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사는 세상

참여정부의 조문외교와 민주주의에 대한 철학

pulmaemi 2010. 10. 1. 09:24

마음을 훈훈하게 하는 미담… 아니, 지나가는 기사 몇 건. 정치인들을 판단하기에 적절한 것들. 

1. 상황대응에 대한 예를 하나 들자면… 참여정부의 조문외교

 

참여정부 시절 옐친 러시아 대통령이 사망했어. 이 소식은 러시아 대사관을 통해 외교통상부로 그리고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있던 노무현 대통령의 노트북에 이지원으로 메시지가 떴지. 거의 실시간인 셈이야.

 

국무회의를 주재하던 대통령은 회의를 잠깐 중단하고 이 문제부터 지시했어. 당시 지방에 있던 한명숙 총리를 조문단장으로 하고 열린우리당 의원 두 명을 수행하도록 지시했지(누군진 기억이 잘…).

 

한 총리가 연락받고 인천공항으로 이동하는 순간에 청와대와 외통부는 한 총리가 만나야 할 인사들과 사안들을 정리해서 인천공항으로 오는 한 총리에게 전달하지. 소식이 전달된 지 약 네 시간. 갖출 거 다 갖춘 조문외교단이 비행기에 오르고 출국해.

 

당연하다고 생각할지 모르겠지만 당시 중국과 일본은 시간에 맞춰 조문하지 못했어. 러시아는 감사 만찬에 우리나라만 초대했지. 일본과 중국은 배제됐어. 그 자리에서 한 총리는 들고 간 보따리를 풀고 만날 사람 다 만나고… 등등, 이런 것이 참여정부의 외교력이야.

 

하지만 이 기사는 그야말로 ‘지나가는’기사였지. 가십처럼. 이 내용을 보도한 곳은 오로지 길거리에 뿌려지던 노컷뉴스에서 박스기사로만 처리했어. 얼마나 우리 언론들이 한심한지를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지. 현재의 가카라믄 한 달은 우려먹었을 사안인데 말이지.


2. 대통령의 의지를 판단케 하는 워딩들

 

참여정부 때, 광주항쟁기념식에 참석하러 내려간 노무현 대통령이 시위대에 밀려 뒷문으로 들어간 적이 있었어. 그것을 가지고 언론들은 이래저래 양쪽에서 두들겨댔지. 그리고 내가 아는 한 선배는 이렇게 말하더라고

 

“강금실이 시위대를 나무라서는 안 된다고 했는데 노무현이 화가 나서 수사하라고 지시했다”

 

라는 것이지. 말도 안 되는 루머쥐. 어쨌거나, 팩트는 이래. 한참 지난 기사에서(어딘지 기억이 안 나) 발견되는데, 청와대의 일부 참모들이 ‘강경대응’을 요구하자 노무현 대통령이 한마디 하지.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이런 내용이야.

 

“아직도 나를 그렇게 모르시면 안 된다. 내가 생각하는 민주주의는 내가 길을 가다가 테러를 당해 사망해도 흔들림 없이 나아갈 수 있는 나라, 그런 것이 바로 민주주의라고 생각한다.”

 

시위대 활동의 정당성을 훨씬 넘어서는 논리야.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민주주의지. 시위대 쪽이나, 처벌하자는 쪽이나, 반대하는 논리나, 그런 것들을 넘어선 바로 ‘개념’이야. 그릇의 차이가 있지.


3. 정세균의 경우 - 도덕성과 진정성 그리고 현실

 

한보사태 기억나시남. 정태수 회장. 로비를 하기 위해 국회 재경위 소속 스물 몇 명의 의원들에게 돈 가방을 전달하셨어. 물론 모두 잘 받으셨지. 그런데 예외가 단 한 명 있었어. 바로 정세균 의원이었지. 요기서부터가 재밌지.

 

많은 기자들이 인터뷰를 원했는데 세균이 형은 반가워하지 않았어. 어쩌다가 한 기자가 인터뷰에 성공했는데, 세균이 형은 이런 식으로 이야기했대.

 

“정세균이 청렴하고 나머지는 나쁘다고 돈 받은 분들 매도하며 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난 청렴해서가 아니라 초선이고 필요가 덜 해서 안 받았던 것뿐이다. 중요한 것은 현 정치 풍토가 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을 만들어간다는 것이다. 능력 있는 젊은 사람들이 돈 걱정이나 부패에 빠지지 않고도 정치할 수 있는, 그런 풍토를 함께 만들어 나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시사하는 바가 참 많아. 그래서 난 세균이 형이 그를 닮은 면이 있다고 생각해. 매력적인 그릇은 아니야. 하지만, 일단 자격은 되지.


뱀발

가카께서 오늘 또 한 건 하셨네. 배추가 비싸면 양배추로….

개그계의 원로이신 김영삼 가카가 한마디 하겠어 ‘내가 졌소’라고. 게다가 연합에서 ‘소설’기사까지 썼는데. 지대로 X맨 역할을 했군.

연합… 참. 언론자유가 주어졌을 땐 자유를 달라고 하더니만 이젠 딸랑이의 자유를 외치고 있군.

 

바우돌리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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