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병본부, 코호트 추적조사 결과
비흡연자일지라도 매일 4시간 이상 간접흡연에 노출될 경우, 당뇨병 발생 위험이 약 2배정도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질병관리본부는 국립보건연구원(원장 조명찬) 유전체센터 유전체역학과가 코호트 자료분석을 통해 간접흡연(ETS: Environmental Tobacco Smoke)이 당뇨병(Type 2 Diabetes)의 발생 위험을 2배 정도 높인다는 사실을 국내 최초로 규명했다고 15일 밝혔다.
한국인유전체역학조사사업(KoGES)의 일부로 수행되고 있는 경기도 안산, 안성지역 코호트의 6년 추적조사 자료 분석결과(코호트 참여자 1만38명 중 4244명의 비흡연자를 분석대상, 6년간 추적조사 결과 465명의 당뇨발생 환자 발생)에 따르면 비흡연자일지라도 간접흡연에 노출된 그룹은 노출되지 않은 그룹에 비해 당뇨병(Type 2 Diabetes)의 발생위험이 1.41배 높았다.
특히, 직장과 집에서 매일 4시간 이상 간접흡연에 노출된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에 비해 1.96배 높았다.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간접흡연만으로도 당뇨병의 위험도가 증가한다는 것이 처음으로 밝혀졌으며, 특히 하루 중 간접흡연에 노출된 시간이 길어질수록 위험도가 증가하는 양반응관계(dose-reponse relationship)가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비노출군에 비해 하루 1시간 이하 간접흡연에 노출되는 경우의 위험비(HR)는 1.34배, 1∼2시간 노출군은 1.32배, 2∼4시간 노출군 1.44배, 4시간 이상의 노출군 위험비는 1.96배에 달했다.
질병관리본부 김성수 유전체역학과장은 "해외에서 간접흡연과 당뇨병의 연관성이 보고된 바 있으나, 국내에서는 주로 호흡기, 심뇌혈관질환, 암 등과 관련된 연구 뿐이었으며, 코호트 추적조사를 통해 간접흡연 노출과 질병 발생의 관계를 규명한 연구는 최초"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향후 직장 및 가정에서의 간접흡연을 줄인다면 각종 암 및 호흡기 질환 뿐 아니라 당뇨병 발생에 의한 질병부담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역학 및 예방의학 분야의 저명한 국제 학술지인 '역학연보(Annals of Epidemiology)' 내년 1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한편 당뇨병은 우리나라 사망원인 중 5번째를 차지하는 질병으로, 인구 10만명 당 19.6명이 당뇨병으로 인해 사망하며, 만30세 이상 국민의 10명 중 1명이 당뇨병을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나라 국민 19세이상 간접흡연노출률은 직장실내(34.5%), 가정실내(15.3%)로 과거에 비해 감소했으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간접흡연: 직접흡연의 대응 개념으로 담배를 피우지 않는 사람이 타인이 피우는 담배
연기(환경성 담배연기: ETS)를 간접적으로 마시게 되는 상태.
◇간접흡연노출률(직장실내, 가정실내): 현재 비흡연자(과거흡연자 포함) 중 실내(직장, 가정)에서 다른 사람이 피우는 담배연기를 맡은 분율.
◇코호트: 고대 로마 군대의 한 단위를 가리키던 말로, 역학에서 쓰이는 정의로는 어떤 특성을 공유하는 사람들의 모임으로 일정기간 동안 추적조사 대상이 되는 특정 인구집단을 의미한다. 예를 들면 1950년 출생자 코호트, 미국 간호사 코호트 등이 있다. 코호트 연구로부터 얻은 대표적인 흡연 연구 결과로는 영국 British Doctors Study로부터 밝혀낸 '담배는 폐암의 원인', 미국 Framingham Heart Study의 '담배는 심혈관질환발생의 위험을 높임' 등이 있다.
◇ETS(Environmental Tobacco Smoke): 환경성 담배연기, 본인이 아닌 다른 사람의 흡연에 의한 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