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수면과 치매의 연관성...수면장애는 치매의 원인일까?

pulmaemi 2022. 6. 17. 15:46

[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수면과 치매 증상 및 치매 발생 위험 사이의 연관성을 다룬 다양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치매는 보통 고령에 발생하는 질환으로 노화의 진행이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지만 유전적인 요인도 있어서 가까운 친척 중에 치매에 걸린 사람이 있다면 치매 위험이 증가할 수 있다.

연구에 따르면 치매의 유전적 위험은 규칙적 운동, 금연, 금주, 건강한 식사 등 생활 습관을 교정함으로써 줄일 수 있다. 최근 전문가들은 건강한 생활 습관 중에서도 적절한 수면과 치매 사이의 연관성에 주목했다.

미국 국립수면재단(National sleep foundation)에 따르면 양질의 수면(Quality sleep)은 침대에 누운 지 30분 내로 잠들기·수면 중 두 번 이상 깨지 않기·밤중에 20분 미만으로 깨어있기·총 수면 시간의 85%를 침대에 누워 잠든 채로 보내기 등의 특징으로 한다.

양질의 수면은 비렘(NREM) 수면과 렘(REM) 수면을 포함하는데, 전문가들은 수면 중에는 뇌가 줄어들고 비렘 수면 중에 나오는 저주파의 뇌파가 뇌척수액을 흐르게 하여 타우 및 베타-아밀로이드 등 알츠하이머병과 관련된 뇌 내 독소를 제거한다고 설명했다.

그들은 수면에 방해를 받을 경우 이러한 뇌파가 작용하지 않아 뇌 독소가 축적되어 치매로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렇다면 권장되는 최적의 수면량인 7~9시간보다 부족한 수면 시간은 치매의 위험 요인이 될 수 있을까?

보스턴 대학 연구팀이 수행한 대규모 코호트 연구에 따르면 9시간 이상 규칙적으로 숙면한 사람은 6~9시간으로 숙면한 사람보다 치매에 걸릴 위험이 2배 높았을 뿐만 아니라, 뇌 용적도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연구팀은 과도한 수면이 치매의 유발 원인으로 작용한 것이 아니라 치매로 인한 신경학적 변화의 초기 증상이었을 수 있다고 주의했다.

전문가들은 수면장애와 치매의 관계에도 주목했는데, 가장 대표적인 수면장애인 수면 무호흡증은 수면 중 숨을 쉬지 않는 것으로, 야간 수면 중 뇌의 저산소증을 유발한다.

연구에 따르면 수면 무호흡증 또는 치매 환자는 기억력에 중요한 측두엽의 두께가 줄어들었고, 수면 무호흡증 환자는 알츠하이머병의 특징인 ‘해마 위축’이 발견될 뿐만 아니라, 치매 증상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진 타우와 베타 아밀로이드 독소가 축적되어 혈중 산소 농도가 낮았다.

전문가들은 다행히도 현재 비침습적으로 말초 혈중 산소 변화를 모니터링하는 가정 내 수면 무호흡증 검사로 폐쇄성 수면 무호흡증(OSA) 등을 효과적으로 진단하고 지속기도양압(CPAP) 장치로 OSA를 치료할 수 있고, CPAP 장치를 매일 밤 4시간만 사용해도 인지 기능 저하를 줄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연구팀은 베타 아밀로이드반의 분해를 억제하는 물질인 헤파란의 혈중 농도는 일주기 리듬(circadian rhythm)을 보이는데, 수면장애로 헤파란 농도가 증가하면 베타 아밀로이드반이 축적되어 치매 증상의 중증도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면을 개선하는 것이 치매 증상을 줄이는 방법이 될 수 있다면 수면장애를 치료하는 것도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까?

수면장애와 인지 기능 저하의 연관성을 연구한 2019년 분석 연구에 따르면 수면 무호흡증·불면증·수면 부족·수면 과다 등의 수면장애는 인지 기능 저하 및 치매와 관련 있는 것은 물론 실제로 베타 아밀로이드나 타우 축적과도 연관성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가능한 모든 방법을 총동원하여 수면장애를 치료하고 7~9시간 숙면함으로써 치매를 비롯한 기타 건강 질환 위험을 줄여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러나 여전히 수면이 치매의 원인으로 작용하는 것인지 치매로 인해 영향을 받는 요인인지는 불확실하며 이를 밝히기 위한 추가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메디컬투데이 최재백 기자(jaebaekch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