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정인지 오줌인지 구분못해", "자위하면 몽정안해 걱정"
[메디컬투데이 장은주 기자]
10대 남학생들은 자신의 몽정 사실을 숨기고 심지어 더럽다는 생각 등 부정적인 생각을 갖고 있어 올바른 가치관 교육이 필요한 실정이다.
13세 민호(가명)군은 "자다가 일어나 화장실에 갔는데 팬티에 묽은 액체가 묻어 있어 몽정인지 소변인지 구분을 못하겠더라"면서 "팬티를 빨아야 할지 버려야 할지 어쩔 줄 몰랐다"고 고민했다.
민호군처럼 10대 청소년들은 자신들의 몽정행위에 대해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녹십초의원 가정의학과 김흥탁 원장은 "남성은 사춘기가 되면서 첫 몽정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는 심리학적 중요성을 갖는다"며 "대부분 사전 교육을 받지 못하는 청소년들은 크게 놀라고 당황하며 심지어 두려워하기까지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김 원장은 "사정 그 자체에 의해 속옷이 축축하거나 끈적끈적해 잠에서 깨게 되는데 마치 예비교육을 받지 못했던 소녀가 놀라듯이 첫 몽정을 경험한 소년 역시 당혹스러움을 피하기 위해 정액이 묻은 내의를 숨기려 한다"고 말했다.
또 청소년들은 몽정행위를 자위행위와 연결시켜 부끄러운 행위로 간주하는 등 성의 자연스러운 현상마저 부정하고 있는 실정이다.
15세 유승(가명)군은 "자위를 많이 했는데 나중에 생각해보니 몽정을 한 적이 없었던 것 같다"며 "자위를 많이 하다보니 몽정을 안한다고 생각해서 자위 행동을 멈췄는데 몽정을 하지 않아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유승군에게 강동우의학연구소 강동우 원장은 "몽정과 자위현상을 통해 오르가즘을 느끼고 정액을 방출하는데 있어서는 공통점이 있다"며 "이러한 활동들을 통해 건강한 이완현상과 함께 피로감을 풀 수 있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강 원장은 "어른들은 자위가 몸에 나쁘다는 등 여러가지 잘못된 교육 방법으로 아이들의 부정적인 면을 키울 수 있다"고 덧붙였다.
민호군과 유승군의 사례처럼 실제 아이들은 잘못된 '몽정 상식'을 갖고 있어 시민사회는 이를 바로잡을 수 있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인천 새말초등학교 장숙경 학부모는 "아이들이 몽정과 초경을 경험하게 되면 누구나 부모가 될 수 있고 그에 따른 책임감에 대한 교육이 필요하다"며 "가정에서 나눠야 할 은밀한 교육은 학교 교육을 통해 이뤄져야 부모의 잘못된 성의식이 아이에게 대물림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서울시립 아하!청소년성문화센터 이명화 센터장은 "한국사회의 성교육은 여전히 한 인간에게 당연히 주어져야하는 성적 권리와 건강을 학습하기 위한 교육과정이라기보다 사회적인 사건과 이슈에 영향을 받는 캠페인적 성격이 강하다"고 피력했다.
한편 성교육을 총괄하고 있는 교육과학기술부(이하 교과부)는 교육 프로그램을 수정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다.
교과부 관계자는 "학교 성교육 및 성폭력예방교육을 위한 각종 프로그램과 자료를 보급하고 있다"며 "자료의 시의성과 학생들의 발달단계에 따른 효과를 검토해 수정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메디컬투데이 장은주 기자 (jang-eunju@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