섭취부족이나 과민성 장증후군이 가장 흔한 변비의 원인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 과학적 접근해야…"자극성하제 남용은 조심"
변비의 치료는 원인에 따라 치료를 하는 것이 좋으며 규칙적으로 화장실에 가서 변보기를 시도한다든지 물을 많이 마시게 한다든지, 재래식 화장실에서처럼 쭈그리고 앉아서 변을 보게 하기도 하지만 치료효과가 입증된 바는 없다.
이 교수는 "장이 막히거나 거대결장이 아니라면 먼저 과일, 야채와 같은 섬유질 섭취를 늘려보는 것이 유용한 첫 시도가 된다"며 "보통 20~25g의 섬유소의 투여로도 증상의 개선이 없고 악화된 경우는 병원에서 대장 통과시간 측정을 시행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시중에서 자가 약물치료를 할 때 주의할 점은 흔히 시중에서 파는 대부분의 약제가 자극성 하제이며 심지어 변비에 좋다는 차를 비롯한 수 많은 건강보조식품이 자극성하제를 함유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극성하제를 복용하면 처음에는 효과가 매우 좋으나 습관성, 내성발생, 전해질 이상 등으로 문제를 일으키기도 하므로 함부로 복용하기 보다는 의사의 지시에 따라 단계적으로 섬유소섭취 증가, 삼투성, 팽창성 하제 등의 순으로 올려가는 것이 보다 안전하다.
이 교수는 "이같이 만성변비는 원인에 따라 치료방법이 다양하며 쉽게 고칠 수 있는 원인도 상당수가 포함돼 있으므로 근거 없는 민간요법이나 대체의학에 매달리지 말고 과학적인 접근법에 따라 올바른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메디컬투데이 이효정 기자(hyo87@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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