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이재혁 기자] 코로나19 유행이 장기화함에 따라 학교급식에서도 위기대응식의 도입이 필요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이미 학교급식에서 위기대응식을 제공한 적이 있다는 응답률은 50%에 근접했다.
연세대 식품영양학과 함선옥 교수팀이 2021년 5월 서울시 교육청 소속 영양(교)사 130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수행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코로나19 유행 이후 집단 감염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학교급식 등 급식소는 감염 확산 가능성을 낮출 방법으로 조리‧배식‧식사 시간을 줄일 수 있는 ‘간편식’을 고려하기 시작했다.
기존의 학교급식(일반식)이 영양상으로 우수하고, 안정적으로 급식을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나 감염병 등 위기 상황을 대처하기에 미흡한 부분이 있다고 보고, 간편식의 새로운 개념인 ‘위기준비식’과 ‘위기대응식’이 제안된다.
‘위기준비식’은 감염병 상황에서 안전한 급식 준비를 위해 단기간 제공하는 급식이다. 학교별 상황에 따라 1∼3일간 제공할 수 있다. 주요 식단은 샌드위치‧빵‧떡‧음료‧후식이다.
‘위기대응식’은 감염병 상황에서 조리‧배식‧식사 시간을 줄이면서 학생의 영양 기준과 기호를 만족시킬 수 있는 특별한 급식을 가리킨다. 보통 1∼2주간 제공하는 급식으로, 식단은 완전 조리(RTH)‧반조리(RTC) 또는 완제품(RTE)‧과일‧ 음료 등이다.
함 교수팀 조사 결과, 전체 학교급식 영양(교)사의 절반 정도(45.4%)가 ‘위기대응식을 제공한 적이 있다’고 응답했다. 특히 초등학교에서 57.9%가 제공한 적 있다고 응답했으며, 중‧고등학교는 응답률이 각각 30%, 25%로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한 설문에 응한 영양(교)사의 69.3%가 위기대응식이 필요하다고 응답했다. 필요한 이유론 ‘사람 간의 접촉 최소화’(45.6%), ‘감염병 등 위기 상황 대응’(36.7%)을 꼽았다.
위기대응식이 불필요하다고 한 영양(교)사(30.7%)는 ‘영양상으로 불균형해서’(37.5%), ‘일반식과 큰 차이가 없어서’(25.0%)를 이유로 들었다.
함 교수는 “영양(교)사 등 학교급식 담당자는 감염병 등 위기 상황에 따른 위기대응식의 필요성은 높게 인식하나, 위기대응식이 영양상 불균형하고 일반식과 큰 차이가 없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지적했다.
학교급식 영양(교)사가 위기대응식을 준비할 때 가장 중시하는 것은 안전(43.1%)‧위생(28.5%)‧관리(8.5%)‧영양(8.5%) 순이었다.
함 교수는 “위기대응식은 일반식보다 편리성이 중요하다”며 “학교급식 현장에서 감염병 격상 단계에 맞춰 1단계(관심)‧2단계(주의)에선 위기준비식‧일반식, 3단계(경계)에선 위기대응식을 단계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COVID-19 상황의 학교급식에서 위기대응식에 대한 급식관리자의 인식 조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대한영양사협회 학술지 최근호에 실렸다.
메디컬투데이 이재혁 기자(dlwogur93@md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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