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환경성질환, 안전

근로시간 증가할수록 나쁜 흡연·음주·운동·수면 습관 가질 가능성↑

pulmaemi 2021. 12. 3. 14:01

강모열 교수 "장시간 근로,건강에 영향 미치는 유해요인"

 

[메디컬투데이=김민준 기자] 주 평균 근로시간이 증가할수록 흡연, 음주, 운동, 수면시간 등의 항목에서 나쁜 생활습관을 가질 가능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톨릭대학교 서울성모병원 직업환경의학과 강모열 교수(교신저자), 서울대병원 공공진료센터 이동욱 교수(제1저자) 연구팀이 이 같은 내용의 한국의료패널 자료(2011~2014년)를 활용해 임금 근로자 6937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주 평균 근로시간과 건강 관련 생활습관 위험요인과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고 1일 밝혔다.

 

연구팀이 비선형적 연관성 분석법을 이용해 근로시간과 건강 관련 생활습관 위험요인과의 연관성을 분석한 결과, 1주 평균 근로시간이 증가할수록 흡연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같은 흡연자라도 근로시간이 길수록 흡연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관찰됐다.

음주의 경우에도 근로시간이 길수록 음주할 가능성이 높았으며, 술을 마시는 사람 중에서도 음주량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근로시간이 길수록 규칙적인 운동을 하는 비율이 줄었고, 수면시간은 감소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주 40시간 근로자를 기준으로 52시간 초과 근무자의 건강 관련 생활습관 위험요인이 발생할 가능성을 비교한 결과도 발표했다.

비교 결과, 흡연할 가능성은 21% 높았으며, 흡연자 중에서 흡연량을 같은 그룹에서 비교한 경우 6.7% 많은 흡연량을 보였다.

고위험 음주 가능성의 경우 12% 더 높았으며, 술을 마시는 사람의 경우 9.1% 더 많은 음주량을 보였다. 고위험 음주는 최근 1년 동안 술을 마시는 날 평균 음주량이 남자 7잔 이상, 여자 5잔 이상이며 주 2회 이상 음주를 하는 경우를 의미한다.

더불어 규칙적인 운동을 할 가능성은 20% 낮았으며, 하루 평균 수면시간은 2.8% 더 짧았다. 즉, 장시간 과로로 쌓인 스트레스를 충분한 수면이나 규칙적인 운동으로 해소하지 못하고, 흡연과 음주와 같이 건강하지 못한 방식으로 해소하는 경향이 확인된 것이다.

연구팀은 “장시간 근로가 생활습관을 변화시키는지에 대한 근거는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일관된 결과를 보이지 않았으나, 이번 연구에서 장시간 근로가 근로자의 흡연, 음주, 운동, 수면에 미치는 악영향을 과학적인 근거를 통해 제시했다”고 연구 의의를 밝혔다.

강모열 교수는 “우리나라의 평균 근로시간은 2020년 기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세번째로 여전히 높은 수준”이며, “장시간 근로는 단순히 개인이 근로할 시간 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건강과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삶의 영역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요인으로 우리 사회가 인식해야 할 필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업무상 질병 심의 시 개인 생활습관이 나쁜 경우 질병의 원인을 개인 탓으로 돌리곤 하는데, 그런 생활습관도 사실 근무 조건과 연관돼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Journal of Occupational Health’에 최근 게재됐다.

 

메디컬투데이 김민준 기자(kmj6339@mdtoday.co.kr)